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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침신인’ 자부심으로 세계 속 선지동산을 꿈꿉니다

침례신학대학교 배국원 총장



새 학기를 맞이하는 침례신학대학교에 폭염이 물러나고 가을이 찾아왔다. 학교 자유관은 폭염 속에서도 방학 내내 리모델링 공사로 분주했다. 신학대학원과 목회대학원 등이 위치한 자유관은 글로벌 비전센터로 새롭게 단장되어 앞으로 기독교적인 세계관에 입각한 침례교 인재를 양성하고 다문화 사역에 대한 비전을 함께 공유하고 대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2학기 개강과 함께 글로벌 비전센터 준공 감사예배가 열린 지난 1일 배국원 총장은 본보와 가진 인터뷰를 통해 앞으로 대학의 미래와 비전을 위한 하나님의 원대한 인도하심이 있음을 힘주어 말했다. <편집자주>


◇ 그동안 총장직을 섬겨오면서 이 부분은 정말 교단과 신학교를 위해 좋은 본이 됐던 일들과 이 부분은 좀 아쉬웠기에 이런 부분들을 좀 보완했으면 하는 사업들이 있었다면.
= 그동안 많은 일들이 있었고 힘든 시간도 있었지만 지나고 나니 역시 4년이라는 시간도 너무 빨리 지나간 것 같습니다. 물론 아쉬운 일이 많겠지만 떠날 때는 말없이 가라는 말처럼 말을 아끼는 편이 좋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보람된 일을 하나 든다면 신학생입양운동을 통해 학교발전기금 조성을 시도한 것입니다. 기대 이상으로 많은 교회와 목회자께서 후원해 주셔서 정말 큰 감사를 올립니다.


교단신학교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교단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것이라고 믿고 이를 위해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3000여 교회와 100만 성도님들의 신뢰와 사랑을 받는 진정한 침례신학대학교로 우뚝 선다면 앞으로 대학사회에 닥칠 그 어떤 위기도 넉넉하게 극복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교단이 바로 우리 침례교단이고 그 유일한 교육기관이 우리 침례신학대학교라고 믿습니다.    


◇ 한국 교육계의 현안 중에 입시율이 점점 떨어지고 있다고 합니다. 응시하는 학생수의 감소는 필연적으로 앞으로 다가오는 학교 신입생 수급의 현안이 되리라 생각됩니다. 무엇보다 수도권이 아닌 지역에 위치한 신학교로서는 신학생 유치를 위한 계획을 듣고 싶습니다.
= 대학입학생 감소문제는 전국 모든 대학들이 당면한 가장 큰 문제입니다. 사실 인구감소 문제는 대학의 생존뿐만 아니라 앞으로 국가의 생존 자체가 달린 중차대한 문제입니다. 2018년부터 입학생이 급격하게 감소하리라는 예측은 난무하지만 정말 답답한 것은 이런 예측에 대한 적절한 대응책을 아무도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학생수를 늘리는 것만이 해결책인데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육부는 선제적으로 대학구조조정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런 정책이 인위적, 강제적이라고 많은 반발과 논란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솔직히 말씀드려서 저희 학교도 이 문제에 관한 특별한 비책을 가지고 있지는 못합니다. 다만 상대적으로 다른 학교들보다는 조금 더 여유있게 준비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학교가 종교지도자 양성 대학교로 인정되어 현재 혹독하게 진행되고 있는 대학구조조정 평가에서 면제되는 기회를 얻었습니다. 따라서 강제적으로 정원감축 혹은 폐교를 당하지 않고 상황에 맞추어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할 여유를 얻게 되었습니다. 정부가 우리 학부학생들에게 매년 지원하는 50억원 정도의 학생장학금도 계속 받을 수 있게 되어 큰 감사드리고 있습니다.
긴 이야기를 간단히 줄여 말씀드린다면 앞으로 닥칠 암담한 대학현실을 우리 학교가 이겨낼 방도는 두 가지로 요약된다고 봅니다. 첫째는 우리 대학교의 특성화 전략입니다.


전국 수백개 대학들 가운데 왜 굳이 침례신학대학교에 진학해야 하는지에 대한 특별한 대답을 줄 수 있어야 학생들이 우리 학교를 선택할 것입니다. 두 번째는 대학원의 활성화입니다. 특히 목회자 양성의 기초가 되는 신학대학원을 강화하여 교단에 우수한 인재를 공급하고 학교의 특성을 나타내야 합니다. 우리 학교가 행정수도인 세종시와 가장 가까운 대학이라 이에 걸맞는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습니다만 역시 서울로 진출하는 것이 우리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전략입니다. 신학대학원을 수도권에 진출시키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는 중입니다. 교단의 지속적인 관심과 뜨거운 기도를 부탁드립니다.       


