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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내(家內) 필화(筆禍) 위기 일발 작전

하늘붓 가는대로 -110

권혁봉 목사
한우리교회 원로

침례신문의 ‘하늘 붓 가는 대로’ 103회에 다음과 같은 표제의 나의 에세이가 게재됐다. ‘며느리와 딸’.
‘나도 아내와 함께 독일 라이프치히 한인교회 담임목사로 있는 아들 권순태 목사 집에 두 달을 머문 적이 있었다. 아들과 며느리는 환상적인 커플로서 뭇 교인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으며 이민교회를 섬기는 것을 보고 나는 그저 고마웠다.


그런데 문제는 며느리의 존재였다. 며느리는 친할 듯 하면서 뒤로 물러서고 말할 듯 하면서 침묵하기를 꼬박 두 달 동안 그러했었다. 나는 매우 조심스러웠다. 그 정도를 넘어서 나는 며느리를 경계했다. 어떻든 며느리에게 결례하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썼다. 두 달 체류 중 며느리에게 불평하거나 신경 쓰이지 않게 하려고 우리 노부부는 최대한 노력했다.
끼니 때는 사인 주기 전에 식탁에 앉았다. 밥 먹고는 언제나 잘 먹었다고 말했다. 두 달 동안 이런 시아버지의 “Thank You”에 “you’re welcome”이란 말을 며느리로부터 들어본 적이 없었다. 거의 나는 점심은 외식으로 때웠다. 식사 시간에도 며느리와 함께 한 적은 손가락으로 셀 정도였다. 10분 이상을 마주 앉아 담소한 적이 없었다. 어딜 가든 담소 잘 하기로 꽤나 유명한 시아버지인데도 며느리 앞에서는 말 못하는 소와 같았다.


웬일인가? 이 무슨 일인가? 문제의 근원이 내게 있지 않나라고 백방으로 검토해도 나오질 않았다. 그래도 아들과 며느리 부부는 열심히 가정을 꾸리고 목회하고 있으니 이것만으로 “OK”행 할 것이었다.

며느리의 근본은 침착, 과묵 그리고 성실의 화신이라고 이해하고 우리 내외는 두 달 지난 뒤 바쁘게 귀국했다. 인천공항은 자유의 세계였다.’


이 에세이는 전반부다 후반부는 왜 이 에세이를 쓰게 됐는가의 이유를 밝히고 있다.
이 에세이를 읽은 국내 식구들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독일 선교사 며느리가 이 글을 읽는다면 얼마나 섭섭해할 것이냐고. 국내 딸은 왜 그런 글을 썼느냐고. 할멈도 글이면 전부라요 왜 며느리 섭한 글을 썼느냐고. 식구 외 사람들도 읽고 소감을 물었더니 아무래도 며느리가 섭섭해할 것 같다는 것. 이건 오해가 아니라 섭섭병이 든다는 것이었다.


에세이를 쓰고 있는 나는 그런 반응에 무지했던 것은 아니다. 며느리 본인이나 측근들 그리고 독자들의 걱정거리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었다. 그런데 왜 그런 글을 썼느냐고. 그 이유는 그 에세이의 후반부에 있다. 사람들은 그 에세이의 후반부에는 관심이 없고 전반부에만 신경을 쓰는 듯 했다.


이하에 다시 며느리가 섭섭해 할 수 있는 글을 쓴 이유를 다시 말하겠다. 며느리는 들어와서 기른 자식이고 딸은 아예 생산한 자식이니 하나님의 유업은 아브라함이 집에서 기른 다메섹 엘리아살이 아니라 이삭이 갖는다는 것이다(창15:1~4). 구원문제 그리고 천국백성 조건 이야기하는 데에 더할 나위 없는 현실적 이야기가 되겠기에 며느리를 팔아먹은(?) 것을 뿐이다. 어떤 진리를 전하기 위해 식구도 팔아머는 이 신앙적 아비의 용단을 누가 알랴!


“무릇 내게 오는 자가 자기 부모와 처자와 형제와 자매와 더욱이 자기 목숨까지 미워하지 아니하면 능히 내 제자가 되지 못하고”(눅14:26)
식구 팔아 예수 제자가 된 노목의 마지막이 아름답지 않나. 나의 필화는 타인의 가정이 아니라 가내에서였다. 이 필화가 더 무섭다고 하던데 말이다. 그러나 하나님은 필화도 설복으로 바꿔주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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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르심에 응답하는 목회자 자녀로 나아가자’
침례교다음세대부흥위원회(위원장 이종성 총회장, 사무총장 안동찬 목사)는 지난 1월 8~10일 한국침례신학대학교(총장 피영민)에서 2024 목회자 자녀(PK&MK) 영성수련회를 가졌다. 200여 명의 목회자 자녀가 함께 한 이번 수련회는 “부르심에 응답하라”란 제목으로 2박 3일간 말씀과 기도, 나눔과 결단의 시간을 가졌다. 개회예배는 목회자 자녀들로 구성된 찬양팀의 찬양으로 정지선 자매가 기도하고 총회 청소년부장 박요한 목사가 성경봉독을, 홍지훈 형제가 ‘축복하노라’를 특송한 뒤, 이종성 총회장이 “하나님의 자녀”(요 1:12)란 제목으로 말씀을 전했다. 이종성 총회장은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목회자의 자녀는 고민과 말할 수 없는 아픔을 가지고 있음을 알고 있기에 여러분들이 대견스럽다”며 “이번 영성수련회에서 자신의 재능을 발견하고 나 자신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겠다는 것을 찾아가는 시간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학교법인 한국침례신학원 이사장 이은미 목사(광천)의 격려사에 이어 다음세대부흥위원회 사무총장 안동찬 목사(새중앙)가 내빈을 소개하고 총회 전 총무 조원희 목사(신전)가 인사하고 한국침례신학대학교 피영민 총장이 축복하고 축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