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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살고 싶다.

 

몇 년 전에 성도님 한분이 예쁜 포도나무 분재를 하나 사오셨다. 관리를 잘 못해서인지 잎이 점점 시들고 신통치 않아서 마당 한 곁 수도가 옆 화단에다 옮겨 심었다. 화분에서 꺼내 보니 잔뿌리는 없고 큰 뿌리만 남겨두어 겨우겨우 명맥만 유지하게 만들어 관상용으로 만든 것을 알게 되었다.

 

첫해에는 뿌리를 내리고 되 살 이를 하느라 고생을 하며 겨우 잎이 살아나고 가지가 움트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새순이 나오고 제법 잎도 무성해 지고 꽃도 피고 대여섯 알 달린 포도송이가 한 두 송이 맺었다. 그러더니 금년에는 새순이 왕성하게 뻗고 무성해져서 포도가 주렁주렁 열려서 지금 한창 익어가고 있다.

 

분재 화분에서 시들시들 다 말라가던 포도나무가 좋은 땅에 화분이 아닌 좋은 땅에 심겨지니 다시 살아났을 뿐 아니라 이렇게 열매를 많이 맺는 것을 보니 씨 뿌리는 비유의 말씀을 눈으로 본다. 사람이 이 땅에 살아가는 사는 동안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사람은 살기 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예수님은 수가성 우물가에 물 길러 나온 한 여인을 만나 말씀을 을 통하여 그 심령 속에 영생하는 생수를 주시고 그 일로 인하여 기뻐서 물동이를 버려두고 마을로 달려가는 모습을 바라보신 후 피곤도 배고픔도 입으신 채 음식을 권하는 제자들에게 말씀하셨다.

 

나에게는 어희 들이 알지 못하는 양식이 있다” “내 양식은 나를 보내신 아버지의 뜻을 이루는 것이다.” 라고 말씀하신다. 밥을 먹지 않아도 배부를 만큼 보람 있는 일, 성취감과 가치와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행복을 예수님은 한 영혼 구원에서 찾으셨다는 이야기이다.

 

나는 19862월에 신학교를 졸업했는데 목회는 198512월에 첫 목회지에 전임 전도사로 초빙을 받아 목사안수 받고 오늘 까지 한 교회에서 목회하고 있으니 어언 30년을 바라보고 있다. 이제는 중견 목회자가 되어 목회가 무엇인지 조금은 알듯하기도 하고 설교도 30년을 했으니 꽤 많이 한 셈이 된다.

 

그래서인지 설교 하고 나면 은혜 받으셨다고 하는 성도가 제법 있는 것을 보면 설교도 제법 잘하는가 보다 하고 스스로 위안이 되기도 한다. 나는 설교가 재미있고 좋다. 설교를 듣는 것이 좋고 설교를 하는 것도 좋다.

 

그래서 어려서는 주일학교에서 예배드리고 어른 예배시간에 또 한 번 예배를 드리며 설교를 들었다. 시골 교회라서 주일 학교에서 설교하신 전도사님이 어른 예배도 설교하셨는데 본문도 다르고 내용도 다른 두 편의 설교가 재미있고 은혜가 되었다.

 

나는 주일 저녁이면 온 식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그날 교회에서 들은 설교를 입에 침이 마르도록 다시 한 번 설교를 했다. 얼마나 실감나게 설교를 하는지 교회를 다니지 않던 가족들도 내 설교를 흥미를 가지고 들어주었다.

 

그러다가 보니 내 설교는 자연스레 이야기식 설교가 되었다. 나는 설교를 잘 하려고 무던히 애를 많이 써 왔다. 재미있고 쉽게 십자가에 복음을 전하고 교리 설교도 성도들의 눈높이에 맞추어 잘 전하려고 노력해 왔다. 설교에 관한 책도 수없이 많이 읽었고 설교 듣는 것을 좋아해서 선배 목사님들의 설교 테이프도 수도 없이 많이 들었다.

 

그러던 세월 30년 이제는 나도 나이를 먹어 손자 손녀가 여섯이 된다. 지금은 각각 나름대로 섬기는 교회가 있지만 얼마 전 까지만 해도 아들, 며느리, , 사위, 손자 손녀들이 모두 내 설교를 들었다. 이제 이 만큼 나이 먹고 나니 설교에 대한 나의 생각이 바뀌었다. 요즘은 설교를 잘하려고 고민하지 않는다. 설교를 잘 하려고 하기 보다는 잘 살아 보려고 한다.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 내가 설교 한 대로 살면 잘 사는 것이라고 나는 확신한다. 왜냐하면 나는 주님을 잘 믿자는 설교하지만 주님처럼 잘 살자는 설교하기 때문이다. 주님 뜻대로 살자고 설교 하고 설교 한 대로 사는 것이 주님 뜻대로 사는 것이라고 믿는다.

 

나는 설교를 하고 성도들을 위해서 기도를 드린다. 정말 성도들이 말씀대로 믿고 말씀대로 살아서 하나님의 사랑을 듬뿍 받고 축복을 받았으면 좋겠다. 성도들이 걱정이 되어 저들을 지켜 주시기를 주님께 간절히 기도드린다. 그럴라 치면 주님은 제게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 같다.

 

사랑하는 목사야 나는 네가 더 걱정이 된다.” 그럴 때 주님 제 걱정은 이제 하지 마시고 우리 교회 양들이나 걱정해 주세요.” 이 말씀을 아직도 선뜻 못 드리고 있으니 그래서 나는 잘 살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한가보다.

 

반종원 목사 / 수원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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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에도 우리의 기도는 멈추지 않는다”
세찬 비바람이 몰아치는 충남 강경 옥녀봉에서 찬송과 기도의 부르짖음이 울려 퍼졌다.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 목사)는 지난 5월 10일 강경 옥녀봉 ㄱ자 복원교회에서 신사참배거부 교단기념일 감사예배를 드렸다. 이날 예배는 81년 전, 1944년 5월 10일 일제총독부 함흥재판소에서 신사참배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교단이 폐쇄된 날을 기리고 믿음의 선진들의 뜻을 되새기는 행사로 진행했다. 1부 감사예배는 총회 교육부장 김성렬 목사(만남의)의 사회로 평신도부장 김태욱 목사(두란노)가 대표로 기도했다. 이어 전국여성선교연합회 글로리아합창단이 찬양하고 총회 여성부장 하숙현 권사(범일)가 성경을 봉독한 뒤, 이욥 총회장이 “하나님 말씀 순종에 목숨 건 사람들”(렘 38:5~6)이란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욥 총회장은 설교를 통해, “예레미야는 제사장의 아들이자 선지자로 무너지는 유다 왕국의 마지막을 보며 애통한 선지자였지만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해 백성들의 불순종과 왕국의 멸망을 예언하며 다시 하나님께로 돌아오라는 메시지를 선포했다”며 “우리 믿음의 선진들이 일제 강점기 신사참배를 거부하고 오직 하나님의 말씀을 지키면서 고난과 수난을 겪으며 오늘에 이르렀다는 사실에 교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