◇ 양질의 교육 채용과 함께 학교 복지 확충(장학제도 등)에 학교가 관심을 가지고 여러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경쟁력 있는 대학이 되기 위해, 또한 교단 유일의 신학 교육 기관으로 커리큘럼 보완에 대한 방안과 계획에 대해 듣고 싶습니다.
= 지난 수년간 정부의 반값 등록금 정책으로 인해 우리 학교 학생들이 많은 혜택을 입었습니다. 가계소득에 따라서 우리 학생들에게 차등지급되는 국가장학금이 1년에 거의 50억원에 이르고 있습니다. 신학생입양운동 등 여러 경로를 통하여 학교도 그동안 적지 않은 금액을 적립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장학금에 관한 한 예전 그 어느 때보다도 많은 학부학생들이 혜택을 받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신학대학원 등의 대학원 학생들에게는 더욱 체계적이고 실질적인 장학금 후원이 절실한 실정입니다.


이번에 미국 LA에 계시는 김상범, 김경옥 박사님이 후원하신 기금을 기초로 하여 ‘David & Faith Kim 글로벌 비전센터’를 헌정하게 됐습니다. 구 자유관을 리모델링하여 새롭게 단장한 것인데 앞으로 대학원 학생들의 연구, 복지의 중심센터가 될 것입니다. 건물 리모델링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대학원 학생들에게 세계를 향한 비전을 품는 중심센터에서 생활을 하며 학업을 성취하게 한다는 점입니다.


글로벌 리더 양성을 위한 특별한 장학금도 계획하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미래를 향한 확실한 비전을 갖도록 하는 것이 학생들에게 줄 수 있는 최대의 교육이고 복지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한 가지 우리 학교에 시급한 문제는 교수확보입니다. 지난 10여년간 학교문제와 이사회 파행 등을 겪으면서 신임교수 채용에 심각한 어려움을 겪어 왔습니다. 그 결과 우리 학교는 현재 전국에서 교수확보율이 거의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실정입니다. 유능한 교수님을 모시는 것은 곧 교육의 질과 학생들의 복지를 증진시키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제 이사회가 정상화가 되었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교수님들을 많이 모실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 최근 4명의 이사와 2명의 감사 선임에 대해 교육부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이사회 문제로 학교 운영에 적잖은 어려움을 겪으셨다는 점을 알고 있기에 이번 이사회 구성은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 이사회 문제로 오랫동안 교단에 걱정을 끼쳐서 이사의 한 사람으로 매우 송구하게 생각합니다. 이사가 정상적으로 선임되지 않음으로써 그동안 학교가 받은 피해와 어려움은 상식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을 만큼 컸습니다. 교수가 재임용과 승진에서 이유없이 탈락하고, 예산이 통과되지 못하여 준예산 체제로 신규사업에 제약을 받은 것 등도 모두 이사회 문제와 연관되어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정관에 있는 두 가지 사항 때문입니다.
첫째, 총회에서 파송한 이사를 이사회에서 선임하도록 결의해야 하고, 둘째, 이사회의 모든 결의사항은 재적이사 11명의 과반수인 6명 이상으로 한다는 규정입니다. 이사가 7명밖에 없는 상황에서 6표를 얻는 것이 힘들어서 이사를 선임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 것입니다. 급기야 두 분 이사의 임기가 만료되면서 올 5월에는 불과 5명의 이사만이 남게 되어 이사회를 개최해도 아무런 의결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긴급상황에서 허락되는 이른바 긴급처리권을 가용해서 신임이사 4명과 이사장을 선출하고 교육부의 승인을 받았습니다.


그동안 정말 너무 많은 어려움이 있었지만 늦게나마 정상화될 수 있었던 것은 교단 여러분의 뜨거운 기도와 격려, 그리고 하나님의 은혜와 긍휼하심이라고 믿고 감사드립니다.
현재 이사회는 9명의 이사로 구성되어 있고 한 분 신임이사가 더 선임되어 교육부 승인절차를 밟고 있습니다. 이제 한 명만 더 선출하여 승인을 받으면 드디어 11명 이사를 모두 채우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사회 완전 정상화는 누구보다 제 자신에게 특별한 감동을 주는 기도제목입니다.


