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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순절에 올리는 김권사님의 대표기도


며칠 봄기운이 완연하자 교회 작은 화단에도 생명잔치가 한창이다. 불과 지난 주만 해도 살아있는지 분간한 길이 없던 작은 나무들과 풀들이 한결같이 자신의 존재를 알려온다. 봄이 주는 경이로움과 가득찬 축복을 느꼈다. 오늘 주일예배에 올려지는 권사님의 기도를 들으면서도 해마다 새롭게 재해석되는 복음의 핵심을 들을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됐다. 그 분의 기도는 이렇다.


사랑의 주님! 그리스도의 고난과 아픔과 부활의 환희를 나타내는 사순절 기간입니다. 이 사순절 기간에 마음의 천박함과 정신의 공허함과 영혼의 교만에서 우리를 구원하사 그리스도의 고난을 통해 보여주신 당신의 사랑과 목적을 알게 하옵소서.

주님께서 겟세마네 동산에서 홀로 밤을 지새우며 기도하고 계실 때 주님 따르던 많은 무리들은 어디로 갔으며, 세칭 그리스도인들은 어디에서 무엇을 하며 밤을 지냈을까요? 주님께서 금식기도하시며 할 수 있으면 이 잔을 피하게 해달라고 애절하게 기도하며 고통받으셨을 때에도, 주께서 관원에게 붙잡히시고 그들에게 조롱당하시고 골고다로 올라가실 때 따르던 무리들은 어디로 갔으며, 주께서 기적을 행하실 때 구름처럼 따르던 열성인파는 어디로 피신하였으며 어떤 모습으로 변신하였습니까?

주님 이 시간, 주님이 고난을 당하실 때 졸음을 이기지 못함을 뉘우치고, 잠자는 사이 주님께서 잡혀가신 것을 뒤늦게 통곡하고 닭 울기전 세 번이 아니라 열 번 백번 주님을 모른다 한 것을 이제사 후회하고, 오호라 육신이 약하다고 하루에도 몇 번씩 변명하는 우리의 과거를, 우리의 죄짐을 이제 단 앞에 벗어놓습니다.

그리하여 나의 실패, 나의 죄, 말씀을 어긴 우리, 졸음을 깨우치지 못하고 잠자는 민족, 이 모든 것을 회개하며, 이제 예수님을 안다고 소리쳐 고백하고, 예수님을 닮기 원한다고 노래하고, 예수님을 내 맘에 모시고자 기도합니다.

오직 주님께서 우리의 주인이 되시고 인도자가 되셔서 주님 뜻 따라 기쁨으로 확신에 찬 하루하루를 의미 있게 살도록 도와주옵소서. 끝까지 주님을 따르며 무덤까지도 보러온 막달라 마리아 같은 여인들의 간직한 믿음을 우리 모두가 닮을 수 있기 원합니다.

성소의 휘장이 위로부터 아래로 찢어져 둘이 되고 땅이 진동하여 바위가 깨지는데도 아무런 일 없다는 듯이 무감각한 너무도 무감각한 우리들의 일상생활을 고백합니다. 주님을 못 박은지 이천년이 지났건만 어제도 오늘도 또 내일도 계속 우리들이 주님을 못 박고 다시 못 박으며 살아가고 있는 이 엄청난 무감각을 회개합니다.

말씀이 육신이 된 주님! 완전한 하나님이 완전한 인간이 된 이 겸손과 구원의 역설을 진정으로 믿게 해주시기 원합니다. 주님께서 고난 받으신 것을 두고 세상 사람들은 무력하다고 생각했으나 오히려 보혈의 십자가로 이어지는 구원의 역사가 된 이 역설!, 구원의 은혜!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신 것을 세상은 실패라 하였으나 그것이 부활의 역사적 승리로 증거된 구원의 절대적 은혜를 감사합니다.

사망권세를 깨고 승리하신 부활의 주님앞에 무릎꿇고 기도합니다. 하나님께 순종하신 그리스도를 본 받아 순종하는 삶을 살게 하옵소서. 또한 이 교회가 세상을 비추는 등대가 되게 하시고, 사회와 민족을 이끌어가는 지팡이의 구실을 감당할 수 있기 원합니다.

주님! 오늘 이 아침 예배의 시간을 사모하며 소중히 여겨 우리 모두 이곳에 모여 예배드립니다. 세우신 목사님께 특별한 권능을 주셔서 증거하는 말씀이 은혜가 되어 큰 삶의 변화가 있기를 원합니다. 예배의 순서를 받아주시고 또한 우리들 모두의 간구함이 주의 뜻 가운데 이루어지기를 바라며 사랑이 많으신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딱딱한 나뭇가지 끝에서 살아있음을 드러내는 여린 잎처럼 겉모습은 굳어져가나 그 신앙의 비밀을 간직한 연수만큼 복음의 진수를 고백하는 성도와, 공동체와 같이 신앙생활을 할 수 있다는 것의 축복과 즐거움에 배부른 주일저녁이다. 아버지! 저의 남은 시간도 겉 사람은 후패하나 속사람은 날로 새로워지도록 생기를 불어넣어주옵소서. 아멘!


윤양수 목사 / 한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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