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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와 ‘장르’를 길잡이로 ‘선교’와 ‘저항’으로 인도

요한계시록 강의

┃저자 정용성┃홍성사 ┃17000원┃416쪽


신천지 등 각종 이단·사이비의 오류와 위험성에 대해 총론적인 면에서는 충분히 인지하고 있으면서도 그들이 진짜 무슨 주장을 하고 있는지의 각론에서는 잘 알지 못한다.
특히나 이단들은 일반 성도들에게 평소 접하기 어려운 요한계시록 해석을 수단삼아 기존 교단을 비판하며, 제압하고 패퇴시키고 있다.


이단들의 독특한 성경해석을 받아들인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기성교회에 대해 적대적으로 될 수밖에 없다.
한국교회의 대다수 목회자들과 수많은 평신도들은 이단들의 성경해석과 위험성에 대해 피상적으로 알지 말고 실질적인 경각심을 가지고 특히 요한계시록에 대한 성경해석을 비판해야 할 것이다. 소위 요한계시록하면 어렵다(?) 거나 두렵다(?)라는 편견을 가지고 있다. 아니 어쩌면 과거 교회 목회자들은 요한계시록에 대해 공포분위기를 조성하며 가르쳐 온 것도 사실이다.


숫자와 색깔과 동물, 환상과 그림언어가 등장해 해석의 오류를 경계하다 보니 오히려 위험하고 어렵다라며 요한계시록의 문학적 장치를 놓치고 있었다. 하지만 계시록은 난독과 오독이 많은 책이라는 것을 쉽게 동의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문학적·사회적 배경을 이해하지 못하고 더욱이 눈이 뜨이지 않으면 이해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어설프게 읽어서 선무당 사람 잡듯이 메시지를 전하면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는 꼴이 되고 만다.
에티오피아 여왕 간다게의 청지기 역할을 하는 내시가 이사야 53장을 읽고 읽었지만 그 뜻을 알지 못한다. 그때 성령의 인도함을 받은 빌립이 다가가서 “읽는 것을 깨닫느냐?”묻는다. 그는 “지도하는 이가 없으니 어찌 깨달으리요!”라고 반문한다. 계시록을 읽을 때도 마찬가지다.


저자는 요한계시록은 세 가지 신학적 특징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첫째, 하나님 나라의 전망을 즉 하나님 나라의 완성을 위해 교회가 참여하라는 요청을 제시한다.
둘째, 열방이 주께로 돌아온다는 선교문헌이다. 계시록은 ‘종말’과 관련 있지만 ‘종말론’을 다루지는 않는다. 계시록은 교회로 하여금 예수의 약속(마24:14)이 실현되는데, 아브라함의 약속(창12장)을 성취하고, 열방이 시온으로 순례하는 종말을 그리는 이사야의 예언(사 2:1-5;11:1-16)을 성취하려는 선교문헌이다.
셋째. 계시록은 저항문서이다. 묵시문학은 본질상 저항문서이다. 당시 교회는 로마제국의 정치적 ·종교적·경제적 압박에 짓눌려 사명을 망각하고 정체성을 상실할 위기였다.


그래서 왜 묵시장르를 가져왔는지, 왜 이미지를 자주 등장시키는지, 중요한 장면과 단어마다 구약을 직접 인용하지 하고 암시하거나 반항하는지, 알 수 있다. 계시록은 초대교회 예언자 집단이 당시 교회 상황에 비춰 구약성경을 집단적으로 해석한, 일종의 예언적 주해이다.
저자는 계시록에서 나오는 이미지를 풍부하게 활용하며 이는 논리적인 강요보다는 상상력을 통해 설득하게 만들고 독자가 이미지의 의미를 시대와 지역을 넘어서 창출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들어 준다. 따라서 독자가 의미를 만들어 가는데 참여하도록 초청한다고 단언한다.


이 책은 요한계시록의 선입관과 이미지와 장르에 대한 오해를 바꾸고 싶은 독자들에게 추천해볼만 하다. 덧붙여 이해하기 힘든 요한계시록의 구조와 문학적 구조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저자 정용성은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대학에서 리처드 보컴의 인도와 필립 에슬러의 지도를 받으며 신약을 공부한 뒤, 신약학 철학박사를 취득했다. 그 후 신학교 강의와 목회를 하다 풍경이 있는 교회를 개척했다.
현재 그는 성경공부 중 ‘나사렛(가지)’의 의미를 재발견하고, 의도적 작은 교회로 한국 교회의 목회 생태계를 회복하고자 씨름하며 행복하게 목회하고 있다. 


이한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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