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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합과 협력

3년만에 대면으로 치러진 112차 정기총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이번 정기총회를 통해 새롭게 선출된 78대 총회 의장단(총회장 김인환 목사, 이욥 1부총회장, 강명철 2부총회장)은 지난 10월 4일 취임예배를 통해 우리교단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신임 총회장 김인환 목사(함께하는)는 취임사를 통해 “당면해 있는 갈등의 요소들도 충분히 공감하며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으리라 생각한다”며 침례교회의 자랑인 협동과 연합의 정신으로 교단의 새로운 부흥을 이끌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화합의 정신은 매년 총회 의장단이 새롭게 선출될 때마다 선포했던 내용이지만 여러 난제에 봉착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언제나 갈등의 씨앗은 존재했고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크게 부각되지 않았을 뿐 교단 내의 논쟁은 여전히 현재 진행 중이다. 정치싸움이 아닌 복음전도에 집중하겠다고 천명했던 고명진 총회장 시기의 경우 다시금 확산된 코로나19의 여파와 교회들의 회복에 대한 절박함으로 표면화된 갈등이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그 불씨는 여전히 존재했고 결국 지난 정기총회에 뜨거운 감자로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 이러한 논쟁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시간만 보낸다면 나중에 와서는 왜 싸웠는지에 대한 기억은 희미해져만 가고 상대방에 대한 비난과 비방에 집중해 서로를 향한 독설과 칼날만이 거대한 숲을 이룰 것이 자명하다. 


사실 우리는 지금 서로 다툼을 벌일 때가 아니다. 현재 전국에 있는 침례교회들이 부흥을 이뤄 교회들마다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는가? 우리나라가 기독교정신에 입각해 동성혼 합법화는 가당찮은 일로 물리치고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국가를 운영하고 있는가? 국제 정세는 어떠한 지 돌아보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으로 인해 전세계가 경제위기로 몸살을 앓고 있고 일부 국가들이 디폴트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중국은 ‘일대일로’라는 국가전략을 통해 패권국가로 거듭나려하고 있고 일본의 우경화는 오래전부터 지속돼 왔다. 북한의 위협은 더 이상 말로 설명할 필요가 없는 문제이다. 지금의 상황을 보면, 임진왜란 당시 일본의 침략이 가까웠음에도 불구하고 당론에 의거해 붕당정치로 민생을 돌보지 않은 조정의 대신들이 떠오른다. 내부는 곪아있고 외부에서는 칼을 들이밀고 있지만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는커녕 자신이 가진 것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진영의 영화를 위해 힘쓰는 모습은 역사는 물론 성경을 돌아봐도 올바르다고 정당화하기 어려울 것이다.


새로운 총회 의장단이 출범하면 항상 본보는 의장단을 향해 화합과 협력을 부탁해왔다. 물론 의장단의 역할이 굉장히 중요하지만 그들만 동분서주한다고 해결되는 문제는 절대 아니다. 침례교회 구성원 하나하나가 이 위기를 인식해야 한다. 현재 침례교회는 여러 진영으로 갈라져 있다. 이 중에는 교단에 대해 특별히 관심이 없는 그룹 또한 존재한다. 회중주의, 개교회주의라는 정체성을 자랑으로 여기는 우리 교단의 경우 화합이 굉장히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렵다고 화합하지 않고 손을 놓는다면 교단의 정체성을 버리는 꼴이기도 하다. 즉 우리는 숙명적으로 화합해야 하는 교단임을 누구도 부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사설은 누구를 비판하기 위해 쓰는 것이 아니다. 위기를 직감하고 자신의 것을 내려놓는 희생, 미래를 위한 화합이 절실하다고 촉구하는 피눈물이 섞인 처절한 상소문이자 호소문으로 봐주기를 바란다. 새로운 의장단을 중심으로 교단이 힘을 모은다면 당면한 문제들은 그저 사춘기 시절의 고민거리처럼 옛 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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