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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가 충돌할 때

자신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는 것이 종말의 시작이다.” 소설 페스트(La Peste)’에서 알베르 카뮈가 한 말이다. 지금 우리 조국 대한민국은 5·9 장미대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 전직 대통령 파면에서 비롯된 조기대선이요, 내우외환(內憂外患)이라는 국가 위기상황에서 벌어지는 대선이다. 이 위기 상황에서 촛불 집회와 태극기 집회로 대변되는 좌파 우파의 날카로운 대립이 지금 대한민국을 불편하게 하고 있다. 민족 공동체를 갈라놓고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자신이 옳다고 믿는 대로 행동할 자유가 있다. 하지만 자신이 생각하는 것만이 절대적으로 옳다고 믿을 때 다른 사람을 받아들일 수가 없다. 분열이 시작되는 것이다. 다름은 틀림이 아닌데.


공동체를 좌파 우파로 나누는 분위기가 교회 안에까지 번지고 있다. 개인적인 정치 성향을 말하는 게 아니다. 교회 안에 세상 철학과 가치관이 들어오게 되면 교회는 세속화된다. 분열이 일어난다. 충돌이 일어난다.

세상 철학과 교회 가치관이 충돌할 때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해야 할까? 다시 말해서 하나님 나라(the kingdom of God)와 세상 나라(the kingdoms of the world, 4:8)가 충돌할 때 어느 편에 서야 하는가?

이럴 때 흔히들 로마서 131절을 인용한다. “모든 사람은 더 높은 권세들에게 복종하라, 이는 하나님께로부터 나지 않은 권세는 없으며, 모든 권세는 하나님께서 정하셨기 때문이라.” 많은 그리스도인들이 로마서 13장을 기억하면서 그리스도인도 이 세상 시민이니까 또 성경 로마서가 그리 명령하고 있으니까 두 나라가 충돌할 때는 세상 나라의 법(권세)을 따라야 한다고들 한다. 과연 그럴까? 정말 성경이 그렇게 말하고 있는 것일까?


예수께서는 자신의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하지 않는다 하셨다(18:36). 이것은 이 땅 위에 두 개의 나라가 있다는 뜻이다. 이 세상 나라와 하나님 나라이다. 이 두 나라에는 다른 두 왕들이 있다. 세상의 왕들과 예수, 우리 왕이시다. 우리 그리스도인은 두 나라 안에 살고 있기에 일단은 두 나라에 다 복종해야 한다. 세금 문제에 대해서 예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가이사의 것들은 가이사(Caesar)에게, 하나님의 것들은 하나님에게 바치라.”(22:21) 로마 제국이 그 당시 그들이 살았던 세상 나라였다. 예수께서는 가이사의 것들은 가이사 나라에 바치고, 하나님의 것들은 하나님 나라에 드리라 하셨다. 하지만 하나님 나라와 세상 나라는 한국 정부와 일본 정부가 분리돼야 하는 것처럼 분리돼야 한다. 하나님 나라는 교회와 복음이다.


하나님 나라는 하나님의 통치가 미치는 모든 영역이다. 그러나 좁게는 하나님 나라는 교회(church)로 나타나고 세상 나라는 정부(government)로 나타난다. 이들은 별개의 나라이다. 그러므로 교회는 정부의 일에 상관하면 안 되고, 정부도 교회의 일에 간섭하며 안 된다. 왜냐하면 이들은 서로 다른 통치자에 의해, 서로 다른 가치관에 따라, 서로 다른 사상으로 운영되기 때문이다.

여기에 따른 두 가지의 큰 위협이 있다. 하나는 국가가 교회를 주관하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교회가 국가를 주관하는 것이다. 이런 비성경적인 위험을 실현하는 두 가지 사상이 있다.


공산주의(communism)와 가톨릭주의(catholicism)가 그것들이다. 공산주의는 국가가 교회를 완전히 주관하는 것이다. 가톨릭주의(천주교회)는 교회가 국가를 완전히 주관하는 것이다. 이 두 사상은 동등하게 치명적이고 위험하다. 둘 다 두 나라(세상 나라와 하나님 나라)를 하나가 되게 하려고 힘쓴다. 이것을 정교일치(concordat)라고 한다.

