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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안식년 준비를 통해 아쉬움과 감사가 교차

침례교 해외선교회 공평-최선 선교사


그런데 설렘, 기대보다 왠지 모를 무거운 마음에 부담스럽기까지 합니다. 한 기간을 마치고 누군가에게 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느낌 때문인 것 같습니다.

지난 시간 이 땅에서 부끄럽지 않은 선교사, 행복한 선교사로 살고픈 마음에 몸부림 쳤지만 제 자신을 돌아 볼 때 여전히 실수투성이에, 만족스럽지 않은 모습, 그리고 근거 없는 소문의 함정에 빠져 힘들어 했던 많은 시간들 때문이기도 할 겁니다.

하지만 요즘같이 긴장감이 고조되며 사역의 손발을 조여 오는 상황이라면 영적으로, 감정적으로, 육체적으로 완전탈진하기 전에 재충전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렇게 안식년을 계획하며 집안 구석구석에서 묵은 짐들을 꺼내어 정리하다보니 요즘은 집안이 마치 폭탄 맞은 집처럼 정신이 없습니다.

사실 선교사들은 한 곳에 오래 머물며 주인 노릇하기보다 유랑하는 유목민들처럼 한 곳에서의 사명을 다하면 현지 일꾼들에게 과감하게 위임, 욕심 없이 이양하고 떠나야 한다는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한 곳에 너무 오래 머물며 너무 많은 걸 소유하고 움켜쥐면 결국 떠나지 못하고, 안주하게 될 위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선교사로 헌신하며 늘 “Simple Lifestyle(간단하게 단순하게)로 살자, 아니 War Lifestyle(참전한 군인처럼)로 살자고 결단했었는데 어느덧 사명의 땅에서의 삶이 길어질수록 느는 것은 짐밖에 없는 것 같습니다.

짐을 정리하다보니 너무 많은 걸 소유하고 있고, 너무 많은 것을 누리고 있는 저를 발견합니다. 물론 이렇게 넉넉하게 채워주심이 하나님의 은혜요. 많은 분들의 섬김과 나눔임을 알기에 감사의 제목이 되기도 하지만 나의 욕심은 아니었나? 돌아보게 됩니다.

그래서 많은 분들이 보내 주셨던 책들은 한인도서관으로, 아내의 소소한 기쁨이었던 애지중지 화분들은 고마운 분들에게, 냉장고는 필요한 현지 자매에게, 옷가지와 의약품들은 현지 동역자들에게 그리고 정들었던 이런 저런 물건들도 하나 둘씩 문밖으로 내 보내며 지인들과 나누고 있답니다.

그런데 왠지 마음에 드는 이상한 생각들은 다시 돌아 올 수 있을까?, 다시 돌아 올 수 있겠지?, 다시 돌아 올 수 있을거야!’입니다.

지난 수년간 채워주신 은혜에 대한 감사, 이 땅을 잠시 떠나 있어야 한다는 아쉬움, 사명의 땅에 다시 돌아 올 수 있을까 하는 불안함, 안식년에 필요한 여러 재정과 거처에 대한 걱정, 새로운 곳에서의 생활에 대한 기대를 하게 하시네요.

그나저나 이곳 중국의 상황도 점점 악화되어 갑니다. 작년보다는 좀 조용한 분위기이지만 올해에도 여전히 추방과 입국거부 등에 따른 흉흉한 소문이 계속되고, 학교에서는 공안국에서 요구했다며 매일 매일 학생들 출석을 체크하여 한 달에 한번 공안국에 제출하고, 사역지에도 공안국과 종교국 사람들이 몇 차례 올라와 이것저것 물어봤다 하고, 심지어 올해 들어 계속 이어지는 대형테러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하며 국민들의 테러에 대한 공포가 급격히 확산되자 중국이 테러범죄 관련 단서를 제공하거나 사이비종교와 극단적인 사상을 전파하는 행위를 제보하는 사람에게 상당한 금액의 포상금까지 내걸렸습니다.

문제는 불교와 도교 등 전통종교는 권장하고 기독교와 이슬람교 등 외래종교는 통제를 강화하는 정책을 채택한 것입니다. 이것이 왜 문제가 되냐면 삼자교회만 인정하고, 자국민을 대상으로 하는 외국인들의 종교활동(선교)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중국 정부의 관점에서 볼 때에는 정상적인 선교활동조차 불법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이단과 사교집단에 대한 단속강화를 목적으로 한다고 하지만 정상적인 종교집회와 선교활동까지 싸잡아서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와 같은 형식으로 법이 집행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입니다.

실례로 작년 운남에서 추방된 선교사님의 경우 추방이유가 이단이었고, 동방의 예루살렘이라 불리는 중국 저장성 온주(溫州)에서는 이미 여러 교회들의 십자가가 떼어져 내려지고 있으며, 예배당은 중장비에 의해 철거되어 무너지고 있습니다. 또한 교회에서 개설한 성경훈련반들도 불법으로 규정하고 폐쇄명령을 받은 상황입니다.

