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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영혼의 소중함으로 나아갑니다

해외선교회 비크럼-박예진 선교사(네팔)

안녕하세요. 행복한 선교사 비크럼, 박예진입니다. 이곳은 찬 공기가 차츰 따뜻하게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해가 쨍쨍 내리쬐는 날엔 봄이 오는 기쁨을 한껏 만끽하기도 합니다. 한국의 공기도 점점 따뜻해지고 있겠지요. 겨울이 추울수록 봄을 기다리고 반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희의 생활

212일에 포카라로 집을 이사했습니다. 포카라는 저희가 살던 너우다라에서 22km떨어진 곳 입니다. 포카라는 해발 800m높이에 위치한 도시이고 너우다라는 해발 1,500m에 위치한 산동네입니다. 겨울에 너우다라는 많이 춥습니다. 여러겹 옷을 입어도 햇살이 거의 들지 않는 방 안은 항상 차갑고 난방도 없어, 세 달의 겨울을 지내고 나니 저희의 몸에 이전같지 않은 증상들이 나타났습니다.

저는 9일 동안 열이 올랐다 내렸다를 반복했고, 비크럼 선교사는 기침과 코막힘과 고열과 두통을 번갈아가며 10일이상 앓았습니다. 따뜻한 포카라로 이사를 하고 이틀 후에 저는 몸이 나아 건강해졌고 비크럼 선교사도 많이 좋아졌지만 아직 회복중입니다.

기침이 끊이지 않아 병원을 찾아가 엑스레이를 찍어보니 폐에 염증이 생겨 약을 먹으면 나을거라 하여 약을 복용중입니다. 비크럼 선교사의 건강이 회복되어 가벼운 몸과 마음으로 사역하도록 기도 부탁드립니다. 포카라와 저희 교회를 다니는 버스는 거의 승객들을 만차로 태우고 다닙니다. 아직 기름이 원활히 공급되지 않아 버스 수가 적어서 그렇다고 합니다. 버스에 사람들이 불럭처럼 끼어 타면 아무것도 잡지 않고도 구불구불 산길을 내려올 수 있습니다.


오후 5시쯤에 교회에서 포카라로 가는 버스를 타면 대부분 만차입니다. 버스가 어느 정도 달리다보면 해가 져서 캄캄하고 버스 안에는 불빛이 없어서 옆 사람 얼굴도 안 보일만큼 어둡습니다. 가끔 버스가 이유 없이 몇 분을 정차하기도 하는데, 산길을 달리던 버스가 갑자기 서서 움직이지 않으면 사람들이 이곳저곳에서 휘파람을 붑니다.

버스 안을 돌아다니며 차비를 걷는 사람이 운전사에게 출발하라는 신호로 부는 휘파람소리를 흉내 내는 것입니다. 그리고도 버스가 출발하지 않으면 버스 안이 이런 저런 목소리로 소란스러워집니다. 네팔말을 알아듣는 요즘은 그런 풍경에 웃음이 납니다.

앞에 있는 사람아 비닐봉지 좀 전달해 주세요.(멀미때문에 구토가 나오려할 때 이렇게 얘기합니다.)”, “왜 버스에 음악이 없냐, 음악 큐!”, “버스가 소변보냐”, “이 버스는 왜 안 움직이냐?”

버스 안에 사람들은 가득 끼어있어 움직일 수 없고 캄캄해서 아무것도 안보이는데 어둠속에서 목소리만 들리니 얼마나 웃긴지 모릅니다. 승객들도 웃긴지 한참을 깔깔대고 웃다가 버스가 출발하면 다시 조용해집니다.

 

어린이사역

저희가 집을 이사하고 난 후에는 일주일에 네 번 어린이 방과후 수업에 다녀오고 있습니다. 저의 재봉틀 수업이 있는 월, , 금요일은 너우다라에 갔다가 어린이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포카라로 돌아오는 버스나 택시를 구하지 못하기 때문에 제 수업이 없는 주 4일을 가고 있습니다.

저희가 가지 못하는 월, , 금요일에는 학년이 가장 높은 세 학생에게 출석을 기록하게하고 저학년의 질문에 답을 해주도록 책임을 주었습니다. 매주 토요일(네팔에선 토요일이 한국의 일요일같이 여겨집니다.)에는 예배 후에 아이들에게 세계에 대해 이야기해주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아이들이 네팔의 수도인 카트만두를 가보지 못했고 몇몇 아이들은 동네조차 벗어나보지 못했습니다. 그런 아이들에게 간접적으로나마 더 넓은 세계를 소개해주고자 지난 주 부터 시작했습니다.