성경은 정교일치를 절대적으로 금하고 있다. 이 둘은 서로 다른 나라이기에 하나가 돼서는 안 된다. 정교일치(政敎一致)만큼 무서운 게 극단이다. 극좌파와 극우파는 안 된다. 다시 말해서 공산주의와 배타적 애국주의(chauvinism)는 허용하면 안 된다. 민족 공동체와 교회가 무너질 수 있다.

정부와 교회는 각자 자기의 권위 영역이 있다. 정부가 그 국민들을 위해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크게 세 가지가 있다. 사람의 기본권리를 포함해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리고 국민의 재산을 보호하고 국민의 자유를 보호하는 것이다. 교회가 할 일은 무엇인가? 교회는 이 세상 나라의 간섭없이 복음을 전파하고 지역교회를 통해 하나님의 일을 해야 한다. 그러기에 우리 그리스도인은 정부와 교회, 둘 다 존중해야 한다. 하지만 세상 나라와 하나님 나라는 서로 얽혀서도 안 되고, 섞여서도 안 된다.

여기서 다시 권세들에 대한 문제로 가보자. 우리는 항상 정부에 복종해야 하는가? 성경은 그렇게 말하지 않는다.


로마서 13장은 권세가 복수로 돼있다. 위에 있는 권세들(powers)은 하나님께로 난 것들이다. 권세가 높으면 높을수록 그만큼 더 많이 복종해야한다. 하나님께서 이 모든 것을 정하셨기 때문이다. 주 하나님이 가장 높으신 분이기 때문에 우리의 주된 충성과 복종은 그분께 드려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가 악을 행치 않도록 다른 권세들을 세우셨다. 대통령, 도지사, 시장, 검찰청, 경찰청 등을 가지는 것은 잘못된 게 아니다. 하지만 이들은 모두 하나님보다 낮은 권세들이다. 위정자들과 하나님 사이에 갈등이 있다면, 하나님이 우리의 가장 높은 권세(power)이시다. 우리 그리스도인의 가장 주된 충성은 가장 높으신 분께 드려야 한다. 다른 어떤 권세가 가장 높으신 하나님과 부딪치지 않을 때, 우리는 그 다른 권세들에게도 복종해야 한다. 이것이 성경적이다(13:6~7).


만약 차별금지법(일명 동성애법) 같은 것들이 통과되어, 나가서 구령하지 못하게 하더라도 그래도 우리는 나가서 구령해야 한다. 우리는 더 높은 하나님의 법(말씀)을 지켜야 한다. 우리를 감옥에 넣으면 우리는 간수에게 복음을 전할 것이다. 이것이 사도 바울이 한 일이다(16:22~34). 다니엘은 매일 정해진 시간에 정해진 방식으로 기도했다.

대적자들이 다니엘이 그렇게 하지 못하도록 한 법을 통과시켰다. 다니엘은 알고도, 죽음을 불사하고 그 법을 어겼고, 사자 굴에 던져졌다. 우리의 다니엘은 가장 큰 권세에 먼저 복종했고, 더 낮은 권세는 그 다음이었다. 결과는 우리가 익히 아는 바다. 하나님이 다니엘을 살리시고 높이셨다.


하나님 나라의 법과 세상 나라의 법이 정면으로 충돌할 때 우리 그리스도인은 세상 나라의 법보다 하나님의 법에 먼저 복종해야 한다. 그러므로 세상 나라는 하나님 나라에 반()하는 어떤 법도 만들 권리가 없다. 오직 하나님 나라만이 우리가 하나님의 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 명령할 권리가 있다(28:18~20).

하나님 나라에는 좌파도 우파도 없다. 교회 안에도 그렇다. 그리스도인은 좌파와 우파를 넘어 예수파가 되어야 한다. 세상 나라와 세상 나라의 가치관이 아무리 그럴듯해도 우리는 하나님 나라와 그 가치관을 따라야 한다. 그리스도로 옷 입은 우리들, 나라가 어지럽고 위기에 처할수록 좌고우면(左顧右眄)하지 말고 하나님 나라의 법으로 옷 입자. 그리고 주님과 제자들이 걸어 간 그 옛 길을 함께 걸어갔으면 한다. 조국 대한민국을 놓고 기도한다. 조국을 걱정하는 이 땅의 그리스도인들과 함께 기도한다. 하나님, 이 땅을 고쳐주소서.


/ 김현일 목사 사랑진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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