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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례교적 목회론 - 22

목회자는 종이다


목회자는 어떤 존재인가? 목회자는 자기 자신에 대해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사역해야 하는지에 대한 입장정리가 필요하다. 목회자의 모델은 그런 자화상에 대한 모형이다. 성경에 나오는 모델을 생각하면서 목회자가 어떤 사람이 되어야 하는지를 정리해본다.


목회자는 종의 모델을 가져야 한다. 종이란 우선 주인의 소유물로서 주인의 뜻을 따라 움직이고 주인의 의향을 성취하기 위해 일한다. 성경은 하나님께서 특별히 불러 쓰시는 모든 사람을 종이라고 했다.


아브람도(105:42), 모세도(34:5), 여호수아도(2:8), 다윗도(34:24), 선지자들도(9:10), 이스라엘 백성이(30:10) 하나님의 종이다. 나아가 하나님께서 불러 쓰시면 이방인이나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들도 하나님의 종이다(25:9).


예수님은 스스로를 섬기는 종의 모습으로 말씀하셨고(10:45), 제자들도 예수님을 하나님의 종으로 알고 있었다(3:13), 사도 요한도(1:1), 사도 바울도 거듭 거듭 스스로를 종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하나님의 종이며, 하나님 나라의 종이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종으로서 그의 몸인 교회와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이 땅에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일하는 종이다. 종인 우리에게 주시는 교훈을 새겨보자.


1. 하나님께서 우리를 찾아내어 종으로 삼으셨다. 시편기자는 내가 내 종 다윗을 찾아내어 나의 거룩한 기름을 그에게 부었도다”(89:20)고 노래했다. 즉 하나님께서 다윗을 찾아내시어 종으로 삼으셨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무엘이 이새의 집에 가서 그의 아들들을 차례로 불러 만나는 장면을 기억한다(삼상16). 하나님은 사무엘을 통해 다윗을 찾아내셨고 기름을 부어 왕으로 인쳐 주셨다. 그렇다 목회자는 하나님께서 찾아내신 종이다. 천에 하나 만에 하나 골라 뽑으셔서 종된 일꾼으로 삼아주셨음을 기억하자.


2. 우리는 일평생 종으로 살기로 작정하고 서원한 종이다. 이스라엘에게는 어떤 사람을 종으로 삼았다가도 희년이 되면 자유를 주어 돌려보내는 제도가 있었다.

그런데 자유롭게 내보내고자 하여도 주인을 사랑하여 계속 종으로 남기를 원할 때 상전이 그를 데리고 재판장에게로 가서 그 사실을 고하고 그 종을 문이나 문설주 앞으로 데리고 가서 그것에다가 송곳으로 그의 귀를 뚫음으로 종신토록 그 상전을 섬기게 하였다(21).

바로 귀 뚫은 종이 목회자의 모습이다. 종이 헬라어로 둘로스인데 발음을 좀 세게 하면 뚫렸으가 되니 재미로 말하자면 우리는 일생 주님만을 사랑하며 섬기기로 자원하여 귀를 뚫은 주님의 둘로스인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의 사랑에 겨워 기꺼이 하나님만을 섬기기로 작정하고 부르심에 응답하여 일평생 종이 되었다. 종은 우리의 기능이나 역할 이전에 우리의 신분이며 본질이다. 우리는 종이기에 종노릇하는 것이다.


3. 종에게는 맡겨주신 사명이 있다. 종은 자기 마음대로 행하지 않는다. 주인의 마음을 알고 주인의 의도를 따라 움직인다. 종은 주인이 이리 가라 하면 이리 가고 저리 가라 하면 저리 간다. 주인의 말씀을 따라 움직인다. 백부장은 이러한 종의 본질적 모습을 잘 설명하였다(7:8).

종은 상전의 수족이 되어 움직인다. 주인의 논밭에 나가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열매를 거두어야 한다. 집안 식구들에게 양식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24:45). 대적과 싸우기도 해야 한다(14:14). 주인의 무기를 들고 따라야 한다(삼상14:13).

주어지는 사역을 충성스럽게 담당하는 것이 종의 본분이다. 다른 종이 맡은 일에 지나친 관심을 가지고 넘보거나, 주어지지 않은 일에 참견하는 것은 온당치 못한 처신이다. 종은 오직 주인이 자기에게 당부한 일, 명한 일, 맡겨진 일에 집중하고 그 일 완수함을 사명으로 알고 살아간다.


