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교단 총회(총회장 유영식 목사)는 올 해 2월 21일을 ‘총회주일’로 섬겨 줄 것을 전국의 침례교회에 요청하고 나섰다. 총회는 전국의 3000여 침례교회가 다음달 21일 주일 예배 때 총회를 위해 함께 기도하고 총회헌금을 드리는 총회주일로 지켜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교단은 해마다 보통 2월 한 달 동안 한 주를 선정해 총회주일로 섬겨줄 것을 전국의 침례교회에 요청해 왔다. 전국의 침례교회는 총회주일을 지키며 협동총회의 종잣돈이 될 총회헌금에 십시일반으로 동참해 오고 있다.
우리교단 총회는 헌금 목표액도 정하지 않은 채, 특별히 올해 총회주일헌금은 전액 우리의 동포인 북한 어린이 돕기 선교후원으로 사용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전국의 침례교회가 정치적으로나 재정적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시기에 ‘북한 어린이 돕기’에 총회주일 헌금을 전액 사용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총회가 내놓은 북한선교 후원 계획과 관련해 모금을 위한 참신성은 돋보일지 몰라도 현실성이 결여됐다는 지적에 더 귀 기울일 필요가 있다.
북녘 어린이 돕기 외에도 개척교회나 농어촌교회 지원, 은퇴 목회자나 어려운 목회자 자녀를 위한 장학금 등에 헌금을 지원하는 것도 한 번 더 고민해 보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여기에 침례신학교 등을 비롯해 총회 산하 각 주요기관들도 예외 없이 한 해에 한 달을 정해놓고 ‘기관주일’로 지키면서 부족한 사업예산을 모금하고 있어, ‘총회 주일’로 전국교회의 관심과 협력을 이끌어 낸다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총회는 협동비 납부를 위한 협력이 다른 해보다 기대 이상이라며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반기고 있다. 이는 전국교회들이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침례교회의 연합과 협력의 정신을 실천하는 것 같아 보기에도 참 좋다. 총회는 함께 협력할 수 있는 교단 산하기관들이 존재한다는 것을 한시라도 잊어서는 안 될 것이다.
다시 말해 총회는 교단에 처한 상황이나 현실도 중요하지만 모두가 교단의 부흥과 성장이라는 대의명분아래 대승적인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오는 2월 총회주일을 계기로 총회와 산하 모든 기관들이 더불어 발전하도록 많은 기도와 함께, 총회와 기관, 그리고 지방회와 개교회가 힘을 모아 협력의 정신을 더욱더 실천하기를 바랄 뿐이다.
대개의 경우 총회주일 헌금은 총회 행정유지비로 사용하지 않고 순수하게 총회사업과 협동총회의 실현을 위해 사용하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지방회와 개 교회를 지원하는 재정으로 분류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총회주일 헌금이 매 회기마다 넉넉할 만큼 들어왔다는 소리를 들어본 적이 없다.
이처럼 총회헌금이 잘 들어오지 못한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총회에 대한 전국교회의 관심 부족이라고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전국의 개 교회들마다 재정상황이 여유롭지 않은데다 총회 협동비에 총회주일 헌금까지 납부해야 하는 부담감은 결코 작다고 볼 수 없을 것이다. 전국의 침례교회는 총회가 개 교회에 요구하는 것들은 많은데 총회가 개 교회를 위해 실질적으로 어떤 기여와 도움을 줬는지 반문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는 총회에 대한 전국교회의 관심과 참여가 부족할 뿐 아니라 총회헌금의 사용처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경우가 많다는데 동의한다. 우리는 총회 또한 투명성을 강조하고자 노력해 왔으나 전국교회를 설득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어쨌든, ‘총회주일’예배를 통해 전국의 침례교회 모든 성도가 ‘기독교한국침례회’의 자랑스러운 일원이라는 정체성을 가지면 바랄나위 없겠다. 전국교회는 총회가 협동사업을 잘할 수 있도록 총회주일을 적극 지원해 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