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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남자를 용서해주세요..”

사랑(赦郞)-그 남자를 용서해주세요 ┃ MJ컴퍼니┃연출 성천모┃출연 김형균, 김성겸

요즘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피에타’는 황금사자상이라는 큰상을 받을 정도로 그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그 영화의 화두는 바로 ‘용서’이다. 여기 피에타 못지않은 연출력과 연기력으로 주목을 받을 만한 연극이 있다.


그것은 바로 세익스피어의 4대 비극중 하나인 오셀로를 각색한 ‘사랑(赦郞)’이다. 이 사랑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애정과 관련된 사랑이 아닌 용서할 사(赦), 사내 랑(郞) 이라는 한자를 써 그 단어가 담고 있는 뜻은 ‘그 남자를 용서해 주세요’이다.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원래 오셀로의 이야기일 것이다. 원래 오셀로라는 연극은 오셀로라는 굉장히 유명한 무어인(흑인) 장군이 데스데모나라는 아름다운 여인과 결혼을 하게 되고 그 둘은 사이프러스라는 섬을 지키기 위해 함께 그섬으로 떠난다. 오셀로의 기수(旗手) 이아고는 갈망하던 부관의 자리를 캐시오에게 빼앗긴 데에 앙심을 품고 두 사람에게 복수할 것을 계획하고 캐시오와 데스데모나가 밀통을 하고 있다고 이간질을 시켜 오셀로가 데스데모나를 죽이게 한다. 그러나 모든 진실을 알게된 오셀로는 회한의 자살을 하고 이아고는 가장 잔혹한 처형을 받게 된다는 얘기다.


이 연극을 연출한 성천모 연출가는 지난 4년간 오셀로를 각색해 매범 새로운 ‘오셀로’와 ‘이아고’를 관객에게 소개해왔다. 이번에 그가 소개한 ‘사랑(赦郞)’이라는 연극에서는 이아고가 오셀로를 신격화할 정도로 굉장히 충성스러운 군인으로 소개된다. 원래의 연극에서 나타나는 이아고의 이간질이 복수의 감정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 아니라 오셀로에 대한 특별한 충성심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이라는 특수한 명제를 가지고 시작하는 것이다. 오셀로 또한 회한과 좌절로 인해 자살해 버리는 나약한 장군이 아니라 어떠한 상황이 와도 끝까지 장군의 위엄을 잃지 않으려는 인물로 묘사된다.


이극을 보다보면 하나의 의문점이 들지도 모른다 ‘다른 인물들이 더 나와야 할 것 같은데 왜 나오딜 않지?’ 허나 이 연극을 계속해서 보다보면 이 두 연기자의 연기가 또 사랑과 질투라는 극과 극의 감정을 끈을 놓지 않는 감정곡선을 표현하는 것을 보면 이 두 연기자 외에 다른 인물의 필요성은 더는 느끼지 못할 것이다.


작은 사우나라는 공간에서 벌어지는 이아고와 오셀로만의 이야기, 중간 중간 이아고와 오셀로가 표현하는 다른 이들의 이야기, 그리고 마지막에 극으로 치달았을 때에 사투 등을 너무나도 연기로 잘 표현하는 두 사람만으로도 그 무대가 가득 채워진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다.


허나 이런 2인극의 탄탄함에는 단연 연출가의 시각도 한 몫을 한다. 그는 “현대관객에게 오셀로와 이아고의 심리를 좀 더 깊고 내밀하게 표현하고자 했다. 외적으로 강해보이는 오셀로가 얼마나 약한지, 가장 충성스러워 보이는 부하이아고가 얼마나 사악한 인물이었는지를 임팩트 있게 표현하고자 2인극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이 ‘사랑’에 출연한 오셀로 역에 김형균과 이아고 역의 김성겸은 4년 동안 성천모 연출가가 연출했던 오셀로와 이아고의 이야기 속에서 함께 호흡을 맞춰온 인물들이다. 그만큼 그들의 연기 또한 많이 성숙해 갔고 이번에 ‘사랑(赦郞)’에서 그 빛이 더욱 빛났지만 앞으로의 연극 가운데에서도 더 빛난 빛을 발하게 될 것이라고 기대되는 배우들이다.


그들은 맡은 배역 속에서 오셀로의 흔들리는 마음상태와 이아고의 오셀로를 생각하는 충성심 속에 있는 증오와 분노를 너무나도 잘 표현해냈다.


이 두 배우가 연기를 펼치는 ‘사랑(赦郞)’을 통해 ‘용서’라는 말이 얼마나 많은 희생과 고뇌 속에서 탄생하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할 수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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