4. 종의 우선적 태도는 겸손이다. 성경은 우리가 겸손한 마음을 가져야 함을 강조하면서 겸손의 표상으로 예수님의 겸손을 말했다(2). 하나님이신 예수님은 자신을 낮추고 낮추시어 종의 모양으로 오셨다. 겸손이란 다른 사람 앞에 자신을 낮추는 것이고, 다른 사람을 높여주는 것이다.

목회자는 자칫 교만에 빠지기가 쉽다. 영적 권위를 가지고 살기 때문에 우월감에 빠지거나 대접을 받고자 하거나 성도의 책무에서 자신을 항상 열외로 여기기도 한다. 그러나 참 종으로 오신 예수님은 대접을 받고자 하면 먼저 대접하라고 하셨다. 먼저 하는 것이 목회자의 모습이다. 그래서 목회자는 하면서 하게 하는 사람이다

 

5. 주님은 그 종들을 확실하게 지켜주신다. 하나님께서는 하나님의 종인 다니엘의 세 친구를 맹렬한 풀무 불 가운데서 털끝 하나 안 다치도록 보호해주시고 끝내 건져주셨다(3:26). 종에 관한 모든 것은 주인 책임이다. 먹을 것과 입을 것, 마실 것과 잠 잘 곳 등등 종의 일체를 주인이 공급하고 채워준다. 우리가 하나님의 종이라면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채우신다는 것을 믿어야 한다.

물질적인 필요, 육체적인 필요, 정신적인 필요 그리고 영적인 필요까지 모든 것을 채우신다. 복음 전하는 사람은 복음으로 살게 하신다. 종은 자신에게 있어야 할 것에 관심 갖기보다는 주인이 채워 준다는 확신을 가지고 자신이 할 일에 전념하면 될 것이다.

시편 기자는 상전의 손을 바라보는 종들의 눈 같이, 여주인의 손을 바라보는 여종의 눈 같이 우리의 눈이 여호와 우리 하나님을 바라보며 우리에게 은혜 베풀어 주시기를 기다리나이다”(123:2)라고 노래했다. 주님이 채우신다. 물질 문제나 기타 등등의 문제로 목회자 본연의 책무를 소홀히 하지 말자.


6. 목회자는 주님의 종이며, 주님의 몸인 교회의 종이다. 이 말을 곡해하지 말기 바란다. 모세는 이스라엘을 인도하기 위해 하나님의 종으로 부름 받았다.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 고난 받는 것이 그의 책무였다. 불순종하는 백성을 외면한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광야 40년을 걸었다. 하나님께서 백성을 이끄실 때 종을 불러 일을 맡기시니 종은 백성을 위해 봉사해야 한다.

목회자에게 권위가 있는 것은 맞지만 권위주의에 빠지면 안 된다. 회중주의를 택하고 있는 침례교회의 경우 회중을 통해 나타내 주시는 하나님의 뜻을 존중히 여기면서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 무리 없이 이끌고 나가야 한다.

오직 그리스도 예수의 주 되신 것과 또 예수를 위하여 우리가 너희의 종 된 것을 전파함이라”(고후4:5). “형제들아 너희가 자유를 위하여 부르심을 입었으나 그러나 그 자유로 육체의 기회를 삼지 말고 오직 사랑으로 서로 종노릇 하라”(5:13)는 성경의 권고에 귀를 기울이자.


7. 종은 종말론적 정신이 있어야 한다. 종말론적 정신이란 마지막 때에 주인이 종을 불러 결산을 볼 것이라는 것과, 그 주인이 언제 올지 모른다는 긴박감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이 점을 분명히 하셨다(24:45~51).

종말이란 주님께서 다시 오시는 것과 동시에 내가 주님 앞에 가는 것을 포함한다. 언제 나의 목회가 끝을 낸다 하더라도 항상 깔끔한 마무리가 되도록 해야 한다. 오늘 당장 목회를 마쳐도 후회가 없을까? 지금 당장 이 교회를 떠난다 해도 부끄러움이 없을까? 오늘이 나의 마지막 목회 날이라는 마음으로 살자.

종노릇 잘 한 종들에게 주님께서 칭찬하실 것이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 그 때 우리는 대답해야 한다. “저희는 무익한 종일뿐입니다.”


이명희 교수

침신대 신학과

(실천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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