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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에 담긴 신학 산책> 부활현현의 체험과 부활신앙-2

 

 

필자는 지난 번 기사에서 부활현현의 체험이 부활의 주 예수 그리스도를 마음에 믿는 부활신앙을 낳았으며 이 부활신앙은 부활신학을 담은 신앙고백과 복음선포(케리그마)로 표현됐다는 것을 제시했다. 부활신앙은 기독교 신앙과 신학의 출발점이며 중심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신약성서의 모든 내용들은 바로 이 부활신앙의 시각과 입장에서 기록됐다.

필자는 기독교의 중심적 신앙이며 기독교 신학의 출발점과 중심점이 된 부활신앙을 태동시켰던 부활현현의 체험에 대한 보다 더 구체적인 이해가 필요하다는 것도 지적했다. 그래서 이번 기사에서는 최초 사도들이 경험했던 부활현현의 체험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려 한다.

 

신약성서에서 부활현현의 체험은 두 가지 종류로 제시된다. 하나는 열 두 사도들의 체험인데, 그것은 사복음서에서 빈무덤 사건과 함께 공통적으로 다뤄진다. 다른 하나는 사도 바울의 체험인데, 그것은 바울 서신들에서 간헐적으로 제시된 반면 사도행전에서 집중적으로 3회에 걸쳐서 제시되었다(9, 22, 26).

 

부활현현 사건에 담긴 신학적인 국면을 제시하는 점에서 사도 바울이 그의 서신들에서 제시한 것과 사도행전에서 사울의 체험으로 제시된 사건에서 좀 더 구체적이며 직접적인 내용이 제시되기 때문에, 먼저 사도 바울의 체험에 관하여 살펴보고 그 후에 열 두 사도들의 체험에 나타난 부활현현의 신학적 의미를 살펴보고자 한다.

 

사도 바울이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사건을 흔히 다메섹 사건이라고 부르는데, 그것은 그가 기독교인이 되기 전 바리새파 유대교인으로 있었을 때 기독교인들을 박해하러 다메섹으로 가던 길에서 일어난 사건이기 때문이다. 사도행전에서는 그가 다메섹에 가까이 갔을 때 일어난 사건으로 분명히 제시되지만, 사도 바울 자신은 이 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다메섹이라고 명시하진 않았다.

 

다만 그가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사건에 관하여 회고적으로 말하는 부분(1:11~17)에서 다메섹을 간접적으로 언급했다. 사도 바울은 그가 부활의 주님을 만난 사건을 그가 전파하고 있었던 복음과의 관련성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1:12)라고 말함으로써 다메섹 사건을 대표적인 계시 사건으로 제시한다: “이는 내가 사람에게서 받은 것도 아니요 배운 것도 아니요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이라”(1:12). 그 구절에서 예수 그리스도의라는 속격은 두 가지 가능성을 갖고 있다.

 

주격 속격이라면 예수 그리스도께서 주신 계시라는 의미가 되는 반면, 대격 속격이라면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하나님이 주신 계시라는 의미가 된다. 사도 바울은 나아가 그 문맥에서 그 사건을 하나님의 계시 사건으로 추가적으로 말한다(1:15~16). 그가 부활의 주님을 만나게 된 것은 그가 어머니의 태에 있었을 때부터 그를 선택하셨고 은혜로 그를 부르신 하나님께서 그의 아들을 이방인들에게 복음으로 전파하기 위해 ’(하나님의 아들)를 바울 자신에게 나타내시기를 기뻐하신 사건이라는 것이다.

 

여기서 하나님이 그의 아들을 바울 속에 나타내신 사건으로 말한 것을 앞 구절과 연결하면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라는 표현은 예수 그리스도에 관하여 하나님이 그에게 나타내신 것들이라는 대격 속격의 의미로서 하나님의 계시라는 공통된 의미를 전달한다.

 

사도 바울은 이 사건 묘사에서 계시라는 명사(1:12)계시하다, 나타내다, 혹은 보여주다라는 동사(1:16)를 함께 사용했다. 그는 이 두 용어를 함께 사용함을 통해 이 사건에 담긴 계시성 곧 그가 부활의 주님을 만나고 복음을 받게 된 것은 인간을 선택하시고 부르시는 주권의 하나님께서 그의 뜻을 따라 주권적으로 나타내신 계시에 의해 이루어진 사건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바울은 이 사건에 담긴 이러한 주권적 계시의 국면을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나를 택정하시고 그의 은혜로 부르신 하나님이”(1:15)라는 주권의 하나님을 수식하는 묘사를 통해 강조적으로 표현한다. 바리새파 유대인 사울이 부활의 주님을 만나 부활신앙을 갖고 부활의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 바울이 된 것은 오직 하나님께서 그의 경륜과 계획과 비밀을 인간에게 나타내시는 방식인 계시라는 주권적인 은혜에 의해 이루어지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것은 그가 전파한 복음이 사람에게서 기원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기원한 주권적인 은혜의 역사에 의한 것을 강조한다. 사도 바울은 그가 전파하던 십자가와 부활의 복음이 하나님의 계시로 받은 것임을 그의 서신 여러 곳에서 부각시킨다. 그는 고린도전서에서 세상 사람들에게 미련하게 보이는 십자가의 복음이 바로 하나님의 지혜인데, 그것은 오직 감취어진 비밀을 나타내시는 하나님의 계시에 의해 알게 된다고 말한다:

 

기록된바 하나님이 자기를 사랑하는 자들을 위하여 예비하신 모든 것들은 눈으로도 보지 못하고 귀로도 듣지 못하고 사람의 마음으로도 생각지 못하였다 함과 같으니라. 오직 하나님이 성령으로 이것들을 우리에게 보이셨으니 성령은 모든 것 곧 하나님의 깊은 것이라도 통달하시느니라”(고전 2:9~10).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위해 예비하신 모든 것들은 어떤 인간도 보지 못하고 듣지 못하며 마음으로 생각하지 못했던 것인데, 하나님께서 오직 성령으로 우리에게 계시하셨다는 것이다. 이 구절에서 보이셨다로 번역된 단어는 계시하다, 나타내다, 혹은 보여주다로 번역되는 동사로서 그가 다메섹 체험을 말할 때 사용했던 바로 그 동사다.

 

하나님은 그의 아들의 십자가의 죽음과 죽은 자 가운데서 부활이라는 어떤 인간도 생각하거나 기대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구원의 역사를 이루셨는데, 하나님은 그 복음을 믿음의 사람들에게 오직 성령으로 계시하신다는 것이다.

 

바울은 에베소서에서도 그가 전파한 복음과 계시의 관계를 제시한다. 그는 그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에 담긴 비밀을 깨달아 알게 된 것이 하나님의 계시로 말미암은 것임을 말한다: “곧 계시로 내게 비밀을 알게 하신 것은 내가 이미 대강 기록함과 같으니 이것을 읽으면 그리스도의 비밀을 내가 깨달은 것을 너희가 알 수 있으리라”(3:3~4).

 

바울은 나아가 이방인들이 복음의 은혜에 참예하게 되는 하나님의 비밀이 성령으로 말미암아 주님의 일군들에게 계시되었다고 말한다: “이제 그의 거룩한 사도들과 선지자들에게 성령으로 나타내신 것 같이 다른 세대에서는 사람의 아들들에게 알게 하지 아니하셨으니 이는 이방인들이 복음으로 말미암아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함께 후사가 되고 함께 지체가 되고 함께 약속에 참예하는 자가 됨이라”(3:5~6).

 

바울은 그가 복음의 일군이 된 것이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의 결과라는 것도 말한다: “이 복음을 위하여 그의 능력이 역사하시는 대로 내게 주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을 따라 내가 일군이 되었노라”(3:7). 이 구절들에서도 바울은 계시라는 명사와 계시하다라는 동사를 함께 사용하고 하나님의 은혜의 선물이란 어구를 통해 그가 부활의 주님을 만나 변화되고 복음의 일군이 된 것이 바로 계시라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에 의해 이루어진 것임을 부각시킨다.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깨달아 아는데 있어서 하나님의 계시의 필수적 요소는 하나님의 나라의 복음을 전파한 예수님의 교훈에서도 핵심적인 것이다. 예수님은 믿음이 없어 복음을 거부하고 있는 유대교 지도층을 향한 비판의 말씀에서 이 계시의 중요성을 강조하신다:

 

그 때에 예수께서 대답하여 가라사대 천지의 주재이신 아버지여 이것들을 지혜롭고 슬기 있는 자들에게는 숨기시고 어린 아이들에게는 나타내심을 감사하나이다. 옳소이다. 이렇게 된 것이 아버지의 뜻이니이다”(11:25~26). 여기서 숨기다나타내다는 하나님의 계시를 나타내는 서로 반대적 의미를 가진 동사들이다.

 

믿음이 없어 거부하는 사람들에게는 숨기시고믿음으로 영접하는 사람들에게는 계시하시는것이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이다. 예수님은 나아가 아버지와 아들의 유일한 관계를 알게 되는 것도 오직 계시에 의해 이루어진다고 말씀하신다:

 

내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내게 주셨으니 아버지 외에는 아들을 아는 자가 없고 아들과 또 아들의 소원대로 계시를 받는 자 외에는 아버지를 아는 자가 없느니라”(11:27). 아버지의 계시를 받아야만 아들을 알 수 있고 또 아들의 소원대로 주시는 계시를 받아야만 아버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사도들이 체험했던 부활현현 사건은 하나님의 계시로 이루어진 계시 사건이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믿는 부활신앙 역시 계시라는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로 말미암아 인간의 마음에 이루어지는 결과물인 것을 나타낸다. 기독교 부활신앙은 인간에게서 기원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게서 기원한 은혜의 선물이다.

 

김광수 교수 / 침신대 신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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