중국정부가 기독교에 대한 바른 이해를 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환경이, 여건이, 분위기와 정책이 좋지 않을지라도, 언제나처럼 어떤 여건과 상황을 초월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통해 개인적으로 지난 4월부터 6월까지의 제 삶과 사역의 현장, 관계속에서 엄청난 은혜의 사건들을 경험하고 목도할 수 있었습니다.

 

함께 꾸는 거룩한 꿈 - 렛츠고 Love East Tibet‘s Go 수련회

렛츠고 1일 수련회를 하며 히말라야 산맥을 복음벨트로 묶어 섬기고자 하는 큰 그림을 그렸습니다. 앞으로 히말라야 산맥에 인접한 인도(), 네팔, 부탄, 중국의 사역자들이 히말라야를 묶고 있는 강력한 영적 세력들을 함께 파쇄하고 부수는 일들을 이루어가기로 했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연합하게 하실지는 아직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없지만 서로의 주장과 이득이 아닌 하나님 나라를 위해 겸손함으로 허리를 동여 서로를 세우고, 주장하는 자세가 아닌 사랑함으로 서로를 품고 헌신할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사실 렛츠고 연합사역을 통해 진행되는 사역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장족(티벳탄)’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철저한 보안을 요구해서 자세하고 구체적으로 나누지 못하는 부분 이해 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서남민족 성경훈련 중심

서남민족성경훈련중심센터(이하 학교)는 그동안 두 명의 동역자(판샤오푸, 판웨이롱) 가정이 학생들과 함께 공동체 생활을 하며 23명의 학생들을 양육해 왔었는데 많이 힘들어 해서 동역자(왕꾸어리, 王國力) 한 명을 더 청빙해서 돕게 하고 있습니다.

특히 왕 선생님은 가르침의 은사가 있을 뿐 아니라 민간의료행위를 할 수 있는 자격도 있어 마을과 학생들의 질병까지 돌보고 있는데 좋은 형제와 함께 하나님의 일을 동역 할 수 있는 것은 제게 과분한 축복입니다. 비록 이번 학기엔 중국의 정책과 감시로 인해 자주 올라가지 못했지만 동역자들이 잘 이해해 주고 잘 운영 해 주고 있어 감사를 드립니다.

 

서남민족 성경훈련 중심 동역자 수련회

노동절 연휴를 맞아 학교를 섬기는 동역자들과 함께 12일 동역자 수련회를 가졌는데 짧지만 이 수련회를 통해 서로 더 깊이 알고 사역자간의 크고 작은 갈등들을 나누며 해소하는 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무엇보다 함께 학교를 세세하게 점검하고 여러 가지 운영방안을 심도있게 논의하였습니다. 감사한 것은 마지막 때 복음의 횃불을 높이 들고 마지막 주자로 전력투구해야 할 중국교회의 시급한 일이 목회자와 전도자 양육임을 함께 공감하여 집중, 협력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란핑 복음화 사역

곤명에서 700km에 위치한 란핑 쫑파이향의 깊고 높은 골짜기 형제들을 만나러 가는 길은 늘 변수가 많아 쉽지만은 않습니다. 밤새 좁고 불편한 침대차를 타고 다음날 이른 아침 미니버스를 타고 5~6시간, 그리고 걸어서 최소 3시간을 가야 하는 여정....

일정도 일정이지만 이번엔 현지에 머물러 있는 3일 내내 비가 오더군요.

어떻게 1분을 쉬지 않고 3일을 내릴 수 있을까?’ 궁금해 질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아마 일주일을 머물렀다면 일주일 내내 비가 왔을 것 같더군요.

무너져 내린 도로, 고난이도의 가파른 스키장 같은 진흙길, 가야하는 길을 가지 못하는 안타까움, 집밖으로 나갈 수 없는 답답함... 마치 에베레스트 정상을 수백m 앞두고 정상을 포기한 채 돌아설 수 밖에 없는 등반대원들처럼 아쉬움 가득한 출장이었습니다.

하지만 길이 위험하고 미끄러우니 그냥 기다려라. 우리가 내려가겠다. 우리는 이미 습관이 되어 괜찮다며 몇 시간을 걸어 내려와 기쁨으로 만나 준 현지 형제들의 말과 모습에서 사랑을 느낍니다.

또한 감사한 것은 남겨진 그리스도인들인 리수족 형제, 자매들에게 계속 복음전파에 대한 부담을 준 결과 스스로 인근 마을에 복음을 전하고 믿는자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동부지역 출장(온주-닝포-우씨-상해)

520일부터 25일까지 중국의 동부지역에 출장을 다녀왔습니다. 6일동안 거의 매일 새벽 1,2시에 자고, 아침 일찍 일어나 움직이고 육신은 많이 피곤했지만 기대하지도, 생각하지도 않았던 너무 귀한 분들과 만나 삶과 사역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특별히 이번 출장 가운데 중국 미전도종족 2,700만명의 농아인들을 향하신 하나님의 앞서 행하심을 볼 수 있었던 것은 제게 큰 축복이었습니다.

물론 새롭게 교제한 분들과 앞으로 어떻게 동역케 하실지는 모르지만 분명 거룩한 하나님의 구원계획 안에서 서로 아름다운 동역이 일어날 것을 확신합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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