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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하나님이 반드시 심판하실 거야”

동성애 is 백상현 지음 / 미래사 / 250쪽 / 11,000원



나와는 상관없는 것? 동성애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는 대학생 때 본 장국영과 양조위의 주연한 영화를 떠올렸다. 당시 그 영화가 나의 첫 퀴어 영화였다. 장국영을 좋아했던 나는 그 영화를 보면서 남남커플도 여느 남녀커플과 비슷하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우정이 이성과의 사랑과 별 차이가 없다고 여겼다.


하지만 이 책 ‘동성애 is’를 읽고 동성애에 무지했음을 인식했을 때 무진장 부끄러웠다. 정말 생각 없이 영화를 봤고 그 영향력을 깊이 생각하지 않게 넘겼고 해석했다. 다행인지 동성애는 나랑 먼 것이라는 생각이 컸던 것 같다. 그 영화가 이 책을 읽었을 때 생각난 것처럼 별로 강렬한 인상을 남겨주진 않았다. 오히려 재미있는 건 당시 화면상의 문제일수 있지만 컴컴한 화면에서 나오는 두 주인공의 사랑의 소리는 영화제목보다 더 강했다.


이 책을 통해 난 그 두 주인공이 사랑을 했을 때의 상황을 현실적으로 확실히 알게 됐다. ‘바텀, 탑, 식성, 항문성교’, 그리고 ‘에이즈’, 이 책에서 소개하는 동성애의 사랑이다. 보통 이들에게는 들을 수 없는 이런 단어들을 가지고 만나게 될 평범한 독자에게 동성애를 소개하는 이 책은 생각보다 동성애가 우리 주변에 결코 특별하지 않고 있음을 잘 파헤쳐줬다. 과거와는 다르게 미디어는 ‘성소수자’로 옹호하기 시작했고 과거 방송금지 처분을 당했던 연예인은 과거보다 더 활발히 연예활동을 하고 있다. 늘어나는 퀴어 영화는 물론 동성애를 다룬 드라마도 공중파에서 그것도 인기 시청시간대에 방영되기도 했다.


즉 내가 원하지 않아도 양지로 나온 동성애의 관련 메시지들은 널려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다음세대 청소년들에게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있다. 청소년들은 아르바이트(알바)로 바텀(동성애자의 연애상대)을 하기도 한다고 보도된 적이 있다. 현재도 각종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동성애의 동영상과 알바 등의 소재는 더욱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고 당장은 나랑 연관은 없었겠지만 우리와 관련된 문제에서는 자유로울 수 없음을 이 책은 소개하고 있다. 이 동성애는 나와 관련 없는 문화인가, 병인가, 죄인가? 이는 심각하게 질문하고 확실히 얻어야할 답이 가지고 있음을 갖는 주제이다.


강도 만난 이웃인가? 원수인가?
호주 거리에서 만난 ‘게이 축제의 퍼레이드’를 지나치며 속으로 그들을 하나님의 이름으로 저주했고 진심으로 불쌍히 여겼다. 이해 자체가 안됐다. 그런데 멋있는 남자아닌 여자를 봤고, 여자 아닌 남자를 보면서 그 상황에서 ‘멋있다, 예쁘다’라며 혹 그들은 성을 잘못 갖고 태어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혼동이 온 거다. 겉모습을 보자 알고 있는 지식과 헷갈렸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하나님을 더 몰랐던 것 같다.


최근 필자는 ‘너도 가서 강도 만난 자들의 이웃이 되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성소수자들과 연대하고 이들의 인권을 옹호하는 모든 노력을 다하며 동성애자와 성소수자들을 호도하고 배척하는 한국교회의 움직임과 관련교단에 깊은 우려를 표하며 성소수자들이 처한 차별과 소외의 현장에 함께 서는 목회적 실천을 나설 것을 요청한다”고 성소수자 인권을 염려하는 감리교 목회자 및 평신도 모임에서의 성명서를 접했다. 같은 교단 내에서는 위의 성명서를 접한 뒤 즉시 반대 성명서도 나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이처럼 동성애의 주제는 같은 교단에서도 찬반론이 분분하다.


이 책은 대립되는 의견의 차이를 좁히는 데 많은 도움을 줄 것 같다. 동성애에 대해 객관적이고 통계적인 연구 자료를 통해 무엇보다도 설득력을 가진다. 그리고 동성애자였다가 이성애자로 돌아온-동성애자의 양심 고백문을 통해 동성애의 본질, 에이즈의 공포, 동성애자의 결핍의 소리를 들을 수 있다. 이 책은 크리스천으로서 해야 할 역할과 동성애를 향한 답을 제시하는데 충분하다.
/ 이한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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