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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대교에서 기독교로 전환중인 마태공동체 관점에서 본

“하나님을 볼 것이요” (visio Dei)(마 5:8)①

 

I. 들어가는 말

마태복음의 산상수훈은 현대 그리스도인들에게 가장 사랑받는 성경 본문 가운데 하나다. 그중에서도 팔복은 성도들로부터 특별한 사랑을 받고 있는데, 여섯 번째 복인 마음이 청결한 자는 복이 있나니 그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요”(makavrioi oi` kaqaroi; th’/ kardiva/, o{ti aujtoi; to;n qeo;n o[yontai)는 마음이 청결한 자가 얻을 축복을 말한다. 즉 마음이 청결한 자는 하나님을 보는”(visio Dei) 축복을 얻게 된다. 하지만 성경은 하나님을 보다를 매우 다양하게 묘사하고 있다.

첫째, 하나님을 본 자도 없으며 하나님을 본 자는 살 수가 없다고 말한다(3:6; 19:21; 1:18). 둘째, 하나님을 보는 것은 축복이며, 인간은 살아 있는 동안 하나님을 볼 수도 있겠지만 죽음 이후에나 하나님을 보게 될 것이라고도 말한다(19:26; 11:7, 17:15). 이러한 상반된 견해는 마태복음 58절의 하나님을 볼 것이요를 어떻게 해석할 것인가에 대한 관심으로 나타나게 됐다.

전통적으로 하나님을 볼 것이요는 종말론 관점에서 해석됐다. 헤거너(D. Hagner) 역시 하나님을 볼 것이요를 마지막 날에 의인이 경험하게 될 축복의 상징으로 해석한다. 루즈(U. Luz)하나님을 보다를 종말에 실현될 약속으로 보고, 종말이 오면 세상의 모든 것은 하나님으로부터 분리되고, 인간이 하나님께 나아가는 길을 방해하던 모든 것들은 사라지고, 온전히 하나님을 대면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이와 같이 마태복음 연구자들이 하나님을 볼 것이요를 종말론 관점에서 해석한 것처럼, 신약성경의 다른 책의 하나님을 보다역시 종말론 관점에서 해석되는 경향을 보인다. 최근에는 하나님을 볼 것이요해석의 시대별 변천사에 관한 연구도 있었다.

이 연구는 하나님을 보다가 모든 시대를 막론하고 신앙의 핵심적 주제였음을 보여준다. 위에서 살펴본 연구들이 마태복음 58절의 하나님을 볼 것이요라는 문구 해석에 지대한 영향력을 미친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해결해야 할 문제점들이 남아 있다.

본 연구는 산상수훈에 언급된 하나님을 볼 것이요가 유대교 사상에서 벗어나 기독교로 정체성을 새롭게 확립해 가는 전환기 마태공동체에서 특별한 역할을 했다는 견해를 피력하려는 것이다. “하나님을 볼 것이요를 유대인들은 어떻게 이해했는지, 이러한 유대교 관점이 기독교로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중인 마태공동체에서는 어떻게 이해되었는지를 규명할 것이다.

즉 유대교 사상이 함의된 하나님을 볼 것이요가 기독교 정체성을 지향하는 마태공동체에서 여전히 새로운 규율로 등장하고 있음을 확인할 것이다. 특별히 이렇게 유추한 하나님의 현현 사상이 팔복에 언급된 것이 전환기 마태공동체와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를 마태공동체의 규범적 관점에서 살필 것이다.

즉 유대교 사상인 하나님의 종말적 현현 사상이 마태공동체의 새로운 규범에도 동일하게 나타난 이유를 살필 것이다. 그리고 좀 더 나아가, 이처럼 유대교의 하나님 현현 사상이 마태 기독교 공동체에 그대로 적용됐다는 것은 마태공동체의 성격이 전환기 기독교 공동체였음을 드러내는 증거였음을 확인할 것이다.

 이 가설의 규명을 위해 본 연구에서는 먼저 현재까지 진행된 하나님을 보다해석의 변천사를 들여다볼 것이다. 이어서 성경과 유대 문헌들에 나타난 하나님을 보다의 의미를 분석할 것이다. 이러한 분석을 통해 하나님을 보다에 유대교 사상인 하나님의 미래 종말적 현현이 함의되었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그리고 산상수훈의 예수 가르침과 종파(sect) 분석을 통해 유대교 배경에서 기독교로 그 정체성을 전환중인 마태공동체의 정체성 확립에 하나님을 볼 것이요가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확인할 것이다.

