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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복음적 사명과 대의원의 의무 및 총회를 위한 제언”


긴장감이 감도는 회의장 분위기도 동역자들과의 반가웠던 만남도 산적한 교단의 문제들도 언제 그랬냐는 듯이 청명한 가을하늘에 숨기어져 지나가버린 시간이 되었지만, 다시 돌아올 시간을 위하여 총회소감문을 간략하게 정리해 보았다.


금번 총회를 앞두고 필자는 2가지 고민에 빠져 있었다. 첫째는 사명과 의무에 관한 문제로 대의원의 의무를 성실히 다 하기로 마음먹고 있었는데, 24() 오전에 중요한 위문예배가 오래전부터 계획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둘째는 필자가 선거관리위원회의 선거 공영제에 관한 문제를 총회 게시판에 수차례 제기한 바가 있어서 금번 총회에서 이 문제를 바로 잡아야 한다는 책임감 때문이었다.


이 보다도 필자의 심정을 더욱 압박해 오는 것은 주변의 시선이었다. 이러한 문제를 관철시키기 위해 단신으로 강하게 추진하다 보면 이미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교단 정서상 목적도 달성하지 못하고 부정적인 판단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감에서였다.


과거의 경험에서 보면 진리의 싸움터에서 교단 교회와 목회자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던 일도 강한 추진력 덕분에 강성 이미지란 훈장을 달게 되었다. 그로인해 상처와 절망 속에 오랜 시간동안을 고통 해 했으며, 그 이미지를 벗고자 수 년 동안을 총회에 발도 끊어 봤지만 그 긴 꼬리표는 계속해서 자신을 괴롭혀 왔다. 해서 이번에는 생각을 바꾸기로 하였다.


나름대로 총회에 임하는 자세를 설정하고 목적을 관철시키는 것 보다 만남의 기쁨에 목적을 두고 나와 견해가 다른 영혼을 품는 쪽으로 선회하기로 한 것이다. 물론 교단의 고질적인 적폐해소를 위해서는 이의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이 정의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고독한 환경에서 자신을 성찰하며 오랜 반성의 시간 속에서 체득하여 얻게 된 고립의 축복을 알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십자가의 사랑과 부활의 회복이었다.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요 교단의 동역자들이 아닌가! 길고 긴 갈등과 분쟁의 깊은 속에서 미력하나마 화해와 화평의 조정자가 되고 싶었다. 그리고 교단의 일군들을 지적하기 보다는 대의원의 의무를 다하기로 하였고, 투사보다는 기도자로 남고 싶었으며, 관용과 진정한 만남의 기쁨을 맛보자는 결심이 104차 총회에 임하는 자세이었다.


결과적으로 자신과의 약속을 지켰고, 많은 분들을 만나고 기쁨의 교제를 나눴으며, 오해됐던 부분도 풀리고 그야말로 소통의 중요성을 알게 해 준 총회였다. 정치적인 유혹도 있었지만 절제할 수 있었고, 그로인해 소원해진 관계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자신의 진심을 이해해 줄 것이란 믿음으로 극복할 수가 있었다.


선관위 문제도 뜻있는 위원들이 앞으로 함께 연구해서 하나하나 풀어 가자고 요청해와 긍정적으로 답해 주었다. 그리고 걱정했던 위문예배도 선거가 끝난 뒤 밤새도록 빗속을 뚫고 고속도로 휴게실에서 간이 잠을 청하며 춘천에 도착해 은혜스럽게 마친 다음 다시 대전으로 돌아와서 총회의 자리를 끝까지 지키었다. 몸은 몹시 피곤하였지만 마음만큼은 복음적 사명과 대의원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하였다는 기쁨에 오히려 충만했다.


작은 실천이 교단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첫 걸음이 될 수 있다는 자부심을 갖게 해준 총회였고, 특별히 감사한 것은 나에 대해 선입견을 갖고 있었던 목사님이 선교의 동참자가 되기로 한 사건은 긍정적인 자세로 총회에 임한 필자에게 주신 주님의 응답이요 선물이었다.


정기 총회 회무에 있어서는 개회 시작부터 대의원권 문제로 장시간동안 다툼과 소모전으로 간 것은 이제는 그러한 일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로 남겨졌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를 사전에 감지해서 나름대로 대의원권 문제는 임원회에서 정리해서 매듭짓고 총회에서는 산적한 문제들을 심도 있게 다루자고 요청하고 노력했으나 수용되지 않았고, 결과는 예상했던 대로 현실로 나타나서 답답함을 금할 길이 없었다.


다만 오류동 총회 건물 매각 건을 선거전에 다뤄서 많은 대의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양측의 설명을 충분히 청취한 후에 절차에 의한 성원으로 결정했다는 것이 의사진행의 다소 발전된 모습이었다.


우리 총회가 매년 반복되는 문제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를 필자는 2가지로 진단했다. 하나는 총회가 규약과 원칙대로 운용하지 않고 편법이 편법을 낳아 그 부작용이 계속해서 문제로 등장한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이로 인해 불신을 받아서 무관심과 시종 방관함으로 총회가 방치되니 발전은커녕 계속해서 문제에 시달리게 된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104차 임원회에 간곡히 제언하기는 지금부터라도 규약과 원칙대로 총회를 운영해 주길 바란다. 근본적으로는 시스템 및 구조의 변화와 전반적인 개선을 시도해야 하지만, 지금 우리 총회의 체력으로서는 무리이다. 1000미터도 달리지 못하는 체력으로 마라톤 경주에 나설 수 없듯이 현 시스템도 가동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제도를 만들 수는 없기 때문이다.


현 규약도 독소 조항과 불균형을 이루는 내용을 조금만 정리하면 손색이 없다. 조직도 일군들이 명예나 경력 쌓기의 자세를 버리고 주어진 임기동안 사명으로 임하면 된다. 그러나 당장 해야 할 한 가지는 총회장에게 주어진 임원, 이사의 인사 전권을 개선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인사권을 총회장과 총무와 대의원들이 균등하게 추천하여 임명하면 되는 것이다. 인사제도 하나만 개선되어도 우리 총회의 고질적인 적폐를 해소하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이제는 우리 총회가 매듭을 하나씩 풀어 나가면서 정체된 총회에서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총회로 전환하면서 동시에 발 돋음 해야 할 때가 되었다고 본다.


유지영 목사

국군춘천병원

새소망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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