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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새빛” 선교사들 (1)

백정수 목사
더가까운교회 담임

1890년 7월 26일 제중원 2대 원장이자 미국의 의료 선교사인 헤론이 사망하자, 미 공사관은 조선 조정에 1883년 10월에 맺은 조영수호통상조약에 의거해 묘지를 요구했다. 이에 고종의 허락 하에 조선 조정은 당시 사유지였던 양화진 280평을 매입해 외국인 묘역으로 조성했다. 이것이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의 시작이다.


이후로 양화진에 많은 선교사들이 묻히게 됐고, 해방 이후 주한미군의 묘지로도 사용됐다. 현재 양화진에는 417명이 안장돼 있으며, 그중 선교사 및 가족은 미국, 영국, 캐나다 등을 비롯한 6개국 총 145명이 안장돼 있다. 
1645년 조선에 신문물로 들어온 서학을 통해 천주교가 복음의 씨앗을 뿌리는 과정에서 신유박해(1801), 기해박해(1839), 병오박해(1846) 등 수많은 박해가 있었고 그 피의 대가로 마침내 신앙의 자유를 얻을 수 있었다. 복음이 선교사보다 앞서 전해진 조선에는 결국 문호가 개방됐고, 1832년 최초 개신교 선교사인 독일의 칼 귀츨라프 선교사가 들어온 이후, 알렌(1884년)을 비롯해 서양 선교사들이 본격적으로 입국했다. 


양화진에 묻힌 선교사와 가족들은 하나님과 조선을 위해 자신의 인생을 헌신했던 분들이었다. 이들은 각자의 모국에서 누릴 수 있었던 수많은 권리들을 포기하고, 당시 세상에서 가장 약소국이었고, 알려지지도 않았던 나라, 더구나 제국주의 강점기와 영적인 암흑이 서려있던 비참한 조선에 복음의 빛을 뿌리기 위해 눈물과 땀을 쏟았었다. 


필자는 2021년까지 양화진외국인선교사묘원 총괄 책임을 맡으면서 양화진 묘원을 관리했다. 또한 코로나 시대 때는 대면 안내가 어렵게 되자, 국내 외 박물관과 전시관을 벤치마킹하고, 국내 역사학자들의 감수 및 국내 정상급 성우들을 기용해 ‘비대면 스마트 안내시스템’을 기획 및 구축했다. 


양화진은 ‘버들꽃나루’라는 뜻이다. 예전부터 경치가 좋아 청나라 사신들이 풍류를 즐기는 곳이었다. 그 양화진 언덕에 침례교 선교사인 파울링 부부의 장남 ‘고든 파울링’이 안장돼 있다. 그는 부모님의 사랑을 받고 재롱을 부릴 4살의 나이에 열악한 조선에서 안타깝게도 죽음을 맞이했다. 


참배객들을 맞이하기 전인, 매일 새벽마다 양화진 묘역을 돌면서 ‘고든 파울링’의 묘역에서 발걸음을 떼지 못하는 적이 많았다. 물론 어느 선교사의 사연이 특별하지 않겠느냐마는, 제대로 치료도 못 받고 힘들게 부모의 곁을 떠난 아이의 아픔과 그리고 고국이 아닌 머나먼 이국 땅에서 사랑하는 어린 아들을 잃은 ‘파울링 부부’의 슬픔이 고스란히 필자의 마음에 전해져 감정을 적시는 날이 많았다. 


양화진에는 ‘고든 파울링’ 뿐만 아니라, 태어나자마자 전염병과 사고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달리한 선교사 자녀들의 아기 묘역이 있다. 또한 전염병 등으로 인해 일찍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의료 선교사 ‘루비 켄드릭’과 같은 선교사들도 많다. 선교는 이렇게 순교와 희생과 박해의 역사다. 그러나 그 안에 사랑과 생명이 있었다. ‘나에게 1000개의 생명이 있다면 그 모두를 조선에 바치리라’고 고백했던 ‘루비 켄드릭’ 선교사와 같은 그들의 신앙, 열정, 헌신이 있었기에 오늘날의 대한민국이 존재하는 것이다. 

 


순교의 방식은 ‘적색 순교와 흰색 순교, 그리고 녹색 순교’ 총 3가지가 있다. 적색 순교는 피를 흘리는 죽음을 통해 예수님을 증거하는 것이고, 백색 순교는 소명과 사명을 가지고 삶을 살아가며, 예수님을 증거하는 것을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녹색 순교는 예수님의 가르침을 자신의 삶에 투사해 예수님을 증거하는 것을 말한다. 우리 삶에는 이렇게 순교의 기회가 얼마든지 열려 있는 것을 잊지 말기를 바란다. 


“그가 죽었으나 그 믿음으로써 지금도 말하느니라”(히 11:4). 


선교사 묘원은 과거의 역사를 기념하고 참배하는 곳이 아니다. 지금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에게도 신앙의 이정표를 보여주는 역할을 하는 곳이다. 선교사들은 이미 세상을 떴으나 그들의 믿음과 그들이 전했던 복음의 빛은 지금도 한국 기독교에서, 또 우리 마음 속에서 숨 쉬고 있다.


필자는 앞으로 ‘조선을 조선인보다 사랑했던 양화진에 묻힌 선교사들‘의 열전의 흔적과 양화진에 담긴 이야기를 들추어보려고 한다. 이를 통해 한민족의 지난했던 근대사를 반추해 보는 시간은 물론, 선교 200주년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 우리 한국 침례교의 소중한 자산과 밑거름이 돼, 우리에게 깊은 감동과 깨달음으로 다가오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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