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찬송에 숨겨진 이야기> 감사가 터져 나오다

다 감사드리세(66/20)

작사: 마틴 링카르트(Martin Rinkart, 1586-1649)

작곡: 요한 크뤼거(Johann Cruger, 1598-1662)


1618년부터 계속된 전쟁으로 독일 삭소니 아일렌부르크(Eilenburg)지방 사람들은 지옥 같은 나날을 보내야했다. 전쟁은 가톨릭과 개신교 사이의 갈등으로 시작되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전쟁은 종교와 정치 그리고 국가의 분쟁으로 확대되어 30년 동안 계속되었다.


사람들은 견고한 성으로 둘러쌓아진 아일렌부르크로 몰려들었다. 여러 차례 전쟁으로 침범을 당했던 사람들은 지칠 대로 지쳐있었다. 스웨덴 군사들이 성을 포위하고 진을 쳤을 때 전쟁은 극으로 치달았다. 건물들은 파괴되었고 수많은 피난민이 들끓었다.


기근과 질병은 사람들의 삶을 더욱 피폐하게 했다. 어느 날 아침 눈을 뜨면 알 수도 없는 전염병으로 죽어간 시체를 셀 수 없을 정도였다. 목사들은 병든 사람들을 보살피고 장례식을 치르다가 과로에 쓰러졌다. 일에 지친 사역자들이 다른 도시로 가버렸거나 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전쟁이 시작되기 일 년 전부터 아일렌부르크 교구의 부감독으로 일해 온 루터교 목사인 마틴 링카르트(Martin Rinkart)만 아일렌부르크에 남게 되었다. 그의 나이 31세였다.


젊은 링카르트 목사는 어느 해에는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수십 명의 장례를 치러야 했다. 한 해 동안 4천여 번의 장례식을 집례 했고, 사망자의 수가 절정에 이르렀을 때는 장례식도 못하고 매장해야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쟁이 시작 된지 10년이 지났지만 사망의 음침한 골짜기 같은 지리멸렬한 전쟁은 끝날 기미조차 보이질 않았다.


1636년 어느 날 링카르트 목사는 여러 장례식을 마치고 돌아와 무릎을 꿇고 묵상했다. 전염병으로 많은 사람들이 죽어갔지만 그들 중 많은 이가 믿음의 형제자매라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지 몰랐다. 인간의 삶이 이 세상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고난과 죽음 후에 다가올 하늘나라를 바라볼 때, 링카르트 목사의 마음 깊은 곳에서 감사가 흘러나왔다. 그는 고난마저 기뻐할 수 있는 힘이 솟아났다.


링카르트 목사는 이렇게 비참한 현실가운데 식구들을 모아놓고 이렇게 권면했다. “우리가 죽음과 삶을 오가고 있지만, 지금 모두가 온 마음과 손과 목소리를 다해서 하나님께 감사드리자. 하나님은 놀라운 일을 행하시는 분이시므로, 우리는 주님 안에서 기뻐할 수 있어야 한다.


하나님은 우리의 지난 시절 어머니의 품으로부터 우리에게 복을 주신 분이시다. 한없는 사랑의 선물들을 누리게 하신 그분은 오늘도 우리의 주님이시다.” 언제 죽을지도 모르는 가장 어렵고 견딜 수 없는 환경에서 감사의 마음이 터져 나온 것이다.


도저히 전쟁과 죽음의 고통가운데서 할 수 없는 고백이지만 하나님은 그의 입을 통해 감사의 고백이 흘러나오게 하셨다. 링카르트 목사는 고통과 죽음이 극성을 부리는 세상에 살고 있지만,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나누며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감사기도를 드렸다. 이것이 찬송 다 감사드리세이다.


다음 해 아내마저 흑사병에 걸려 아내의 장례를 치러야 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그는 살아남은 성도들과 자녀들과 함께 천국을 바라보며 지금 모두 하나님께 감사드리세를 힘차게 불렀다.


다 감사드리세찬송은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의 감사를 표현한다. 1절의 예부터 주신 복은 과거부터 주신 복에 대한 감사이다. 2절의 언제나 함께 계시는 하나님은 현재 동행하시는 하나님에게 복을 바라는 간구이다.


3절의 전에도 이제도 장래도 영원히는 이 세상뿐만 아니라 미래의 천국에서도 울려 퍼질 영광의 찬송이다. 예수님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시듯이 우리가 하나님께 드리는 감사도 세상의 조건과 환경 그리고 시간을 초월한 감사가 되어야 한다.


이 찬송은 30년 전쟁 중에는 가족이 함께 모여 식사를 나누기 전에 불렸고, 전쟁이 끝난 후에는 국가적으로 감사절에 불렸다. “이제 모두 하나님께 감사드리세”(Nun danket alle Gott)라는 가사 때문에 일명 독일의 테데움’(Te Deum)으로 불리며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애창되고 있다.


30년 동안 계속된 전쟁은 찬송 가사에도 큰 변화를 가져 왔다. 가장 큰 변화는 객관적인 찬송이 주관적인 찬송으로 바뀐 것이다. 예를 들어 찬송 다 감사드리세의 주제는 위로하시는 하나님이시고, 내용은 믿음의 확신과 인도하심에 대한 감사이며, 개인적인 것이 특징이다. 이전에는 주로 우리라는 공동체의 입장에서 찬송이 쓰였지만 30년 전쟁을 거치면서 공동체보다는 라는 개인과 가정이 더욱 중시되었다.


이 곡조를 작곡한 크뤼거는 음악과 신학을 공부했다. 그는 유명한 코랄인 주는 귀한 보배”(81) 등을 작곡하여 독일 교회음악에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다 감사드리세찬송곡조는 바흐, 파헬벨, 멘델스존 등 여러 작곡가에 의해 변주형태로 사용되었다.

 

다 감사드리세(66/20)

작사: 마틴 링카르트(Martin Rinkart, 1586-1649)

작곡: 요한 크뤼거(Johann Cruger, 1598-1662) 

1. 다 감사드리세 온 맘을 주께 바쳐, 그 섭리 놀라워 온 세상 기뻐하네

예부터 주신 복 한없는 그 사랑, 선물로 주시네 이제와 영원히

2. 사랑의 하나님 언제나 함께 계셔, 기쁨과 평화의 복 내려주옵소서

몸과 맘 병들 때 은혜로 지키사, 이 세상 악에서 구하여 주소서

3. 감사와 찬송을 다 주께 드리어라. 저 높은 곳에서 다스리시는 주님 영원한 하나님 다 경배 하여라. 전에도 이제도 장래도 영원히


김남수 교수

침신대 교회음악과

 



총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