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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만난 사람 - 김만수

소견이 좁고 인색한 안날뱅이가 있고

훤히 알고도 모른 척 하는 고바우가 있더라

남을 손아귀에 넣고 쥐락펴락 하는 쥐락이가 있고

여러 방면에 능통한 두루치기도 있더라

 

문제를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는 눙치가 있고

땅에 박혀 썩은 소나무 둥치 같은 고주박이도 있더라

물에 물탄 듯한 맥적한 자가 있고

쓸데없는 말로 방정떠는 새부랑이도 있더라

 

상판대기와는 반대인 숯 검쟁이가 있고

약하고 가난한자 같으나 베풀 줄 아는 선인이 있더라

농부農夫 어부漁夫 촌부村夫속에도 선배가 있고

목자牧者 존자尊者 귀자貴子에게도 바리새인 있더라

 

빈자貧者 문맹文盲 불자佛者들도 인정이 있는데

부자富者 학자學者 신자信者에게는 사랑 없는 자 많더라

세속에 눈멀어져 방향方向 잃은 목자牧者가 있고

사명使命에 불을 지피며 양떼 지키는 목자牧者가 있더라

 

시인은 울릉도 추산교회 담임목사로 섬기며 새 봄도 짙푸른 목양과 시를 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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