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8일 오후 2시 대전광역시 유성구에 위치한 선지동산에서 우리교단 신학생들의 학위수여식이 열렸다. 우리교단은 이번 2015학년도 학위수여식에서 500여명 정도가 졸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별히 대학과정 4년과 신학대학원 과정 3년을 마치고 선지동산을 떠나는 졸업생들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 보다 가볍지만은 않아 보였다.
이는 한국교회가 성장의 침체와 맞물린 데다 최근 목회자의 자질 논란 등이 불거져 목회자 후보생들의 사역지가 ‘바늘구멍’처럼 좁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로 인해 많은 학부 졸업생들이 대학원 진학이나 유학, 그리고 해외선교사나 기관 목회 등 다양하게 진로를 모색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신학교’를 ‘선지학교’, ‘선지동산’, ‘신학생’을 ‘선지생도’ 등으로 보통 부른다. 여기서 ‘선지자’는 구약시대에 하나님께서 자신의 뜻을 선포하고 수행하기 위해 세운 직분을 말한다. 그래서 선지자는 환상과 계시를 통해 하나님의 뜻을 보고 그것을 백성에게 그대로 선포했다. 그 시대 벧엘과 여리고는 ‘선지학교’와 ‘선지생도’로 흥왕했다(왕하 2:3; 5:22; 6:1). 신약시대는 이런 선지자의 기능이 사라진 것으로 보는 것이 일반적이다.
대신 하나님은 목사(교회)를 통해 복음을 선포하고 주의 백성의 신앙을 지도하며 양육하고 위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선지동산을 졸업하는 학생들은 대다수가 험난한 십자가의 길이 예배해 있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닐 것이다. 1970~80년대 선배들이 다니는 시절에는 ‘신학생 한 명이 최소한 교회 하나’라고 자부심 강하게 말할 때가 있었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1970~80년대 한국교회의 폭발적 성장기에 고무된 시절, 신학교는 신학 졸업생을, 교단은 목회자를 생산하면 할수록 그만큼 교회는 성장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이었는데 그 후유증과 부작용이 지금 나타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또한 “한국 기독교계에서 목회자 공급이 수요를 최소한 두 배 이상 넘어서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따라서 이전의 한국교회가 지속적으로 성장하던 때와는 다른 계획과 정신을 가지고 개척 목회에 임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제는 신학교를 졸업해도 갈 데가 마땅한 곳이 별로 않다. 그래서인지 일반대 학생처럼 할 수 있다면 졸업을 미루고 취업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다는 소문도 심심찮게 들리고 있다. ‘개척이 만능인 시대도 지났다’는 자조 섞인 이야기에 패기 없다고 무턱대고 나무랄 수만도 없는 심정이다. 목회사역지가 없어 방황하는 목회자 후보생들이 해마다 더 늘어나는 추세라고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성경적인 교단으로 알려진 우리교단의 선지동산을 떠나는 졸업생들이 무엇보다 명심했으면 하는 것이 있다. 선지동산을 떠나는 그대들이 바로 미래의 주인공이자 한국교회의 돌파구의 선구자임을 자각하는 일이다.
선지동산을 떠나는 졸업생이 먼저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기를 바란다. 더 나아가 이 땅에 떨어진 한국교회의 좋은 이미지를 다시 세우는 일에 주도적인 역할을 감당하기를 간절하게 소망해 본다. 사회는 갈수록 경쟁이 치열해지고 생활은 하루하루 편리해 지고 있지만 우리의 삶이 나아졌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는 것 같다.
치열하고 차가운 현실이 도사라는 인생의 삶 한 가운데 지쳐 있는 소시민들에게 생명수와 같은 영생의 물 한 모금을 교회와 목회자는 끊임없이 제공할 의무를 가졌다는 것을 한시라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아울러 신앙의 선진들과 교회는 선지동산을 졸업하는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실제적인 힘과 용기를 실어주기를 간절하게 기대해 본다.
우리는 긴 목회인생 여정에서 ‘졸업’은 ‘마침표’가 아닌 시작을 의미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선지동산을 떠나는 졸업생들을 진심으로 거듭 응원하고 축하하며, 새로운 목회자들의 역할에 큰 희망을 걸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