 

II. ‘하나님을 보다해석의 변천사

하나님을 보다는 각 시대별로 다양한 해석 경향을 보여 왔다. 이처럼 다양한 해석이 가능했던 것은 각 시대별로 하나님을 보다에 대한 이해에 그 시대가 요구하는 이념들이 반영됐기 때문이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는 각 시대마다 나타났던 모든 해석 경향들을 살피지는 않을 것이다. 다만 본 연구와 연관성이 있는 하나님을 보다에 대한 중요한 해석 세 가지만 간략하게 논할 것이다.

첫째, ‘하나님을 보다를 예수의 얼굴을 보게 될 것으로 해석했다. 예수의 얼굴을 본다는 것은 마지막 날에 재림할 예수를 본다는 의미다. 사실 신약 성경도 예수가 보이지 않는 하나님을 대신하여 성도들에게 가시적으로 현현한 것으로 묘사하고 있다(1:15; 4:19).

이것은 예수가 하나님을 대신해 신적 현현하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 관점은 마태복음 58절의 하나님을 볼 것이요에 예수의 재림 신학이 함의됐다는 주장을 제기했다(24:30; 26:64). 예수를 하나님의 신적 현현으로 보려는 견해는 이미 AD 3세기경 영지주의 사상이 함의된 도마행전 94장에도 나타난다.

영지주의 관점에서 예수는 하늘의 구속자다. 영지주의자들은 영적 지식을 쌓음으로 하늘의 구속자인 예수를 보게 될 것이라고 믿었다. 즉 그들은 예수를 하나님과 동일한 신적 존재로 보려는 신앙고백을 한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재림의 구속자인 예수의 얼굴을 대면하려는 당시 신앙인들의 믿음이 반영된 것이다.

둘째, ‘하나님을 보다는 인간의 육체를 입고 나타난 하나님을 본다는 의미가 아니라 영적으로 현현한 하나님을 보는 것이라는 주장이다. 즉 팔복의 하나님을 볼 것이요에는 하나님의 현현을 인간이 가시적으로 볼 수 있다는 의미로 묘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간은 오직 순수한 마음과 가슴으로만 하나님을 볼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이 가능한 것은 마태복음 58절을 우화적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본문에 우화적 해석을 처음 시도한 사람은 교부 오리겐(Origen)으로 추정된다.

그는 우화적 접근만이 성경을 올바르게 해석할 수 있다고 믿었는데, 이러한 관점이 하나님을 볼 것이요를 인간은 가시적으로 하나님을 대면할 수 없고 영적으로만 가능하다는 해석을 낳게 했다. 이 해석은 삼위일체론과 연계되어 지속적인 발전을 이어왔다.

오리겐은 하나님을 제일 원자’(First Principle)로 그리스도를 말씀(logos)으로 보았고, 말씀인 그리스도는 하나님께 순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들인 예수는 하나님과 동등한 신성을 가졌으며 인류는 아들을 통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다. 즉 인간이 하나님을 본다는 것은 신성을 가진 예수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인간이 성육하신 예수를 통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영적인 방법이다.

셋째, ‘하나님을 보다를 성화 관점에서 해석했다. ‘하나님을 보다의 성화 측면의 해석은 타락한 인간의 회복을 의미한다. 하나님이 아담과 하와를 창조했지만 그들은 타락하고 말았다. 아담 이후 모든 인간은 죄 아래 거하게 됐다.

따라서 인간은 매일 자신의 삶을 거룩하게 함으로 하나님께 가까이 갈 수 있다. 즉 믿음으로 성화의 삶을 살아야만 하나님을 볼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은 마태복음 58절의 청결한 자란 문구에 성화의 삶을 요구하는 명령적 의미가 함의되었다는 견해에서 나온 것이다.

이 학설은 기독교 철학이 헬라 철학보다 우위에 있던 AD 4세기를 그 시대적 배경으로 한다. 당시 기독교인들은 그리스도인의 윤리적 고결함을 삶의 철학으로 여기고 있었다. 이 주장은 하나님을 볼 것이요를 성도의 성화 차원에서 해석했음을 보여준다.

 

신인철 교수

침신대 신학과

(성서신학/신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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