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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버스 예배, 그 현장에서

우리의 예배, 메타버스로 구현되다-3
이병문 선교사
침례교 해외선교회(FMB) 선교사
세계선교훈련원(WMTC) 부원장

 

마중물교회 메타버스 예배를 소개하기 위해서 또 하나의 용어를 설명해야 한다. 그것은 ‘아바타(avatar)’이다. 아바타는 영화 제목으로 유명하지만 사실은 인터넷 가상공간에서 자신을 나타내거나 치장하기 위해 사용하는 사진·그림 등의 캐릭터를 말한다. 가상현실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들은 자기의 실모습이 아닌 아바타를 통해서 들어오게 된다. 아바타는 실제 얼굴·신체를 3D로 처리할 수 없었던 기술적인 이유로 사용하기 시작했지만 점점 자신을 치장하는 도구가 됐다. 이처럼 메타버스의 세계에서는 실제 모습을 볼 수 없기 때문에 완벽한 익명성이 보장된다. 만일 우리가 처음 메타버스 예배를 참석한다면 다양한 아바타들이 예배드리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으로 느껴질 것이다.


2021년 3월 마중물교회의 메타버스 예배를 처음으로 참석한 날, 내게 그런 충격이 있었다. 마중물교회의 청년부실에서 안 형제가 컴퓨터로 예배를 인도하고 있는 동안 나는 그의 뒤에서 그 예배가 어떻게 드려지는지 보고 있었다. 원래 예배는 3D로 진행되고 있지만 나는 뒤에서 2D로 경험하고 있었다. 그날은 이전에 상상하지 못한 예배가 열리고 있었다. 


인터넷으로 ‘메타버스 마중물교회’에 들어가면 예배당의 복도가 나온다. 복도 끝에는 예배당으로 들어가는 입구가 있고, 그 좌우에 오늘 예배의 주보와 매주 기념사진이 게시되어 있다. 이 복도는 사람들의 교제의 자리가 되기도 하고, 사람들이 예배당에 가기 전에 마음의 준비를 하는 공간이기도 하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가상 예배당(Virtual Chapel)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곳에는 50석 정도 자리가 있는데, 전통적 교회의 분위기를 내기 위해 교회의 장의자를 배치했다. 좌우로 3칸 앞뒤로 5줄 정도의 장의자가 배치되어 있었고, 아래쪽으로 강단을 보게 되어 있으며 전면에 큰 스크린이 있다. 실제 자리에 앉아 있는 사람들은 15명 정도였는데, 사실 15가지의 아바타가 앉아 있었다. 요란한 복장의 여성의 모습, 심지어 짐승의 모습의 아바타가 가득한 예배당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았다. 예배는 마중물교회의 2부 예배와 같은 시간에 유튜브로 예배 실황이 중계되고 있었다. 


호기심을 가지고 예배를 계속 참여하고 있었는데, 사람(아바타)들이 자주 일어나서 층계를 오르내리기도 하고, 자리를 옮겨 앉기도 해서 눈에 거슬렸다. 그런데 그때 더 큰 사건이 벌어졌다. 갑자기 문으로 들어온 몇 사람(아바타)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소리를 질렀다. 이른바 ‘사이버테러’이다. 도저히 예배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돌아다니며 소리를 질렀다. 이런 일이 몇 주에 한 번 정도 있을 정도로 잦다고 한다. 아무나 들어올 수 있고, 확실한 익명성이 보장되기 때문에 자주 테러가 발생하는 것이다. 고민한 끝에 안 형제는 예배 참석자는 예배 중에 소리를 내지 못하도록 개인의 음성을 꺼버렸다. 교제를 하려면 복도로 나와서 교제를 하도록 한 것이다. 또한 사이버테러를 하는 참석자를 예배 관리자가 강퇴(강제 퇴출)시킬 수밖에 없었다. 사실 예배 방해 행위는 현실예배에서도 발생할 수 있지만 익명성이 보장된 가상예배에서는 더 심각하기 때문에 늘 전문적인 관리 기능이 필요했다.


이런 ‘마중물교회 메타버스 예배’는 혁신적이고 새로운 시도인 것을 분명하지만 2%가 부족했다. 이 예배는 3D로 벌어지는 VR(가상현실) 세계 속에서 마중물교회의 실제예배 영상이 평면(2D) 스크린에 비춰지기 때문이다. 헤드셋을 끼고 걸어서 자리에 앉고, 고개를 돌려 옆 사람(아바타)과 교제할 수 있지만, 찬양 인도나 설교만은 현실예배의 장면이 TV처럼 중계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완전한 3차원의 예배, 즉 설교와 찬양까지 3D의 VR로 시도되는 메타버스 예배를 드릴 수는 없을까 하는 필요가 생겨났다. 메타버스 예배를 참석하는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욕구가 있었다. 그래서 메타버스 예배 안으로 들어가서 설교하는 것이 시도된 것이다. 하지만 단순히 메타버스 예배를 참여하는 것과 그 안에서 직접 설교를 하는 것은 또 다른 차원의 문제가 있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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