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은 곳을 높이려고 떠받들고 있나?
발길 닿지 않는 슬픔의 지대
잡풀 틈새에 각시붓꽃 한 무더기 피었다
꽃아, 사랑하는 꽃아
천사의 미소라고 말해도 좋을까?
이 크나큰 시제가 뜻하는 높이까지
영원의 섭리를 증명해 보이고 싶은 산책길
연보랏빛 은총이 메마른 땅에 한없이 내린다
누가 자꾸 들여다보는가 말갛게 씻긴 그 미소
마음의 평화와 안식
텅 빈 충만이 궁상맞게 피어있는 곳
낯선 오늘을 맞이하고
낯익은 오늘을 보낼지라도
참 정겹고 잔잔한 그리움과 마주친 날
아름다움으로 당신에게까지 받들어 올려지기를
시인은 1998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새들은 난간에 기대 산다> 외 다수를 지었다. 도서출판 굿글로벌 대표로, 서울 시인의 집을 가꾸며 詩대궁을 올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