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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어촌교회

우리나라 침례교회의 전통, 혹은 특징이라고 한다면 ‘오지선교’를 들 수가 있을 것이다. 교단의 시초라 할 수 있는 말콤 펜윅 선교사는 그의 멘토인 고든 목사가 아프리카나 인도, 중국과 같은 오지 국가에 선교사를 집중적으로 파송하는 것을 봤다.

 

이러한 모습을 보면서 펜윅 선교사는 선교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가지게 됐다. 펜윅 선교사는 타 교단이 별로 관심을 두지 않고 또한 많은 선교사를 파송하지 않았던 만주나 시베리아, 그리고 몽골과 같은 동북아시아의 오지 지역에 순회 복음 전도자를 보냈다.

 

이러한 오지 선교가 긍정적인 효과로 작용했는지 어떤지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남들이 가지 않는 곳에 오직 말씀만을 들고 들어가 그곳에 복음의 빛을 발하는 것이 바로 한국의 침례교 전통이라고 말해도 손색이 없을 것이다.

 

현대에 들어와서 오지가 아닌 신도시에 개척을 하는 침례교회가 늘어나고 있지만 지금도 주님이 주신 사명 하나로 아무도 찾지 않는 농어촌교회를 파고 들어가는 이들이 있다. 본보는 지난 12월 9일과 10일 농어촌에서 사역하고 있는 목회자들을 직접 만나 인터뷰를 진행했다. 충남 3곳, 전남 5곳으로 이틀 만에 소화하기에는 쉽지 않은 강행군이었다.

 

하지만 한명 한명 만나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그들이 걸어온 사연 하나하나가 무척이나 귀하다는 생각이 들어 다음 인터뷰가 더욱 기대가 되는 기쁨의 취재현장이었다. 농어촌 교회 목회는 그야말로 가시밭길이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로 어려운 일이다. 최근 주요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지역의 소멸의 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 우리나라 총인구는 올해부터 줄어들기 시작해 2070년에 3000만 명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한다. 저출산·고령화로 2070년이면 생산가능인구 (15~64세) 비중이 대폭 줄고, 노령인구(65세 이상) 비중은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군지역을 중심으로 지역소멸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전국 226개 기초자치단체 중 소멸위험지수 0.2 미만으로 소멸 고위험으로 분류된 지역은 총 32곳이다. 도로 분류하면 전남지역이 8곳, 경상북도가 7곳으로 1위와 2위를 기록했다. 목회라는 것은 사람을 상대로 하는 사역이다. 그런데 목회할 대상인 사람이 없다면 그 교회는 오래 지속하기 어려울 것이기에 농어촌 교회의 장래가 밝다고 쉽게 말할 수 없다.

 

그럼에도 침례신문이 만나본 농어촌 목회자 대부분은 그러한 상황에 개의치 않았다. 대부분 공통적으로 처음 부임했을 때 유지보수가 제대로 되지 않은 교회 건물을 처음 목도했던 이야기와 거미줄 쳐진 사택에 짐을 풀었던 경험들, 선배와 동기들의 안타까워하는 시선 등 여러 어려웠던 고백들이 공통적으로 흘러나왔지만, 사명감 하나로 무장한 그들에게 장애물은 없었고 그들에게 사모와 자녀 들은 큰 힘이 됐다고 한 목소리로 고백했다. 바라기는 이들이 마음 놓고 목회할 수 있는 토양이 만들어졌으면 좋겠다. 마치 만성 적자지만 계속 재정이 투입돼야 하는 공공기관처럼 농어촌 목회는 지속적인 관심과 도움이 필요하다.

 

농어촌 목회자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도록 돕는 교단 직영 농수산물 온라인 쇼핑몰, 자녀들이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장학금 제도 활성화, 그리고 오랜 농어촌 사역으로 발생할 수 있는 마음 속 상처를 치료해 줄 수 있는 상담 프로그램, 안식년조차 제대로 경험하지 못한 목회자들을 위해 교생 실습처럼 전도사를 농어촌 교회에 일정기간 파송하는 프로그램 등 모든 것을 다 할 수는 없지만 한번 고민해보면서 그들을 위해 우리 모두 기도하는 시간을 갖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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