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포이에마 출판사는 세계적 기독교상담심리학자 폴 투르니에 박사의 『 인간이란 무엇인가 』 책을 번역하여 내놓았다.
제목을 보는 순간 가슴이 벅찼다. 투르니에 박사는 한국기독교에 많이 알려진 분이며, 그분의 책을 읽을 때마다 깊은 감동을 받은 터라 단숨에 전체를 읽었다. 모든 영장류 중에서 오직 인간만이 할 수 있고, 해왔던 질문이 있다. “인간이란 무엇인가?” 이다. 인간이외의 그 어떤 동물도 자신이 누구(무엇)인지에 대하여 질문하지 않는다.
20세기 지난 백년의 책들을 조사해 보면 보통 이와 같은 질문은 교회 밖 학자들만이 주로 했던 것처럼 비쳐진다. 그러나 “인간이란 무엇인가?” 와 같은 실존적, 철학적 질문은 성서의 주요한 신앙적 주제였기에 교회 안에서 몇 천 년간 지속적으로 질문되어져 왔고, 대답을 찾았으며, 공동체는 지속적으로 후세대들에게 가르쳤다. 그러나 최근의 서양전통들은 합리적 이성을 강조하면서 신앙적 측면을 배척했다.
성서의 인간이해는 단지 단편적 관점이지, 종합적 관점은 아니라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현대인들에게 적용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런 설득들은 지난 세기동안 세계 속에 퍼지면서 성서중심의 인간이해가 대중성을 잃어버리도록 만들었다. 하여간 누가 질문하고 대답하든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해 오래전부터 최근까지 계속 반복되어 왔다.
그래서 그런지 어디선가 한번정도 들어보았던 질문이지만 단순하면서 심오하고, 누구나 대답할 수 있지만, 누구나 인정하는 대답을 내놓기란 쉽지가 않다. 특히 21세기, 오늘날과 같이 모든 것을 물질로 평가하는 비인간화의 시대, 깊은 사고를 요구하지 않고 단숨에 판단하고 결정하는 초스피드 광속의 시대에 폴 투르니에 박사의 본서가 신앙인들과 불신자들에게도 알려지고, 읽혀져서 방황하는 모든 이들을 주님 앞으로 나아오게 하는 도구가 되길 기도해 본다.
투르니에 박사는 이 책에서 철저한 기독교신앙을 바탕으로 자신의 지난 온 삶의 여정들을 잔잔하게 털어놓으며 “인간이란 무엇인가?” 에 대하여 독자들에게 설명한다.
필자는 책을 내려놓으면서 이번 책 역시 은혜의 파도가 밀려 왔다. 폴 투르니에 박사는 인간을 하나님이 만든 존재로 이야기한다. 그래서 인간이 누구(무엇)인지 알려면 반드시 하나님 앞에 나아가야 한다고 주장한다. 인간의 시초를 모르고 중간과정부터 알면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것이다.
20세기 등장한 유물론(唯物論)적 인간이해, 하나님 없는 인본주의(人本主義)적 인간이해는 반쪽자리 인간이해라는 것이다. 의사 투르니에는 말하길, 오늘날 현대의학이 병을 치료할 때 인간을 물리, 화학적 대상으로 보고 치료한다고 말한다. 외형의 병만 보지 인간내면을 외면 한다고 한다.
암세포를 떼어 내는 데만 관심을 가지며 환자(인간)의 영성과 인격에 대해서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하나님이 만든 창조주를 추구하는 인간으로서 보다는 그저 물질의 노예로 영혼 없는 원자의 구성체로 본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런 방식으로는 온전한 치료가 안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투르니에 박사는 <전인치유> 즉 성서적 시각의 인간분석을 적용하여 영, 혼, 육을 치료하는 방법을 주창하며 그리스도, 주님 만난 이후의 새로운 치료법을 개척했다.
기독교신앙 바탕의 전인치유는 내면의 나와 외면의 나를 찾는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가면을 쓰고 있다. 신앙을 가졌지만 가면 놀이에 익숙할 때 진정 죄인으로서의 자신을 보지 못한다. 그래서 가면을 쓴 체, 형식적으로 회개 없이, 성령의 인도를 거부한 체 살아가기에 기쁨이 없고 치유를 경험하지 못하는 것이다. 그래서 인간 영, 육의 치유를 전담하는 의사도, 상담자도, 목사도 바른 인간이해를 먼저 하라고 저자는 촉구한다.
인간을 다루고, 대하는 누구도 가면을 벗지 않으면 인간을 대하는 것이 아닌 물건이나 사물을 대하는 것이다. 하나님도 죄 있는 인간을 인격적으로 만나기 위하여 먼저 다른 모든 장애물들을 무너뜨리고 인간 그 자체로 이 땅에 오신(성육신하신) 것이다. 이 책을 교회와 성도들을 섬기는 침례교 목회자들이 먼저 읽었으면 한다. 투르니에 박사의 『인간이란 무엇인가』 을 읽는 누구나 깊은 감동을 받을 것이다.
조성배 목사
반석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