첫 시간에는 세계지도를 펼쳐 보여주면서 아시아에 대해, 네팔의 주변 국가들에 대해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앞으로는 각 대륙의 특징과 대륙마다 어떤 나라가 있는지, 어떤 문화가 있는지를 이야기 해주려합니다. 어린이들을 위한 목적헌금이 들어와서 아이들에게 필요한 학용품과 책가방과 양말 등을 구입하고 남은 재정으로 구급약통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너우다라에 사는 아이들은 (특히 여자아이들) 어린데도 집안 살림을 도맡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빨래와 청소, 요리와 설거지(새카맣게 탄 냄비를 철수세미로 밀어가며 하는 설거지), 불피우기, 염소에게 먹일 풀 베러가기, 수확기에는 부모님을 따라 논이나 밭에 가 하루 종일일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서인지 아이들의 얼굴이나 손에는 칼에 베이거나 화상입은 상처들이 많습니다. 구급약통을 만들어주니 아이들이 다가와서 안티! 저 여기 칼에 베였어요.”, “저는 여기 두 손가락이 불에 대었어요.”, “저는 목이 아파요.”라며 상처들을 보여주었습니다. 목이 아픈 아이에게는 스트랩씰을 주고, 상처가 난 아이들에게는 약을 발라주고 대일밴드를 붙혀 주고 집에 가서 또 필요하면 쓰라고 여유분으로 더 주었습니다. 아이들이 자기들만의 구급약통이 생긴 것을 무척 좋아했습니다.

 

교회사역

2월은 이사가 많은 한 달이었습니다. 성도 한 가정이 너우다라 동네 안에서 집을 이사했고, 저희도 포카라로 이사했고, 전도사님이 3개월 간 외부사역을 가셨고, 한 성도는 운영하는 식당을 이사했습니다.

너우다라교회는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 반에 장년과 어린이들이 함께 모여 예배를 시작합니다.

다함께 찬양하고, 시편 한 장을 읽고, 헌금시간을 갖고, 광고를 들은 후에 어린이들은 옥상으로 올라가고 장년예배는 계속 본당에서 드려집니다. 장년예배 설교는 비크럼 선교사가, 어린이 설교는 제가 하거나 성경을 읽는 시간으로 갖습니다. 아이들이 예수님의 사역과 죽으심과 다시사심에 대해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아이들과 함께 요한복음을 읽고 있습니다.


제가 네팔리로 설교를 하는 주간에는 미리 준비를 합니다. 한국어로 설교원고를 먼저 쓰고 그것을 비크럼 선교사에게 영어로 읽어주면 비크럼 선교사는 네팔어로 통역해줍니다. 비크럼 선교사가 통역해 준 문장을 저는 다시 한글로 써서 여러 번 읽으며 연습합니다. 그리고 설교시간에는 아이들 앞에서 원고를 봐가며 네팔어로 설교를 합니다. 제가 네팔어를 못해서 아쉽지만 또 한편으로는 네팔어가 모국어인 비크럼 선교사가 항상 도움을 주니 얼마나 감사한지 모릅니다.


홀로 세 딸(로미 12, 루빠10, 레디아6)을 기르는 여성도가 있는데 저희교회 성도들 중에는 경제적으로 가장 어렵게 지내는 가정입니다. 저희가 포카라로 이사를 하고 첫 주에 예배드리러 너우다라에 올라갔을 때 그 성도가 저희를 위해 점심도시락을 준비해주셨습니다. 예배를 마치고 집에서 도시락을 가져오신다고 가셔서 도시락(둥근모양 3단으로 되어 있고 고리를 구멍에 넣어 잠그는 방식의 네팔 전통 스텐제질 도시락)을 들고 오시다가 길에서 고리가 풀려 도시락이 엎어졌습니다.


제가 그 성도의 딸들과 스무 걸음쯤 뒤에서 걸어가고 있었는데 뭔가가 땅에 흐트러진 것을 보고 달려가보니 도시락이 엎어져서 밥과 반찬은 이미 다 엎질러졌고 성도의 눈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있었습니다. 그리고 아이고 이걸 어떡하나, 배고플텐데.”하며 어쩌질 못하고 계셨습니다. 반찬을 보니 닭고기로 요리한 것이었습니다. 고기를 구하기 쉽지 않았을텐데 저희를 위해 닭고기요리를 해주신 것입니다.

