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학교와 회사 즉 사회생활에서 기독교 복음전파가 적지 않은 위기를 맞고 있는데 이는우리나라에서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사회단체도 있고 기독교 이념을 가지고 창업된 회사도 있다.
그 중에 이랜드 그룹이 독특한 기업 문화로 다시 한 번 주목 받고 있다. 왜냐하면 기독교 이념 아래 세워진 회사답게 기독교적인 활동을 강요하는 경우가 왕왕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랜드 측은 강제적인 내용이 아니라고 밝히고 있지만 타 종교인들에게는 무시할 수 없는 일이라는 것이다.
매주 월요일 이랜드 계열 회사들은 아침부터 분주하다. 부서별로 진행되는 월요 모임이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랜드 그룹에서만 볼 수 있는 이 행사에서 한 시간 동안 찬양 예배를 드린다. 150여 명의 부원들은 1층 지정된 장소에 모인다. 외부에서 별도로 초청해 온 찬양 팀은 직원들에게 성경 구절을 들려준다. 문제는 월요 모임이 반강제적 성격을 띠고 있느냐하는 것이다.
모임에 빠지기 위해서는 부서장에게 메일을 보내야 한다. 피치 못할 사정을 제외하고는 전원 참석을 원칙으로 한다. 예배 시간동안 직원들 대부분은 조용히 기도한다. 하지만 비기독교인들은 이 시간에 휴대전화로 뉴스를 보거나 옆 직원과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낸다.
어떤 사람은 지방에 파견 근무를 나갔는데 예배를 위해 신촌 본사로 매주 월요일마다 출근해야 했다. 이런 현상이 3~4개월 정도 지속됐다고 한다. 이후 비효율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부서원들 모두 회사에 얘기해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월요 모임은 빠질 수도 있지만 분위기가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특히 신입 사원들은 더 많은 기독교 교육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3주간 진행되는 신입 사원 교육에서 하루 1~2시간씩 성경구절과 교육을 받는다. 또한 기독교인이 아니면 승진에 지장이 있다는 의식도 직원들 사이에 팽배하다고 한다. 실제로 이랜드는 승진 시험에 신앙적 내용을 포함하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20대 후반의 이랜드 직원은 “대리 과장까지는 비 그리스도인들도 많이 있다. 하지만 임원 승진을 위해서는 기독교가 어느 정도 작용하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이랜드의 독특한 기업 문화는 창립 이래 지속돼 온 이랜드만의 고유 색채로 자리 잡았다. 1980년 잉글런드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이랜드는 기독교 이념아래 세워진 회사다. 이랜드 그룹의 총수인 박성수 회장을 중심으로 기독교인들이 기독교 선교 기업을 모토로 창립했다. 이랜드는 초창기 대부분 기독교인으로 구성돼 종교적 색채가 강했다. 하지만 1990년대 들어 비 기독교인들의 비중이 높아졌다.
또한 이랜드는 지속적인 M&A를 통해 기업의 몸집이 커졌다. 외부에서 영입한 경력직 사원들도 많아졌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랜드가 달라진 회사 환경과 달리, 초창기의 종교적 색채를 아직까지 너무 진하게 나타내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기 시작하고 있다. 실제로 비 기독교인들은 회사에 다니며 적지 않은 스트레스를 받기도 한다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기독교인이 아닌 직원들에 대해서는 교회에 다니라고 끊임없이 강요를 당하고 있다고 실토를 했다. 물론 회사에 들어가기 전 기독교에 거부감이 없어야 한다는 내용에 동의했지만 기독교인이 아니면 오래 회사에 다니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랜드 관계자는 “이랜드가 기독교 기업으로 외부에 비치고 있지만 실제로 그렇지 않다.
월요 모임도 종교적 느낌이 강하지 않다. 회의에 앞서 직원들 생일이나 진급을 축하하는 자리가 되거나 전달 사항을 고지하는 자리”라고 설명하고 있다. 또한 이랜드는 기독교적인 색채라고 하지만 이랜드는 타 회사와 달리 가족적인 분위기가 있다. 술 문화도 없고, 금연도 강조하고 있어 여성 사원들에게 인기가 많은 곳이다. 직원들에게 여타의 종교적인 행사를 강요하지 않는다.
그러나 송년 페스티벌도 끝나고 나면 직원들끼리 유대감이 생겨 긍정적인 효과를 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러 가지 오해도 있지만 강요보다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여 회사와 사회에 기독교 문화를 바르게 인식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