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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장소, 환대

목회하며 책 읽으며-27





김현경 지음 / 문학과지성사/ 297/ 16,000

대전침례목사독서학교에서 회원들과 함께 의미 있게 읽었던 책을 소개하고 싶다. 이 책은 일반사회가 어떻게 흐름을 타고 흘러가며, 어떤 병리현상들이 있고 그 원인을 분석하여 미래를 대비하는 정보를 주는 사회과학서적이다. 그런데 모임에서 읽어 갈수록, 대화를 나누면 나눌수록 기독교 정신을 사회학적으로 잘 풀어서 현 시대의 문제점들을 해결하려고 방향을 제시하는 책 인것 같다.

독서학교 인도자로서 매번 회원목사들과 함께 읽을 책을 선정할 때 여러 가지를 생각하게 된다.


목회환경을 분석하며 대안을 제시하는 책, 나름 성서적 기초가 확고한 책, 현대사회의 변화상을 읽어 낼 수 있는 책, 그리고 재미있어서 잠시라도 읽음을 통한 긴장을 풀 수 있는 책이길 바란다. 이 책에서 환대란 단어가 눈에 확 들어왔다. 환대는 기독교 정신을 정확히 표현했던 초대교회의 단어이다. 환대(歡待) welcome은 오늘날 한국교회가 시급하게 살려내서 눈에 보이게 해야 하는 아름다운 단어이다. 그러나 의미도 모르고 살리는 방법, 구체적 실행은 멀기만 하다. 그래서 오늘날 목회가 힘든 것 같다.


책이 중반부를 거쳐 후반부로 갈수록 환대가 아닌 사람장소가 더 마음을 끈다. 하나님나라’ ‘복음’ ‘예수의 본질이란 단어와 제목이 겹쳐지는 것일까! 성서를 조금이라도 이해한다면 하나님나라는 환대를 잘하는 공동체였다. 예수의 본질은 결국 교회라는 장소에서 구체화되어야 한다. 예수 믿은 사람이 결국 하나님나라 공동체인 교회 안에서 자리를 잡고 그 나라의 법을 지키는 것이 환대를 통하여 잘 나타난다. 그래서 환대를 잘하는 사람(성도)을 통하여 세상은 하나님의 마음을 조금씩 알아가면서 교회라는 이 땅과 하늘의 연결지점에 이르는 것이다.


그런데 오늘날 교회밖에 외부자들의 한국교회에 대한 시선은 곱지 않다고 말한다. 오해 일수도 있지만 교회를 급격히 떠나는 젊은 성도들의 이야기의 핵심에는 교회 안에 자신들을 위한 자리(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국 환대가 안 된다는 것이고 평등공동체의 이상을 잃어버리고 유산자 계급에 충실한 교회는 기득권세력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교회안 만은 영(聖書)적으로 기초가 서야하는데 떠나는 자들의 말을 빌리면 교회 안에 세상적 편견과 환상, 성공을 위한 경쟁에 집착하는 우상숭배자들이 많다는 것이다.

사도행전을 읽어보면 AD 1세기 초대교회는 환대의 공동체였다. 오직 예수 안에서 평등했고 그래서 유대인과 헬라(이방)인들의 구별이 없이 교회 안에 나오면 모두 성도라는 칭호의 공동체 안에 임시라도 거주할 자리(장소)를 내주었다.


그리고 그런 환대를 맛본 새사람이 결국 세상속의 예수를 모르는 사람들에게 자기가 경험한 하나님나라 공동체를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사람(성도), 장소(교회), 환대(사랑) 등 교회 밖에서 안으로 선순환은 계속되어 급격히 초대교회 사람들은 죽기를 각오하면서까지 복음을 전한 것이다.

환대는 구걸하는 자들에게 일시적으로 제공되는 적선이나 자비가 아니다. 교회의 원초, 근원적 단어였던 환대라는 무조건적인 예수가 과거 죄인이었던 성도들에게 베풀어주었던 절대 은혜가 상시 있어야 한다. 그 밑바닥에 유, 무형(, 無形) 조건 없는 배품이 없는 것이라면 돕는 자나 도움을 받는 자나 장소를 만들어 내지 못하고 일시적 육신적 배고픔의 해결만을 만들어 내는 것이다. 거주할 수 있는 장소를 주지 못하면 환대가 아니다.


그래서 무형(無形)의 단어들 차별, 혐오, 적개심, 인종, 분류 등은 인간을 인간으로 바라보지 못하게 한다. 하나님의 심정은 모든 이 땅의 사람들이 예수 안에서의 질서를 바라보며 십자가의 질고를 대신 짊어진 주님처럼 살기를 바란다. 지금 주님은 한국교회에 질문한다. 복음은 환대인가? 그렇다면 성서적 환대는 가난한자, 과부, 고아, 사회, 정치적 약자들, 이방(타지)인들에게 거주의 장소, 일터의 장소, 만나면 웃고, 마시고, 놀 수 있는 놀이터, 인생을 논할 수 있는 토론과 응답의 자리를 마련해 주는 것이다.


추상적 개념은 항상 실패한다. 복음은 21세 오늘날에 맞게 변증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 의미가 더욱 성서적일 때 현실적이며 구체적으로 실행된다. 이 책이 쉬운 책은 아니지만 이해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목회의 본질이 성서의 본질과 일치함을 느낄 것이다. 적용점을 찾으면 찾을수록 성서가 21세기에도 그 어떤 책보다 인간의 본질을 밝혀내고, 대답을 제시하며, 영원한 구원의 도()임을 알게 될 것이다.

조성배 목사 / 반석중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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