저는 어떻게 위로해드릴지 몰라 언니 이거 제가 다 먹은 거에요. 언니가 사랑으로 싸주신 도시락에 배불러요. 진짜얘기했지만 제 눈에도 눈물이 고였습니다. 이렇게까지 저희를 생각해주시고, 사랑해주시고, 챙겨주시는 마음에 큰 감동을 해서였습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집에서 키우는 닭중에 알을 낳는 유일한 닭을 잡아 요리를 하신 것이었습니다. 비크럼 선교사도 가서 도시락을 준비해주셔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고 교회로 돌아왔고 시간이 되어 저희는 어린이 방과후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저희가 수업을 마치고 내려와 집에 가려고 하는데 그 성도의 남동생(교회성도)이 오셔서 밥을 먹고 가라며 저희를 붙잡았습니다. 저희는 해가 떨어지면 버스가 끊겨서 지금 가야할 것 같아요.”했고 그분은 밥을 다 떠 놨으니 먹고 가야한다고 하셨습니다. 가서 밥을 보니 또다시 닭요리가 반찬으로 올라와 있었습니다. 궁금해서 여쭤보니 좀 전에 닭 한마리를 잡았다고 하셨습니다. 누나의 도시락이 엎어졌다는 사실을 알고는 자신의 집에서 키우는 닭을 잡아 다시 요리를 하신 것입니다. 성도들의 마음에 감사와 감동을 크게 한 날이었습니다.


그 이후에도 매주 토요일 예배를 드리고 나면 성도들과 성도가 아닌 분들도 저희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십니다. 지난주는 교회에 나오는 9살 루빠가 로티를 구워 감자요리와 함께 갖다주었고, 방과후 수업을 참석하지만 아직 교회는 오지 않는 아이(전도대상자) 썸자나와 그 두 언니가 저희를 위해 따뜻한 밥과 치킨커리를 요리해 갖다 주었습니다. 토요일마다 성도들과 이웃들이 주시는 사랑에 배가 부릅니다.

 

재봉틀수업

너우다라교회 여성도 한분과(도시락 싸주셨던 분) 그 딸 12세 로미에게 재봉틀 기술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제가 처음 재봉틀기술을 배우게 된 계기가 너우다라교회에 필요한 여성도들에게 알려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이제 어느 정도 배운 것 같아 제가 익힌 기술을 가르쳐드리고 있습니다. 아직 직선으로 재봉하는 것도 어려워하지만 뭔가를 배운다는 것에 신나고 좋다고 하십니다.


저희는 포카라로 이사하고 난 후 매일매일 씻는 기쁨을 누리고 있습니다. 따뜻한 물에 몸을 씻을 수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 너우다라에서 포카라로 이사한 당일, 한 달만에 따뜻한 물로 몸을 씻으며 얼마나 감격했는지 모릅니다. 쏟아지는 따뜻한 물줄기를 맞으며 한참을 서 있었습니다. 오랫동안 얼은 몸이 사르르 녹는 것 같은 기분이 들면서 행복해했던 걸 잊을 수가 없습니다. 네팔에 살면서 한국에서 당연하게 여기고, 사소하다고 느꼈던 것들이 큰 감사제목인 것을 알게 됩니다.


추운 한국에도 겨울이 가고 따뜻한 봄이 서서히 찾아오고 있겠지요. 항상 몸과 마음 건강하시고 주 안에서 평안하시기를 소망합니다. 기억해주시고 기도해주시고 후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저희도 이곳에서 한국과 교회와 선교사님들과 저희를 위해 기도해주시는 분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사랑하고 축복합니다!

 

기도제목입니다.

1. 비크럼 선교사의 건강이 완쾌되기를 위하여

2. 너우다라교회가 주님안에 더욱 하나되고 연합하도록

3. 어린이들을 지도하고 재봉틀수업을 할 때 지혜롭게 가르치도록

4. 아이들이 말씀을 듣고 성경을 읽을 때 예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가득 생기기를

5. (비크럼 선교사는 건강상 주 4회 너우다라에 가기가 어렵습니다.) 어린이 방과후 수업을 위해 혼자 너우다라에 다녀오는 박예진선교사의 안전을 위하여

후원문의) 침례교 해외선교회 02-2619-2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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