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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하는 여름 수련회

바야흐로 여름 수련회의 계절이다. 1980~90년대 한국교회의 여름은 수련회와 사경회 참여 열기 등으로 뜨거웠다. 그 당시 여름사역은 교회와 수련회장, 기도원 등은 전국에서 모인 성도들로 북적 거렸다. 참석자들은 뜨거운 땡볕도 마다하지 않고 몇 대의 선풍기에 의지하며 옆 사람의 땀 냄새보다 하나님의 말씀에 취하며 성령의 인도하심을 체험했다.


청소년들의 방학이 있는 7~8월이 되면 수많은 수련회와 부흥성회 일정으로 기도원은 행사예약을 잡기조차 버거웠다. 교회도 유치부부터 주일학교, 중고등부, 청년부, 장년부 등에 이르기까지 여름행사 준비와 진행에 바쁜 시간을 보냈다. 연합 수련회가 아닌 개 교회 자체로 준비하는 수련회는 거의 전교인이 참여해 준비하고 수련회에 가지 못하는 성도들도 예외 없이 헌신했다. 그야말로 교회 여름행사는 한 부서만의 행사가 아닌 전교인의 행사였다.


20~30년의 시간이 흐르면서 교회의 여름행사도 많은 변화를 겪었다. 1990년대를 정점으로 교회 다음 세대들이 줄어들기 시작하면서 교회학교 수련회도 자연스럽게 통합되거나 교회 행사 자체가 전교인 수련회로 변하기 시작했다. 2000년대 들어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정착하면서 가족 중심으로 여행을 즐기거나 교외로 떠나는 이들이 많아지면서 신앙생활보다는 가족중심의 여행이 수련회를 대체하기 시작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중에 시간을 비워가며 교회 수련회 행사에 헌신하는 이들이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여기에 더해 수련회 행사 참가비용에 관계없이 수련회를 꼭 가야할 이유가 약해진 것도 사실이다. 주일에도 모이기 바쁜 성도들이 휴가를 써가면서 수련회에 참가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사회풍토도 한몫하고 있다.


이제 교회에서도 여름 행사에 대한 다각적인 고민들을 할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학생들은 여름방학에 더 바쁘다. 여러 스케줄에 치여 여름행사 참석조차 불가능한 경우들이 비일비재하다. 청소년부, 주일학교는 감소추세가 뚜렷하다. 장년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이다. 교회행사에 여름휴가를 맞추는 이들은 교회 중직자들 뿐이고 대부분의 성도들은 여름 수련회 참여를 주저한다.


직장인들은 주일 오전예배를 드리면 각자의 여가시간을 즐긴다. 이런 상황에서 휴가기간에 교회행사에 참가하는 것 자체가 기대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러다가 교회 여름행사가 사라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느껴진다. 2~3000여 명 이상의 대형 여름집회도 대형교회가 주최하지 않고서는 찾아보기 쉽지 않은 실정이다. 모이지 않는 것에 탓할 수 없다. 변화에 준비하지 않은 교회의 현실, 특별히 여름사역에 교회가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대처가 절실하게 필요한 시점이다.


꼭 교회가 여름 행사를 12일이나 23일의 행사여야만 한다는 것은 아니다. 1일 수양회나 전교인 수양회, 해외 선교, 교회 내에서 진행할 수 있는 여름 프로그램 등으로도 얼마든지 여름 사역을 전개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바로 자칫 세속화되고 세상에 유혹에 빠져드는 성도들의 신앙을 교회가 바른 길로 인도하는 것이다. 여름교회사역이 성도들의 신앙점검과 믿음의 성숙 등 교회 일꾼으로서의 자질을 갖출 수 있는 내용들을 잘 담아낸다면 하반기 교회사역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교회가 여름방학에 학업의 연장인 생활보다 교회 문턱을 낮춰 청소년들에게 성경을 제대로 읽고 해석할 수 있도록 세심하게 배려해주는 것이 필요하다. 아무튼 침례교회가 희망이 돼 이 땅에 무더운 여름을 극복해 내고 복음의 열매를 맺기를 소망한다. 821~22일 치러지는 우리교단 전국여성선교연합회(회장 정영란)가 주관하는 제64차 연차총회 및 여름수련회가 변하는 세상에서 변하지 않는 복음인 말씀으로 잘 준비해 참석자들이 큰 은혜받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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