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햇살 가득 삼켜 타오르는
노을길 따라 돋아나는 가을길 그늘아래
사색에 잠겨있는 길모퉁이 가을빛 인생꽃 다발
만발의 행운을 누리며
부드러운 햇살의 애무와
잘 자란 단란한 모습 속에서
허약해진 내 삶을 돌아보는 잠깐의 시간
수줍은 나의 고백 들어줄까
한들한들 그 몸짓 반가움의 또 다른 인사
가을보다 먼저 도착해
길섶에 아스러진 외톨뱅이 낙엽 한줌
활짝 웃기도 전에 거친 풍랑 겪은
상처투성이 모습 속에서
고독에 묻혀 사는 나그네 깨어나는 시간
주름진 굴곡의 발자취 몰래 꺼내볼까
바람가는 곳 졸졸 따르는 반쯤 다다른 인생꽃
오색의 찬란한 가을빛 어울림
나그네 맞아주는 왈츠의 선율따라
광부 아버지 고달픈 인생도 흘러가고
가난 시절 꺼내어 다시보는
내 미련한 자화상 숨겨두고
다시 찾는 가을빛 인생꽃 따르는
활짝 피어난 희망봉은 꼭 잡아두고
김현자 집사 / 성천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