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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는 설교를 위한 풍성한 이야기

들리는 설교 유혹하는 예화│이재현 지음│287쪽│17000원│선율
목사의 서재
박군오 목사
벨국제아카데미 교목
유튜브 ‘목사의 서재’

“들리는 설교 유혹하는 예화”의 저자는 우거진 정글의 길을 만드는 정글도 같다. 또한 그의 독서는 거침없이 단단한 문장들을 파헤치고 의미를 뽑아내기에 시기와 질투를 유발한다. 이 책의 단단하고 수려한 문장은 시선을 고정하게 만들고 깊이 있는 통찰과 신박한 시각은 차원을 달리한다. 수많은 책을 탐독하고 결정체로 얻은 진액을 저자의 내공으로 꾹꾹 눌러 담은 책 이어서 개인적으로 성도들에게는 절대로 보여주고 싶지 않다. 그동안 얕은 묵상과 식상한 예화로 인스턴트 메시지를 남발했던 나 자신이 선명하게 보이기 때문이다. 


목회자에게 가장 영광이며 부담스러운 것을 묻는다면 단언컨대 “설교”라고 대답하는 분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어떤 일이든 하면 늘고 시간을 더하면 쉬워지지만 설교는 차원이 다르다. 하면 할수록 어렵다. 시간을 더하면 부족한 나의 모습과 동시에 행간의 뜻을 발견하는 기쁨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메시지가 목회자 개인만의 누림이 아니라 듣는 공동체의 사람에게도 전달돼야 하기에 목회자는 더 깊은 묵상의 부담을 매번 경험한다. 


이 책의 저자 이재현 목사는 목회자에게 필요한 책 읽기는 잃어버린 균형을 다시 찾기 위해서라고 말한다. 균형을 잃고 넘어진 자리는 스스로에게 질문하는 자리이며 답을 발견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책 읽기의 의미는 내가 가진 문제를 가지고 질문하고 답을 발견하여 “예기치 못한 기쁨”을 경험하는 데 있다. 나아가 그 경험을 설교로 나눔을 통해 성도들에게 전달하는 것 까지가 책 읽기의 완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들리는 설교를 위한 유혹하는 예화는 어떤 것일까? 
들리는 설교를 위한 적절한 예화의 사용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그렇다면 들리게 하는 설교의 예화는 어떻게 찾아내야 할 것인가? 이 문제를 직면한 설교자가 스스로 참신한 예화사냥(?)을 할 수 있게 도와주는 저자의 가이드 두 가지를 나름대로 찾아보았다. 


첫 번째, 편식 없이 읽어주세요! 
밥이든 책이든 편식하지 말라고 하지만, 정작 우리는 내가 좋아하는 책만 읽지 않은가? 이 책은 시대와 세대, 상하좌우를 넘나드는 읽기의 향연을 통해 설교자의 시각을 넓혀줌을 보여준다. 거인 저자의 어깨에 올라 더 넓게 멀리 볼 수 있는 시각이 설교자에게는 반드시 필요하다. 어린이가 보는 책이라고, 소설이라고, 고전이 아니라고 우리에게 통찰력을 주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편식 없는 책 읽기는 설교자로서의 식견과 표현력 확장을 가져오고 비슷한 예화를 하더라도 성도에게 들리는 설교로 유혹하는 예화로 힘을 가지게 한다. 

 

두 번째, 짧은 문장으로 궁금했다면 전문을 읽어주세요!
유튜브에 올려있는 영상 중에 영화나 드라마를 요약해서 보여주는 것이 인기다. 그러나 여기에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이는 편집자의 시선으로만 영화와 드라마를 보게 만든다는 것이다. 작가나 감독이 의도했던 진짜 메시지를 놓치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은 책 속의 일부분을 가져와 맛나게 요리해서 제공하지만, 원 재료를 궁금하게 만들어 읽게 하는 매력이 있다. 필자도 이 책을 읽으면서 뒷부분에 제공하는 인용한 책들의 리스트를 보고 읽어내야 할 책으로 리스트 업 하면서 가슴이 뭉클했다. 어떤 책을 읽어야 할지, 무엇부터 읽어야 할지 고민될 때 자연스럽게 참고하기 좋은 책들을 알려주는 선배의 조언처럼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이 책의 진짜 매력을 꼽자면 현장 목회자인 저자가 직접 읽고 묵상한 독서의 실제적 나눔으로 예화를 능동적으로 준비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저자가 시작한 독서를 통한 예화 나눔이 설교자에게 전해져 설교의 홍수 속 목마른 교회와 성도의 삶에 마중물이 되어 시원한 생수의 강이 솟아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