4년전 총장임기를 시작할 때 당시 101차 총회에서 모든 이사들이 사직서를 제출했기 때문에 당연직인 저밖에는 아무 이사도 없는 상태였습니다. 이처럼 이사가 한 명도 없는 이른바 ‘이사부존재 상황’에서 시작했는데 이제 이사진이 다 채워진다니 개인적으로 큰 감동과 감사를 드리게 됩니다. 또한 이사회 완전정상화는 지난 2004년 학내사태 이후 12년만에 처음으로 이사회가 완전히 정상화 되는 것을 의미하기에 더욱 감회가 깊습니다. 이제부터는 우리 학교가 지나간 과거를 완전히 잊어버리고 새로운 약속의 땅으로 힘차게 행진하라는 하나님의 축복이라고 확신합니다.  
       
◇ 신학교의 자랑거리가 있으면 소개해주시고 동문들에게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말씀해주십시오.
= 우리 학교의 가장 큰 자랑은 하나님이 사랑하시고 예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이 모인 대학교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위치한 유성구 하기동이라는 주소도 ‘하나님이 기뻐하는 사람들(하기동)인 학자들이 모인 마을(유성)’이라는 의미인 것 같아 좋습니다. 우리 학교를 방문하시는 분마다 정말 신학대학교 같다고 감탄하시는 말씀이 저희에게는 큰 격려가 됩니다.


아름다운 건물, 연못과 기도 올레길(via orationis)이 어우러진 풍광도 훌륭합니다. 그러나 우리 대학교를 더욱 신학대학교답게 만드는 것은 역시 학생들과 교직원들입니다. 새벽부터 저녁까지 찬양과 기도가 끊이지 않는 기쁨의 동산을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사랑에 사람을 더합니다!” 하나님의 사랑에 하나님의 사람을 더하는 것이 우리들의 목표입니다. 우리 학교의 다른 자랑은 바로 동문들입니다.


62년의 역사를 통해 2만명에 달하는 동문이 배출되었습니다. 전국 3,200개 침례교회, 전세계 1,000개 한인침례교회를 담당한 거의 대부분의 목회자들이 바로 우리의 자랑스러운 동문들입니다. 저는 우리 학교에서 사용하는 ‘침신공동체’라는 말보다 ‘침신가족’이라는 개념을 더 좋아합니다.
전세계 2만명 동문들을 모두 아우르는 ‘침신가족’이야말로 우리 학교의 큰 자랑입니다. 실제로 우리 동문들의 학교사랑은 어느 가족의 사랑보다 크고 진합니다. 동문들이 자기 자녀들에게 우리 학교를 권하셔서 현재 전체 학생의 12%가 동문목회자 분들의 자녀입니다. 저는 이와 같은 동문들의 ‘자녀 십일조’가 우리 학교의 가장 큰 힘이라고 자랑합니다. 동문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마지막으로 교단이나 신학교를 위해 당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 지난 4년 동안 기도로 응원해 주신 많은 분들에게 이 지면을 빌려서나마 감사의 큰 절을 올립니다.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격려해 주시고 혹은 질책을 주신 분들에게도 감사드립니다. 부족한 사람인 제가 총장에 임명될 때부터 많은 분들에게 걱정을 끼쳐 죄송했기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더욱 열심히 노력하였습니다. 저는 처음부터 4년 단임에 그치는 총장이 되고, 불과 4년이지만 가능하면 더 많은 것을 이루는 총장이 되자고 결심한 바 있습니다.


아쉬운 것이 너무 많지만 적어도 학교적립금만큼은 지난 4년 동안 과거 실적의 두 배 이상으로 모을 수 있었고, 신입생들도 매년 100% 채울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이사회 구성이 우여곡절을 겪다 보니 총장선출이 예정보다 많이 늦어졌습니다만 이제 이사회가 정상화됐기 때문에 순차적으로 원만하게 진행되리라 믿습니다. 저는 출마하지 않고 조만간 은퇴하여 하나님이 명하시고 오래 전부터 계획해 오던 새로운 일에 도전할 예정입니다. 다시 한 번 교단 목회자, 성도, 교직원, 학생 모두에게 큰 감사의 절을 올립니다.
/ 대담 = 배국원 총장, 최치영 부국장
/ 사진 및 정리 = 이송우 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