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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먹먹하다

김근중 목사 늘푸른교회

 #배를 버린 선장 

세월호 사건은 천재라기보다는 인재였다. 사람이 만든 재난이라는 것이다. 다른 잘못은 모두 제쳐두고라도 배의 선장과 일부 선원들이 승객들을 남겨두고 제일 먼저 배를 탈출했다는 사실이 국민들을 경악하게 했다. 44개의 구명정은 장식품이 되었고, “선실 안에서 자리를 지키라는 안내방송은 피해를 더 크게 키웠다. 리더십이 침몰하면 배도, 사회도, 교회도 순식간에 침몰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너무나 뼈아프고 슬픈 사건이었다.

 

#국민을 버린 대통령

사실 이런 일이 이번에 처음은 아니다. 1950년 북한의 남침이 일어났을 때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었던 이승만 장로는 서울 시민을 통째로 남겨두고 먼저 수도를 탈출했다. 그 때도 세월호와 아주 비슷한 안내방송이 있었다. 우리 국군이 서울을 잘 방어하고 있으니 안심하라고 하고는 자신은 먼저 부산으로 도망쳤다. 그 때문에 일어난 비극은 이루 말로써 다 표현하기 힘들다. 무고한 수많은 시민들이 죽거나 고통을 받았고 나중에 북한으로 끌려간 인사들의 생사는 지금까지도 알 수 없다.

 

단 한사람 때문에

필자가 말하고 싶은 것은 잘못된 리더십이 얼마나 큰 재난인지를 각성해야 한다는 것이다. 구약 이스라엘 역사를 보아도 자명하다. 선한 왕을 세우면 나라가 평안했고, 악한 왕이 들어서면 온 백성이 고통을 받았다. 단 한사람 때문에 나라 전체가 휘청거리며 백성들은 고통스러워했다.

교회도 예외는 아니다. 수십 년 동안 사회의 존중을 받으며 건강하게 사역하던 멀쩡한 교회도 목사 청빙 한번 잘못해서 졸지에 무너지고 있다. 이것은 배를 버린 선장의 리더십이 얼마나 위험하고 무서운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하는 짓들을 보면

교회만이 세상을 이기고 교회만이 세상에 희망이다. 교회는 세상에 구원의 방주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런데 이 방주가 먼저 침수하고 있는 것이다. 더 한심스러운 것은 저 혼자 가라앉는 것이 아니라 승객을 잔뜩 태우고 함께 가라앉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는 한다는 소리가 이 방주에 그대로 곱게 앉아 있으면 반드시 구원이 있다고 목청 높여 떠들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선장과 선원들이 하는 짓을 보면 더욱 가관이다. 지금 배는 밑창에 구멍이 뚫려 새고 있는데 밤낮 그 좁은 배 안에서 남들보다. 조금이라도 더 잘 입고, 더 먹고, 더 갖겠다고 몸부림을 치고 있다. 입으로는 무릎 꿇음, 섬김, 내려놓음, 나눔과 봉사를 말하지만 선한 의도와 달리 대체로 위선적으로 비춰진다. 말로만 반복하다보니 불신이 쌓였다. 무엇보다 가장 자주 진실을 말하지만 진정성은 없다. 교회 밖의 시선으로 볼 때 예수 없는 예수교회는 절망의 배경이다. 그래서 침몰한다.

 

리더가 죽어야 리더가 산다.

노아 시대엔 그나마 의로운 선장이 있었고 튼튼한 방주라도 있었지만 지금 우린 정말 어찌해야 하나, 배는 밑바닥부터 부실하고, 술 취한 선장은 탐욕스럽고, 그리고 선원들은 너무 무지하다.

그 해답은 죽음에 있다. 선장이 먼저 죽어야 승객들이 산다. 지도자가 죽어야 만 나라가 산다. 목사가 죽어야 교회가 살 수 있는데 선장이 자기만 살려고 하고 제 젖은 돈만 챙기면 승객들은 다 죽는다.

모세는 가나안을 앞에 두고 기꺼이 죽는다. 이사야도 백성을 위해 바른 말을 하다가 죽었고, 요나도 자신을 바다에 던졌다. 예루살렘성을 보고 눈물을 흘리시던 예수님도 그 양들을 위해 고난의 십자가를 지고 죽으셨다. 죽어야 사는 여자. 그 이름이 교회인데. 배를 버린 선장을 보고 있으려니 가슴이 먹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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