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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목사의 목회 이야기 - 41

안식(安息)

 

만약 악보에 쉼표가 없다면 그 음악은 어떻게 될까? 노래하거나 연주하는 사람이 괜찮을까? 듣는 사람들 역시 그 음악을 맘 편히 들을 수 있을까? 만약 땅에 휴지기가 없다면 그 땅은 어떨까? 계속 풍성한 열매로 그 땅이 그 사람들의 욕심을 채워줄 수 있을까? 만약 축구선수들에게 하프타임이 없다면 끝까지 박진감 넘치는 경기를 펼칠 수 있을까? 혹시 그러다 끝날 즈음에 다들 들것에 실려 나가는 건 아닐까? 충분히 그러고도 남을 일이다.

만약 고속도로에 휴게소가 없다면, 만약 학교에 쉬는 시간이 없다면, 만약 힘든 농사일에 허리 펴고 참 먹는 시간이 없다면. 모두 다 생각만 해도 끔찍한 일이다.

안식’(安息)의 한자말 의미는 편히 숨 쉰다는 뜻이다. 현대인들은 얼마나 바쁜지 편히 숨 쉴 겨를도 없다. 하루에도 몇 번 숨넘어갈 일만 있다. 그러므로 편히 숨 쉴 수 있는 여건을 억지로라도 만들지 않으면 진짜로 숨넘어간다. 그러니 안식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을 잘 쉬게 하는 일인지도 모르겠다. 숨이 생명이니까.

은 일의 능률을 위해서도 절대적이다. 도끼로 장작을 패는 두 일꾼이 있다. 그런데 한 사람은 쉬는 시간 아깝다고 계속 장작만 팬다. 하지만 한 사람은 쉴 땐 쉬어가면서 장작을 팬다. 그러니 처음엔 쉬지 않은 사람이 좀 더 속도가 빨랐으리라. 하지만 금새 지쳐 나중엔 현저히 속도가 떨어진다. 내리 칠 힘도 없거니와 도끼조차 무디어진다. 그런데 쉬면서 장작을 팬 일꾼은 처음엔 좀 속도가 느려도 뒤로 갈수록 역전된다. 그가 한 일의 양은 오후가 되어도 일정하다. 적절한 쉼을 통해 힘을 축적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쉬면서 도끼날도 갈았기 때문이다. 이 엄연한 사실을 잘 아는 당신, 그런데 왜 안 쉬는가? 그러고 보면 안식도 자신감이다. 사람들은 자신감이 없어서 못 쉰다. 자기 일할 때 남이 쉰 것은 생각 안하고, 내가 쉴 때 남이 일하는 것만 생각하며 불안해한다. 좀 덜 먹더라도 자신있게 살아라. 자신있게 쉬어라. 일을 하든 쉼을 갖든 매사에 자신감 가진 사람들에게 돈도, 명예도, 권세도 따라온다.

또 안식은 겸손과 배려이다. “나 아니면 안된다는 교만한 생각을 가진 사람은 절대로 못 쉰다. 맡길 줄 아는 사람만이 쉰다. 내가 쉬어야 남도 쉰다. 그러므로 쉼은 타인에 대한 아주 중요한 배려이다.

또 안식은 명령이다. 쉴 필요가 없으신 하나님도 6일간의 천지창조 사역을 마치신 후 하루는 안식하셨다. 그러면서 너희도 안식하라고 명령하셨다. 그러므로 쉬지 않는 것은 창조주에 대한 명령불복종이다. 우리 같이 약한 사람이 쉬지 않는 건 창조질서 위반이다. 지금 몸에 무리가 왔다면 다 쉬지 않아서 생긴 병이다.

그러니 쉬고자 하는 사람을 절대로 욕하지 마라. 게으르다고 함부로 평하지도 마라. 강물은 지금도 최선을 다해 흐르고 있으니 더 빨리 가라고 재촉하는 건 나쁜 일이다. 차라리 일중독인 사람들을 뜯어 말려라. 안 쉬어도 괜찮다는 사람을 쉬게 해라. 안 그러면 정말 큰 일 난다.

그래서 난 다음의 두 말씀이 얼마나 좋은지 모른다. 그것은 출애굽기 3314절과 23절에 기록된 말씀이다. “여호와께서 이르시되 내가 친히 가리라 내가 너를 쉬게 하리라”(14). “네가 내 등을 볼 것이요 얼굴은 보지 못하리라”(23).

이 말씀이 무슨 뜻일까? 두 말씀을 합치면 어떤 그림이 그려질까? 바로 하나님의 어부바이다. “친히 가리라. 너를 쉬게 하리라. 그런데 네가 내 등을 볼 것이다...” 정말 멋진 약속 아닌가? 이는 지치고 곤한 우리 영혼을 위해 당신의 넓은 등을 내어주시겠다는 하나님의 약속이다. “그 등에 너희가 업히면 그동안은 내가 대신 너의 걸음을 가주겠다는 약속이다. 그러니 이 고마운 약속을 믿고서라도 목회자부터 꼭 안식을 결심해보기 바란다.

 

김종훈 목사 / 오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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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5차 정기총회 목사 인준 대상자 교육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 목사)는 지난 6월 30일과 7월 1일 양일간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피영민) 페트라홀에서 각 지방회가 목사 청원한 124명의 예비 목회자가 참석한 가운데 115차 정기총회 목사인준대상자 교육을 진행했다. 개회예배는 총회 교육부장 김성렬 목사(만남의)의 사회로 한국침신대 피영민 총장이 대표로 기도한 뒤, 이욥 총회장이 “베드로가 스카웃 받은 비결”(눅 5:3~11)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욥 목사는 설교를 통해, “베드로는 부족함이 많은 사람 중 하나였지만 예수님께서 사용하셨던 크신 뜻이 있었기에 귀한 일꾼으로 사용받았다”며 “하나님은 외모나 성격, 학력과는 무관하게 하나님께서 택하신 뜻대로 사용하셨다. 이번 인준 교육을 받는 이들에게도 하나님의 부르심의 귀한 여정을 감당하며 놀라운 인도하심을 경험하기를 원한다”고 전한 뒤, 축도로 개회예배를 마쳤다. 이어 총회 총무 김일엽 목사가 이번 교육 일정에 대해 설명하며 “목사 인준자 교육은 우리 교단 목회자로 인증을 받는 첫걸음이기에 침례교회의 사명감을 품으며 1박 2일 동안 다시금 사명을 재점검하고 확인하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격려하며 오리엔테이션을 진행했다. 첫 강의는 해외선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