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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 성인교육의 관점에서 본 평신도신학-1

이석철 교수
침신대 기독교교육학과

종교개혁이 발발한 지 500년이 지난 오늘날, 한국교회는 그 정신을 되새기며 교회의 갱신과 변화를 위한 논의를 활발하게 하고 있다. 종교개혁은 교권주의적 교회 성직자들에 의해 오랫동안 외면당했던 평신도들의 성경적 위상을 회복시켜 교회를 바로 세우려는 운동이었다.


특히 만인제사장 사상을 중심으로 종교개혁은 ‘평신도신학’의 기반을 구축했다. 그러나 평신도신학의 선구자인 헨드릭 크래머(Hendrik Kraemer)가 평가했듯이 종교개혁의 원리는 “현실적으로 실현되지 않았다.” 이 “불행한 결과”로 인해 “오늘날 또 다시 교회는, 평신도가 교회와 세계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의미를 해명하기 위해, 어느 때보다도 강한 소명을 받고 있다.” 이런 시대적 요청을 강하게 받고 있는 한국교회는 “올바른 평신도신학의 정립과 교육의 가능성을 반드시 추구”해야 한다고 은준관은 강조한다.


교회를 올바로 세우고 사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해서는 목회자와 평신도들의 상호 협력적 노력이 필수불가결하다. 이를 위해서는 하나님의 교회가 본질적으로 무엇이며, 목회자와 평신도가 갖는 위치와 역할이 무엇인지를 명확히 이해하는 것이 우선돼야 한다. 그리고 각각의 역할을 잘 수행하기 위한 실천적 조건들을 적절히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평신도 구비사역자로서 목회자의 교육적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평신도 구비사역은 교육과 훈련을 통해 평신도들을 성숙하게 하고 의미 있는 사역을 하도록 준비시키는 일이기 때문이다. 이는 곧 기독교 성인교육으로서 평신도 구비사역을 이해하고 탐구해야 할 필요성을 말해주는 것이다. 이러한 필요에 부응하기 위한 하나의 시도로 본 연구는 평신도신학의 역사적 배경과 주요 내용을 고찰하고, 목회자와 평신도에게 요구되는 과제를 성인교육적 관점에서 제시하고자 한다.


Ⅱ. 평신도신학의 역사적 배경
1. 초대교회 이후 중세기까지의 변화
초대교회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구원받은 백성으로서의 교회, 그리고 하나의 사명을 위해 평등한 관계에서 함께 봉사하는 공동체였다. 시간이 지나면서 이 성경적 원형은 변질됐다. 은준관은 이 “역사적 변질”을 둘로 구분해 “사역의 교권화”와 “사역의 주관화”로 명명했다.


“사역의 교권화”는 사제주의 또는 성직주의라고도 하는데 크래머는 이런 “교회의 성서적 개념으로부터의 이탈”이 2세기부터 시작한 것으로 보았다. 그 때부터 교부들이 성직자들로부터 일반 성도들을 구별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 후 교회는 “거대한 조직체”가 되기 시작했고 그에 따라 “두 부분의 구성체를 갖는 조직체”가 됐다고 설명한다.


“사역의 주관화”는 교권주의에 대한 반발로 일어난 여러 종파 운동을 가리키는 것이다.
예컨대, 성직주의를 배격하며 2~3세기에 나타난 수도원운동과 금욕주의운동은 교회의 교권화에 대한 역반응 현상이었다. 종파 운동은 중세기에 이르러 왈도파(Waldensian) 운동에서 절정에 달했다. 그들은 가톨릭교회법을 무시하고 전통적 성경해석을 따르지 않는 ‘주관주의적’ 설교로 인해 박해와 출교를 당하기도 했다.

(계속)

출처=복음과 실천 61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