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창호 지음 / 요단 / 303쪽 / 14,000원
대학청년부 전문사역자로 10년 넘게 사역한 추창호 목사는 현재 <모태신앙연구소> 원장이다. 추 목사는 한국교회의 미래를 어둡게 진단한다. 다음세대가 교회에 적거나 없을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예수를 성서적으로, 인격적으로 만난 경험이 없기에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 고등부, 청년 대학부로 올라갈수록 진짜 성도가 되지 못한다고 한다. 이런 안타까운 현장 경험이 ‘못해 그래도 크리스천’이란 책으로 나왔다.
침례교 목회자가 이런 귀한 책을 썼다. 먼저 읽은 독자로서 지성과 영성이 맑은, 준비된 하나님의 사람을 알게 되어 기뻤다. 추 목사 자신이 겉은 목회자 자녀인데, 속은 텅 빈 쭉정이였다고 고백하는 내용을 읽었을 때 책장을 넘기지 못했다. 교회의 언어와 문화는 잘 알고 있지만 진정 예수를 알지 못했던 경험을 고백하는 것이 과연 쉬웠을까? 자신이 왜 이런 지경에 이르렀는가! 심각한 고민, 좌절, 방황 속에 바른 예수를 성경을 치밀하게 연구하면서 만났다고 자백(?)한다. 그래서 저자와 같은 동병상련(同病相憐)의 신앙 상태를 가진 후배 ‘못해 크리스천들’에게 이 책을 대답으로 던진다고 한다.
요즘 부모세대와 자녀세대가 이사, 학업, 결혼으로 인하여 같은 교회를 다니지 않는 경우가 반이 넘는다고 한다. 500명 이상의 교회 안에 주일학교가 50명도 안되고, 중고등부가 30명도 안되며, 청년대학부가 20명도 안 모이는 곳이 적지 않다고 한다. 각종 찬양집회, 성령집회, 청소년집회도 이제는 100명 모이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일반적으로 머리가 커진 교회안의 청소년, 청년들은 이제 세상의 광(狂)적인 문화에 교회의 문화는 초라하다고 생각한다. 심지어 교회집회에서도 세상문화를 따라하듯 보여 주기 식(式) 음악, 댄스, 공연 등을 흉내 내어 따라하는 실정이다.
그나마 일 년에 한두 번 정도라도 위의 특별(?)집회에서라도 가슴이 뜨겁다. 그래서 문제이다. 매주 뜨거워야 한다. 그러나 할 수가 없다. 방법이 없는 것이다. 그래서 더욱 난관에 부딪친다. 1980~90년대 교회 중, 고등부, 청년대학부의 영광은 재현할 수 없단 말인가! 추 목사는 그 방법을 성경에서 찾으라고 제시한다. 현재 그나마 교회에 나오는, 그래서 교회의 ‘남은 자’ 젊은 세대들에게 성경을 가르쳐야 미래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더욱 이 책이 가슴을 후벼 판다. 왜 그간 이런 대안을 제시하는 사역자는 적었는가? 그리고 더욱 구체적 방법을 알려주는 사역자는 거의 없었다는 것이다.
교회안의 음악, 댄스, 집회는 잠시 뜨거울 수 있다. 그러나 더 큰 세상의 문화와 지식 앞에 움츠려 있는 그래서 답답해하는 모태크리스천들의 영적 고민에 답을 주어야 한다. 분명한 답을 주어야 한다. 그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와 문화로 답을 주어야 한다. 얕보지 말고 정직하게, 그리고 천천히, 단계를 밟아가며 매주 가르쳐야 한다. 전도사, 교사라는 권위적인 억지나 강압이 아니라 상대의 질문을 긍정적으로 받아 열린 합리적 토론과 바른 성서이해를 알려줄 때 분명한 구원의 확신과 깊은 영성이 개발된다.
밑도 끝도 없는 뜨거움만 강조하면 그 때 뿐이다. 신앙은 이벤트가 아니라 친절함과 치밀한 계획적인 다가섬이다. 제대로 된 청소년, 청년들의 질문에 대한 정답이 ‘못해 그래도 크리스천’에 있다. 세뇌가 아닌 믿음으로 변화될 것이다. 위장된 거짓 확신에서 바른 성서적 확신으로 바뀔 것이다. 두려움과 불안의 신앙생활이 아닌 거룩한 열정과 선교적 비전의 사람으로 다시 중생할 것이다. 한때의 감정보다 영원한 진리 앞에 감동할 것이다. CCM (현대크리스천음악)을 듣고 감정에 취하여 눈물 흘리는 젊은 신앙인들은 많다. 그러나 성경을 읽으면서 내가 죄인이라고 가슴을 치며 통회, 자복하는 눈물을 흘리는 젊은이들을 본적이 있는가? 진짜 신앙은, 바른 신앙은 둘 다가 있어야 한다. 한쪽으로 치우치면 합리적 판단을 잃어버리든지, 신비주의 신앙만 강조할 뿐이다. 어릴 적부터 바른 영성이 필요하다. 이 책은 교회의 중고등부 담당전도사, 청년대학생 담당목사, 그리고 더 중요한 교회의 중직자들이 한번 정독했으면 한다. 많은 평신도 자녀들이 영적으로 빈곤하여 구원의 확신도 분명하지 않은 채로 교회를 겉돌고 있다.
이 책은 다시금 좋은 의미로의 모태 크리스천으로 회복시킬 것이다. 엄마의 태속에서부터 신앙생활을 시작한 <모태> 크리스천들은 처음부터 은혜롭게 태어난 사람들이다. 그런데 교회교육의 현장들이 세상문화를 쫓다가, 가벼운 한 번의 화끈한 시도에 매몰되어 나이가 들면서 못해(능력 없는) 크리스천들이 되었다. 이제라도 분명한 확신과 감사의 모태크리스천으로 다시금 태어나야 한다. 영적방황은 나쁜 것이 아니다. 그러나 지속될 때 심각한 병적인 문제로 발전한다. 젊은 날 영적 방황을 심하게 하여 교회를 비판하거나 핍박하고 교회를 떠났다가 말씀을 듣고, 깨닫고 회개하여 하나님의 은혜와 진리대로 살아간 기독교 역사의 산증인이요 교회의 거성이 된 바울, 어거스틴, 루터, 루이스가 생각난다. ‘못해 그래도 크리스천’을 교회의 청년, 청소년들에게 선물하라! 지성과 영성을 겸비하여 미래의 한국 사회와 교회를 부흥시킬 신앙의 영웅호걸들을 기대하여 본다.
/ 조성배 목사 반석중앙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