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04차 정기총회가 곧 다가오고 있다. 제103차 총회 의장단과 임원들에게 우선 침례교회를 이끌면서 여러 고초를 겪고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며 침례교회를 위해 노력한 점에 대해 박수를 보낸다. 잘하고 칭찬받는 일보다 잘못한 일이 사람들에게 더 많이 기억난다고 하지만 지난 제103차 총회도 나름 열심을 다해 섬기고 헌신해 온 것은 인정한다.
물론 지난 총회 회기를 돌아볼 때, 우리는 과연 침례교회를 위해 무엇을 했는지 스스로 물을 때가 되지 않나 싶다. 최근 몇 년간의 끊임없는 송사와 논쟁으로 허비한 시간은 우리에게 성장과 성숙의 동력을 잃어버린 시간이었다.
교단의 성장은 정체되고 미 자립교회는 점점 쇠락의 길을 걸으며 교회 문을 닫고 교회 지도자의 교체로 인한 갈등으로 법정 분쟁까지 벌어지며 세월호 대참사로 주목받은 구원파가 우리 교단과 흡사한 단체명을 사용하고 있어 본의 아니게 오해를 사기도 했으며 은퇴 목회자가 은퇴 이후 어떠한 대비도 하지 못해 방황하고 어려움을 겪는 등.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부분을 놓치며 자랑스러운 침례교인의 이름을 내세우기 부끄러운 상황이 작금의 우리 상황이다. 지금 침례교회는 무엇보다 준비된 지도자와 지도력, 리더십의 부재를 겪고 있다. 과거 교단의 부흥을 위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한 선배 목회자들의 뜻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미래에 대한 우리의 소망은 과연 있는가? 교회가 점점 세속화 되고 세상이 외면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준비하고 있는가? 앞으로 우리를 이어나갈 침례교 예비 목회자들의 정체성은 과연 정립됐는가? 은퇴이후 목회자로서의 삶은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이름도 없이 빛도 없이 침례교회의 자랑스러운 이름을 걸고 목숨을 걸고 목양일념으로 달려가는 수많은 목회자들을 간과할 수 없다. 새벽기도를 시작으로 오직 성도들을 위해 선교현장을 위해 달려가는 침례교 목회자가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교단의 미래는 지금부터 총회를 비롯해, 각 기관과 단체, 지방회와 개교회가 어떤 방향으로 서로 협력하고 조화를 이뤄 나가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외형적인 결과물이나 화려한 이벤트는 우리에게 기쁨과 즐거움을 주긴 했지만 이젠 그 이상을 추구해야 할 것이다.
교단의 미래를 위해 교회를 살리는 인재들을 키워내야 할 것이다. 목회자뿐만 아니라 평신도도 단순히 섬김과 봉사의 개념을 넘어 교단의 사업과 미래에 적극적으로 동참하는 협력자로 세워줘야 할 것이다. 이번 제104차 정기총회도 그런 기대로 지켜보고 싶다. 이번 총회는 지난 회기의 사업 보고에 무조건 동의하고 “예”가 아니라 한 번은 진지하게 살펴보고 따질 것은 따져볼 수 있는 진정한 사업총회로서의 평가가 이뤄지길 소망한다.
특히 의장단 선거는 우리 교단을 대표하는 인물을 뽑는 것이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침례교회의 미래를 책임지고 만들어 낼 수 있는 이를 선출해야 한다. 단순히 정파와 파벌, 학연, 지역, 출신 등으로 인물됨이나 공약사항 등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반드시 현 교단의 위기와 주요 현안들을 지혜롭게 해결할 수 있는 인물을 정해야 할 것이다.
3천여 교회 70만 성도는 화려한 것을 원하지 않는다. 단지 우리 침례교회가 단단한 반석위에 든든히 서가는 교회가 되길 소망한다. 미래를 준비하는 교단을 위해 대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주인 정신이 요청된다.
매년 정기총회의 때 중요한 안건이 다루어질 때 몇 사람만 남아 있어 전체 대의들의 의견을 수렴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때문에 항상 뒷담아가 있게 마련이다. 104차 정기총회가 끝나고 나서 이와 같은 아쉬움이 없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