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토퍼 위안 ·안젤라 위안 / 이주만 역/ 코리아닷컴 / 320쪽 / 13,000원
위안 가족은 중국인이며 미국으로 이민해 치과의사로서 부족함 없는 삶을 살고 있었다.
적어도 차남이 졸업을 1년 앞둔 어느 날까지. 안젤라와 그녀의 남편 레온의 둘째 아들인 크리스토퍼가 가족에게-안젤라와 레온- ‘커밍아웃’을 한다. 자기고백 전까지 크리스토퍼는 아버지처럼 치과의사의 길을 꿈꾸며 치의학전문대학원을 다니는 전도유망한 청년이었다.
이 책은 크리스토퍼의 커밍아웃 첫날부터 이후의 안젤라와 크리스토퍼의 삶을 기록하고 있다. 자녀가 ‘게이’임을 알게 된 안젤라는 그 동안 막연했던 두려움의 이유를 알았다. 크리스토퍼는 십대에 30대의 남성과 성관계를 맺은 적이 있었다. 그 사건과 관련, 안젤라는 크리스토퍼를 피해자라고만 생각하고 30대 남성을 법의 심판대에 올려놓고 싶어 했지만 끔찍하게 여기는 아들의 사생활을 공개할 수 없었다. 이때부터 안젤라는 몹시 수치스럽고 불안감을 가졌다.
이후 십년이 지나지 않아 안젤라는 크리스토퍼에게 자신이 게이임을 인정하는 말을 듣게 된 것. 크리스토퍼는 곧바로 가족을 떠나 머물고 있는 학교로 돌아갔다. 안젤라는 이후 자살을 결심한다. 남편과의 불화도 시댁과의 갈등도 자녀 때문에 참아오며 견뎌온 세월이었기에 안젤라가 받은 충격과 좌절감은 상상을 뛰어 넘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아들을 보기로 결심한다.
집으로 가는 길에 “다른 어떤 피조물이라도 우리를 우리 주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하나님의 사랑에서 끊을 수 없으리라(롬8:39)”라는 말씀을 보게 된다. 어쩌면 평범할 수도 있는 이 말씀은 그녀의 주위에 예전부터 있었지만 ‘때’(카이로스)가 중요함을 배운다. 하나님은 위안 가정의 구원사역에 처음부터 개입하고 계셨다. 안젤라는 아들에게 향하는 기차에서 하나님의 임재를 체험한다. ‘너는 내 사람이다.’ 안젤라는 “놀라거나 두려워하지 않았다. 그 목소리는 부드럽고 다정했다”고 회상했다. 안젤라는 하나님께 속한 사람임을 인정하고 그녀를 찾아오신 하나님을 받아들였다.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기대했다. 크리스토퍼는 자신이 게이임을 밝히고 세상과 부모로부터의 속박에서 일시적으로 자유 했음을 고백했다. 이제 그는 게이친구들과의 생활을 공개하고 즐기기로 마음먹는다. 어차피 부모님은 자신을 이해하지도 않을 것이고 온갖 방법으로 동성애를 방해할 것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는 그렇게 부모님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행동했다. 그는 동성애는 물론 마약에도 손을 댔다. 결국 부모님이 그토록 바라던 치의학도 그만뒀다.
크리스토퍼는 마약 공급을 하며 돈을 만졌고 나름 세상에서 성공도 했다. 이로 인해 결국 그는 경찰에 체포되고 인생의 전환점을 맞는다. 안젤라는 차근차근 하나님이 예비하신 사람들을 만나며 교제했다. 무엇보다 그녀는 기도방을 꾸며 매일 기도와 매주 일일 금식을 하며 크리스토퍼를 위해 기도의 끈을 놓지 않았다. 그 와중에 그녀의 남편 레온 또한 하나님이 만져주심을 경험했다. 대화는 오래전부터 단절됐고 서로에게 상처가 된 부부는 점차 회복하며 한 마음으로 아들을 위해 협력해 기도하는 놀라운 역사를 이뤄냈다.
이 책은 약 10년 동안 크리스토퍼와 안젤라를 향한 하나님 아버지의 이야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탕자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과 인격적인 일하심은 큰 감동으로 다가온다. 특히 크리스토퍼가 동성애자로서 에이즈환자로서 절대 무너지지 않을 것 같은 동성애와 에이즈란 병명은 하나님께로 다시 돌아가는 길에 더 이상 방해물이 되지 않았다. 수감생활을 통해 크리스토퍼는 그 곳에서 더욱 하나님의 일하심을 경험하고 성경을 통해 ‘하나님의 거룩함’을 푯대로 삼아 살 것을 깨달았다.
또 하나님께 순종함고 신실하게 살아야 함을 배웠다.
오늘 크리스토퍼의 고백의 기도가 우리의 고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중독됐던 쾌락과 섬기는 우상들, 내 성욕은 이제 더 이상 나를 지배하지 못합니다. 이제 주님 당신 한 분으로 충분합니다. 제게 필요한 것은 당신뿐입니다. 절대 이 사실을 잊지 않게 해 주시옵소서.”
/ 이한나 객원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