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을 가르는 자명종 소리에
황급히 홰를 치는
뒷마당 암탉들
새벽미명에 무릎 꿇었던
그 분처럼
영혼의 빗장을 열고
차디찬 바닥에 무릎 꿇는다
군중이 던진 돌팔매에
멍이 든 그분은
따스한 눈빛으로 그들을 응시하셨지
자녀들에게도
외면당한 그분은
아무도 눈길 맞추지 않던
삭개오 친구가 되어주셨지
로마 군병의 채찍에
피를 흘린 그분은
침상에서 울고 있는 내게
시험지 정답을 적어주셨지
삼 일만에 부활하신
그분처럼
삶의 끝자락에서
새날이 성큼 다가왔다
가녀린 두 팔을 쭉 뻗어
그분의 온기를 전하는
한 날을 달려보리라
시인은 영통영락교회 담임목사로 섬긴다.
『상록수 문학』으로 등단, 기독교한국침례회 총회장을 역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