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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 이야기(1)

이재순 목사
예일교회 원로

1933년 생, 나는 북한 평안남도 강서군 반석면 시골에서 외아들로 태어났다. 일제시대를 살았고 공산치하에서도 살았다.


부모님은 완전 원시적인 농사꾼이었고 어머니는 일제시대부터 예수교장로회 평서노회 소속 반석교회 직심(북한 방언, 열심)있는 집사님이셨다. 아버지는 교회 출석 안하고 농사일에만 열중하셨다. 우리 집은 대농이었다. 일제시대 벼 100가마니를 공출하기도 했다.


1945년 8.15 해방 때, 나는 번석국민학교(초등학교) 6학년이었다. 1946년 3월 반석중학교에 입학했다. 북한에서는 해방 후 인민학교 5년제 학제 개편으로 1946년부터 소학교 6학년생은 중학교 2학년으로, 소학교 5학년생은 중학교 1학년으로 진학하게 됐는데 나는 2학년으로 진학했다. 당시 시골에서는 소학교를 졸업하고 중학교에 진학하는 학생이 거의 없었다.


그리고 여자 아이들은 소학교에도 안 가는 애들이 많았다. 나는 약 50호 되는 시골마을에서 유일한 중학생이었다. 아버지, 어머니는 솔직히 말해서 불학무식한 농사꾼인데 나를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보내주셨다.


그 당시 학교 시험제도는 5점 만점제인데 전과목 5점이면 상급학교에 무시험 입학 특혜를 줬다. 나는 전과목 5점인데 북한 정부에서 제일 비중 있게 보는 가정성분이 3점이어서(기독교 가정) 입학시험을 치고 1947년 9월에 강서읍에 있는 정진(正進) 고급중학교(고등학교)에 진학했다. 우리 마을에서 또는 그 지역에서 고등학교에 가는 학생은 나 하나뿐이었다.


고 3때 6.25 한국전쟁이 발발했다. 한국전쟁이 나서 좌절했지만 나는 평양 사범대학 진학을 꿈꾸고 있었다. 교사가 꿈이었다. 자랑이 아니고 나는 공부를 잘하는 편이었다. 중학교 고등학교에서 1등도 여러 번 했다.


마침내 1950년 6월 25일, 주일 새벽 4시, 북한 김일성 공산당은 남침 전쟁을 일으켰다. 나는 그 해 고3이었다. 그 해 1월부터 북한 공산당은 청년들을 마구잡이로 붙들어 인민군에 입대시킨다. 6월까지는 학생들은 지원병은 받지만 강제로 붙들어 가지는 않았다.


그런데 전쟁이 시작된 이후 7월부터는 학생들까지 마구잡이로 잡아간다. 영장 발부가 아니다. 영장 발부하면 숨고 피하고 군대 안 가기 때문에 마구잡이로 잡아가는 것이다.


그 해 7월 중순 어느 수요일 밤, 우리 교회 청년들 약 15명이 교회에서 저녁 삼일 예배드리고 옆에 있는 냉면집에서 냉면 한 그릇씩 먹고 30리가량 떨어진 수난봉이라는 깊은 산골에 숨으러 갔다. 각자 먹을 쌀을 한 자루씩 짊어지고 갔다. 모두 형님뻘 되는 청년들이고 나는 17살 막내 소년이었다.


밤중에 수난봉에 도착해서 우선 안전(?) 도피처로 땅굴을 팠다. 15명이 들어가 생활할 수 있는 흙을 파서 지하 벙커를 만들고 뚜껑은 산비탈과 같게 평평하게 하고 나뭇가지, 풀을 덮어 밖에서 보면 땅굴로 안 보이게 했다.
그렇게 하고도 언제 빨갱이 보안관들이 우리를 잡으러 올지 모르는 긴장 속에 그래도 한 보름동안 잘 피신해 있었는데 날이 지나니 쌀이 떨어졌다. 그러자 형들이 제일 나이 적은 꼬마들 셋에게 집에 내려가서 쌀을 좀 가지오라고 한다.


친구 둘과 나는 날이 어두워지자 경비 초소를 피해 밤중에 조심조심 마을에 와서 집에 갔더니 아이쿠, 이게 무슨 일인가? 청년들이 숨은 집은 가족들이 집에 출입 못하게 문들에 대못을 친 것이 아닌가! 여름이긴 하지만 나는 기가 찼다. 그래서 생각하다가 “아버지, 나 산에 안가고 군대 갈래요.” 라고 말했다. 물론 아버지 어머니는 무슨 소리냐고 어서 쌀을 챙겨 산에 다시 올라가라고 성화다. 나는 가족들이 그렇게 어려운 처지에 있는 것을 보고 정말 도저히 산에 올라갈 수가 없었다.


아버지 어머니의 말씀을 물리치고 날이 밝자 마을 인민위원회에 가서 군대 가겠다고 지원했다. 그런데 산에서 내려온 친구 둘도 우리 서로 연락한 것 아닌데 다 나와 같은 생각으로 산에 안 가고 군대 가기로 해서 우리 셋은 면 인민위원회 그리고 강서군 인민위원회로 그리고 그날로 평양까지 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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