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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의 목회 이야기 - 38

목회자에게 기도 받는 일

 

목회자의 기도를 받는다는 것. 어찌 보면 성도가 목회자를 너무 지나치게 의존하는 건 아닐까? 성도라면 누구든 하나님 앞에 일대일로 기도할 수 있는 권리가 있는데, 굳이 목회자를 찾아가서 기도 받을 필요가 있을까?

혹 그 물음을 내게 묻는다면, 있다고 말하고 싶다. 다른 건 잘 모르겠다만 순전히 내 목회경험으로만 보면 그렇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다.

벌써 십수년 전 해군의 군목으로 사역할 때다. 그 분은 대위였는데 사람이 그렇게 신실할 수가 없었다. 함정생활로 무척 피곤할 텐데도 정박하면 어김없이 새벽제단을 지켰다. 뿐만 아니라 제일 늦게까지 두 손 들고 기도하였다.

그런데도 그분은 또 내게 기도받기를 즐거워했다. 장기간 출동을 나갈 때면 꼭 목양실을 들른다. “목사님, 이번 출동도 잘 다녀오도록 기도해주십시오.” 알고 보면 뭐 특별한 기도제목도 아니다. 그런데도 그는 그랬다.

더 놀라운 건 기도 받을 때마다 꼭 무릎을 꿇으셨다. 그냥 맨바닥에 본인이 의자를 밀고서 앉으셨다. 그러니 내 기도가 어찌 간절하지 않을 수 있으리.

그분이 바로 지난 번 아덴만여명작전을 성공적으로 수행하여 해적에 생포된 우리 삼호 주얼리호 인질들을 무사히 구출해 낸 조영주 집사이다. 물론 그는 지금 제독으로 진급했다.

또 한 분이 있다. 역시 해군에서 만난 오00 안수집사님. 그분 또한 제독진급을 앞두고 계실 때였는데, 벌써 두 번째 들어가는 진급 기회라 주변에선 별로 그분의 진급을 낙관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분에겐 그 어느 때보다 믿음이 있었던가 보다. 그래서 어느 날 군목실로 찾아와 내게 기도를 요청하셨다. 이분 역시 바닥에 무릎을 꿇고서. 대령이 소령 앞에. 물론 하나님 앞에 꿇으신 거지만. 하여간 그렇게 기도를 받으셨다. 그 후 어찌되었을까? 그분은 그해 예상을 깨고 진급의 기쁨을 맛보셨다.

생각해보니 이분들뿐만이 아니다. 00 해병대사령관도, 00 해군참모총장도 다 그렇게 기도 받는 것을 사모하셨던 분으로 기억한다.

그래서 생각해 보았다. 왜 하나같이 찾아와서 기도를 받으셨던 분들에게 그런 좋은 일이 생겼을까? 아무래도 이는 그분들의 순진한 믿음 덕분이리라. 어떤 문제가 생겼을 때 목회자를 찾겠다는 것 자체가 큰 믿음이니까. 그러니 그 응답은 목회자의 능력이라기보다, 본인 스스로가 벌써 간절함으로 많이 준비되어 온 결과인 것이다. 거기에 무릎 꿇고 기도 받는 겸손까지 하나님이 예쁘게 보신 게다. 그러니 이는 정말 신앙생활에 권할 만한 일 아닌가?

물론 그렇다고 좋은 결과만을 놓고 내가 이 기도 받음의 정당성을 주장하는 건 아니다. 그 겸손함에 사실 더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확실히 그들은 겸손하다. 신실하다. 목회자를 직접 찾아와서 기도 받겠다는 이들치고 착하지 않은 분을 보지 못했다.

그렇다면 우리 교횐 어떨까? 요즘 우리 교회도 그런 분들이 더러 계셔서 참 신난다. 내가 볼 때 절대로 본인의 기도가 부족해서가 아니다. 그런데도 목사님께 기도 받고 싶어 왔다하신다. 기도 받는 것으로 목회자를 목회자로 대접해주신다. 그래서 참 고맙다.

물론 내겐 거룩한 부담이다. 나를 찾아와서까지 기도 받으신 그분을 내 기도에서도 외면 못한다. 당연히 내 기도의 우선순위에도 오른다. 내 마음에 그들이 먼저 자리한다. 그러니 이 복된 자리를 다른 분들도 욕심 좀 내보시면 어떨까?

이상은 지난 주 우리 교회 주보 목양칼럼란에 적었던 내용이다. 그랬더니 착한 우리 성도님들은 또 착하게 순종하신다. 하란다고 정말 하는 성도들이다. 난 그게 더 고맙다.

 

김종훈 목사 / 오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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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차 정기총회 목사 인준 대상자 교육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 목사)는 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 양일간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피영민) 페트라홀에서 각 지방회가 목사 청원한 124명의 예비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115차 정기총회 목사인준대상자 교육을 진행했다. 개회예배는 총회 교육부장 김성렬 목사(만남의)의 사회로 한국침신대 피영민 총장이 대표로 기도한 뒤, 이욥 총회장이 “베드로가 스카웃 받은 비결”(눅 5:3~11)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욥 목사는 설교를 통해, “베드로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 중 하나였지만 예수님께서 사용하셨던 크신 뜻이 있었기에 귀한 일꾼으로 사용받았다”며 “하나님은 외모나 성격, 학력과는 무관하게 하나님께서 택하신 뜻대로 사용하셨다. 이번 인준 교육을 받는 이들에게도 하나님의 부르심의 귀한 여정을 감당하며 놀라운 인도하심을 경험하기를 원한다”고 전한 뒤, 축도로 개회예배를 마쳤다. 이어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가 이번 교육 일정에 대해 설명하며 “목사 인준자 교육은 우리 교단 목회자로 인증을 받는 첫걸음이기에 침례교회의 사명감을 품으며 1박 2일 동안 다시금 사명을 재점검하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하며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첫 강의는 해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