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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전협정 70주년

1953년 7월 27일은 우리 민족에게 크나큰 상처를 남긴 한국전쟁이 일시정지를 한 날이다. 완전히 끝났으면 좋았으련만 당시 우리에게 결정권은 없었다. 정전 협정 이후 협정 조인에 따라 비무장지대(DMZ)와 군사분계선(MDL)이 만들어졌다. 이후 남북한은 1972년에 ‘7·4 남북 공동 성명’을 통해 “상호 인정, 상호 불가침”을 천명했다. 가장 최근인 2018년에 제1차 남북정상회담이 열리고 판문점에서 공동으로 연내 한국전쟁의 종전과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 확인을 핵심으로 하는 선언문이 발표됐지만, 변화된 것은 없었다. 오히려 그 이후 남북관계는 더 악화일로에 놓여있다. 정전협정문 서언은 ‘최후적인 평화적 해결이 달성될 때까지 정전’을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제62조에서 ‘쌍방이 공통된 수정 의사를 보이거나 본 협정을 대체하는 다른 협정이 체결될 때까지 계속 효력을 가진다’고 밝히고 있다. 즉 현재 우리는 전쟁을 다시 시작하거나 혹은 침략 당하는 상황을 마주할 수도 있고, 아니면 현재의 일시적 평화에 만족하거나 미래적인 평화를 만들어 나갈 수도 있다.


솔직히 국지적인 전투가 일어나는 것은 있을 수 있으나 전면적인 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우리도 마찬가지이고 북한 또한 말은 항상 위협적으로 나오지만 막상 전쟁이 일어나면 북한 기득권층도 잃어버릴 것이 많기 때문이다. 확실히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 선다면 모르겠지만 어느 한쪽도 쉽게 전쟁의 단추를 누르기는 어려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만 봐도 러시아는 자신만만하게 쳐들어갔지만 결과는 1년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고 있다. 이제 전쟁은 먼저 일으키는 쪽이 바보가 됐다.


평화통일 또한 쉽지는 않아 보인다. 독일의 통일을 많이 이야기하지만 독일이 우리나라처럼 내전이 펼쳐졌던 것도 아니고 책임자의 착각과 이로 인한 오보가 있었기에 발생한 사건이다. 우리처럼 서로에 대한 적대감만 가득한 상황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사건으로 보인다. 그동안 북한이야 항상 남침의 야욕을 숨기지 않기에 논외로 치고 우리나라 내에 일부는 북진 멸공을 외치고, 다른 한편에서는 한민족을 내세우며 자주통일을 주장하는 부류도 있다. 흔히 말하는 극우와 극좌세력이다. 이들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그 주장에 동조하는 사람은 찾기 쉽지 않아 보인다. 통일은 어른들의 크리스마스 산타할아버지와 같은 존재이지 젊은 세대의 소원이라고 하긴 어렵다. 이런저런 사람들이 통일이 되면 여러 이득이 있다며 통일에 대해 관심이 없는 젊은 세대들을 나무라지만 젊은 세대들의 잘못으로 남북이 분단된 것이 아닌데 통일에 대한 책임감까지 짊어지게 하는 것은 가혹한 처사일 것이다.


정전협정 70주년의 해이다. ‘정전’이 ‘종전’으로 바뀌는 것은 아마 날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교회는 어떤 역할을 해야할까? 아마도 정전협정 70주년을 기념하는 무슨무슨 연합예배라는 이름의 행사가 열릴지 모르겠다. 그런데 적어도 교회는 이런 행사보다 갈수록 심화되는 통일에 대한 무관심과 남북갈등을 해소하는 해결사, 혹은 조력자의 역할을 멈추지 않기를 바란다. 교회가 북한 공산당에 의해 당한 핍박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 하지만 그렇다고 평화의 목소리보다 다른 수단이 교회 강단에서 흘러나온다면 그건 이미 교회의 사명을 포기한 것은 아닌지 돌아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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