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를 양육하는 것이 처음부터 쉬운 사람이 있을까? 의문이다. 혹 그렇다고 대답하는 이가 있다면 축복 중에 큰 축복을 받았다고 진심으로 질투하고 싶다. 태아부터 잘 키우고자 태교라는 이름으로 각종 양육서가 넘쳐나는 요즘, 정답을 찾고자 각종 정보를 뒤지는 부모들 가운데 나 역시 배짱 튕기며 물러날 수 없는 존재임을 고백한다.그리하여 다양한 방법론을 쫓아 아이도 나도 헷갈릴 만큼 돌고 돌았던 기억이 난다.
남은 건 서로에 대한 몰이해와 상처 뿐.
이 책은 누구나 겪게 되는 성장과정 가운데 부모와 자녀의 코칭(coaching)지도서이다.
작가는 아이의 사춘기가 끝나지 않는 이유는 ‘부모가 잘못했다’고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한다.
‘나는 너와 다르게 잘 살았다. 실패하지 않았다 죄인이 아니다’라고 말로 몸으로 아이에게 웅변했기 때문이다. 부모가 ‘내가 죄인이다 잘못 살았다 잘못했다’고 말하면 아이는 그때부터 부모를 이해하기 시작한다. 부모의 진솔한 모습을 보는 순간 자기 나이에 적합한 생각을 하기 시작한 것이다.
부모의 진솔한 모습 보여주기란 즉 부모도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깨닫고 있어야 한다는 것. 이 책은 △분노 △불안 △우울 △중독 즉 사춘기 청소년에게만 한정적인 감정이 아닌 모든 인간에게서 나올 수 있는 네 가지 문제감정을 다루고 있다. 또한 자녀들의 열망에 대해 첫째 일에서 가치를 느끼고 싶은 열망, 둘째는 부모와 친구들과의 관계에서 안전감과 친밀감을 느끼고 싶은 열망, 셋째는 취미나 놀이를 통해 즐거움을 느끼고 싶은 열망이라고 소개한다.
이 책은 문제감정을 가지고 작가에게도 피할 수 없었던 부모와의 관계, 그녀의 자녀와의 관계의 갈등과 회복을 나누고 있다. 결국 부모도 문제감정에서라도 벗어날 수 없다고 고백할 것이다. 다만 부모는 세월로 인해 무뎌지고 감추고 단단하게 포장되어 있을 수 있다. 어쩌면 너무 솔직할 수 있는 사춘기가 부러울 뿐이다. 어른이라는 닉네임 때문에 가려지고 의식도 못하고 행해지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녀를 통해 자신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떠올리며 잠시 작가의 대안을 들어보자.
△분노는 욕구좌절이다. 누구든 자신의 문제를 해결하고 성장하는 과정에서 적극적인 기쁨을 느끼고 싶어 한다. 세상 살면서 분노를 느낄 때, 수만은 상실과 결핍을 대면할 때, 하나님을 향해 눈을 들 때, 가난한 맘으로 그 분에게 통곡할 때 구원받은 자녀로서 누릴 수 있는 화평을 누리게 된다.
△불안은 부모의 불안이 자녀의 불안을 낳는다. 불안하지 않기 위해 통제와 회피 등의 장애를 갖는다.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은 하나님의 ‘사랑’이며 곧 부모는 자녀에게 안전한 삶의 터전과 든든한 지원자로 이어진다.
△우울은 분노와 원인이 같다. 누군가 한 사람이 자신의 절망감을 알아주고 이해하며 함께 희망을 찾아 줄 수 있다면 청소년들은 삶의 끈을 놓지 않을 것이다. 하나님 아버지의 무조건적인 사랑을 받고 변하지 않을 사람은 없다.
△중독은 무언가에 의존하는 상태이다. 중독을 제어할 수 있는 절제는 인생의 공허함을 하나님으로 채운 사람만이 가질 수 있다. 우리의 공허함을 하나님이 채우실 때 인생목표는 하나님의 나라를 향할 수 있다. 작가는 덧붙여 아이들이 공부를 못하는 이유 중 하나로 부모가 자녀 앞에서 싸우면 아이는 부모가 싸우는 원인이 자기에게 있다고 생각하기 쉽다는 것. 부부 싸움에 책임을 느낀 아이는 공부에 집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부부싸움을 하고 자녀에게 화풀이를 하는 부모가 있는데, 이 경우 최악으로 아이는 부모가 내뱉은 말대로 살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안타까워했다. ‘비난이 아이의 인생을 그런 모습으로 고착시킬 수 있다. 어린 아이들에게 부모는 절대적인 존재이기 때문이다.’
아이의 문제감정에서 성적까지 이 모든 것이 바로 부모라는 이름으로 시작과 마무리가 연결된다고 믿어진다면 다음과 같이 실천해보자. 부모인 우리가 주안에서 다시 회복하자!
/ 이한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