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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륜동 혈루증 여인

한명국 목사의 회상록

한명국 목사
예사랑교회

  “열두 해를 혈루증으로 앓아 온 한 여자가 있어 많은 의사에게 많은 괴로움을 받았고 가진 것도 다 허비하였으되 아무 효험이 없고 도리어 더 중하여졌던 차에 예수의 소문을 듣고 무리 가운데 끼어 뒤로 와서 그의 옷에 손을 대니 이는 내가 그의 옷에만 손을 대어도 구원을 받으리라 생각함일러라 이에 그의 혈루 근원이 곧 마르매 병이 나은 줄을 몸에 깨달으니라 예수께서 그 능력이 자기에게서 나간 줄을 곧 스스로 아시고 무리 가운데서 돌이켜 말씀하시되 누가 내 옷에 손을 대었느냐 하시니 제자들이 여짜오되 무리가 에워싸 미는 것을 보시며 누가 내게 손을 대었느냐 물으시나이까 하되 예수께서 이 일 행한 여자를 보려고 둘러보시니 여자가 자기에게 이루어진 일을 알고 두려워하여 떨며 와서 그 앞에 엎드려 모든 사실을 여쭈니 예수께서 이르시되 딸아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으니 평안히 가라 네 병에서 놓여 건강할지어다”(막5:25~34)


마가복음 5장에서 세 가지 군대귀신 축사와 야이로의 딸 살림 기적 중간에 혈루증 여인의 기사가 기록돼 있는데 매우 인상 깊게 읽게 됐다. 그것은 언젠가 예수님의 영화 속에 겟세마네 동산으로 십자가 지고 오를 때 성경엔 여인들이 따라오는 것을 보시고 “예루살렘의 딸들아 나를 위하여 울지 말고 너희와 너희 자녀를 위하여 울라”(눅 23:28)란 기사가 있다. 그런데 다른 한 장면으로 예수님이 십자가 지고 넘어졌다가 땀 흘리며 일어나시는데 지켜보고 있던 여인 중의 하나가 뛰어나가 그녀의 손수건으로 예수님의 얼굴을 닦아 주는 장면이 나온다.


바로 그 여인이 혈루증 치유를 받은 여인이라고 하는 중세의 교부가 있어 매우 인상적이며 감동적으로 다가와서 잊혀지지 않았다.  하루는 원주교회 관리집사로 있는 고 집사와 여전도회장 윤순 집사가 원주 군인센터에 나를 찾아와서 하다윗 선교사 사모님과 심방한 바 있는 죽어가는 병자 심방을 요청했다. 아마도 김기석 목사님의 권유로 주일 저녁 아니면 수요일 저녁에 나의 치유로 신학교에 가게 된 동기나 도안교회 목회시절의 치유사역 간증을 들었기 때문이리라. 나는 수요일 예배시간을 앞당겨 명륜동 달동네에 함께 갔다.


우리가 들어가도 아주머니는 2년간 하혈로 창백한 얼굴에 병고로 피곤해서인지 움직이지도 않는 것 같았다. 나는 설득하여 겨우 일어나게 하고 벽 쪽에 베개를 허리에 받치고 비스듬히 앉게 하여 함께 하나님께 예배했다. 2년간 하혈한 여인은 고통을 이기며 억지로  따라했다. 내가 병들었을 때 임부춘 전도사님께서 주신 마태복음 15장의 이방 여인에 대한 말씀을 그대로 간곡히 전했다.


첫째 단계는 이방 여인이 소리 질러 “내  딸이 흉악히 귀신들렸나이다”(마15:22)라고 호소했고, 둘째 단계는 예수님께 나아와 엎드려 절하며 “주여 저를 도우소서”(마15:25)라고 호소했으며, 셋째 단계는 “개들도 주인의 상에서 떨어지는 부스러기를 먹나이다”(마15:27)라고 하며 소리지르니, “여자야 네 믿음이 크도다 네 소원대로 되리라”(막15:28)라고 하며 말씀 따라 행함으로 보인 믿음을 강조했다. 두 시간쯤 흐른 후 백지장 같이 창백한 얼굴의 눈동자에 활기가 돌더니, 내가 부탁한 대로 3일간 새벽 4시 반에 일어나 원주교회에 나가서 새벽기도회에 꼭 참석키로 굳게 약속했다. 금요일에 두 분 집사님이 황급히 찾아와서 “전도사님, 큰일 났습니다!” 하며 “오늘 저녁에 다시 찾아가서 남편과 여인에게 꿇어 앉아 용서를 빌어야 합니다”라고 했다.


전날 이 여인은 시킨 대로 두꺼운 옷을 겹겹이 입고 머리를 수건으로 싸매고 새벽 4시 반에 혼자 교회에 찾아갔다. 교회당 문은 잠겼고, 1966년 추운 겨울이라 치악산 바람에 벌벌 떨고 있었는데, 5시가 돼서야 흰 머리의 노인 김기석 목사님이 나와 종을 쳤다. 그를 따라 들어가 예배를 보고 집에 겨우 올라왔는데, 그만 드러눕자 일어나지 못하고 병을 고치기는커녕 도리어 생사람 죽게 됐으니, 이를 안 남편이 “전도사 그 놈을 그냥 두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사실 이 여인은 친정이 한약방을 하는데도 2년간 온갖 약으로 고치지 못하고 마치 성경의 혈루증 여인처럼 돼 가고 있었던 것이다.


서둘러 우리 셋은 다시 찾아갔다.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인사하며 들어갔는데, 고개를 외면하고 꼼짝하지 않았다. 나는 조용히 한 시간 반이 넘도록 그 여인과 같은 혈루증병의 치유 말씀으로 설득했다. 첫 단계는 거쳤으니, 이제 와서 중단하지 말고 약속대로 2단계와 3단계로 내일 아침과 주일 아침 이틀을 다시 나가 이왕 시작했으니 ‘죽기 살기로’ 매달려 기도하기를 간곡히 설득하고 부탁하니, 앞뒤도 모르고 철없는 전도사의 말에 벽 쪽으로 외면한 머리를 나에게 천천히 돌리면서 응답을 표시했다.


주일 오전 11시 예배에 찬양대 지휘를 마치고 교인들과 인사하며 나가는데 윤순 집사와 고 집사가 함께 어떤 ‘도깨비 해골’을 데리고 나에게 와서 너무 반갑게 인사를 시키는데 전혀 누군지 몰라봤다. 너무 창백해 마치 해골 같게 느껴진 여인이 바로 명륜동 아주머니였다. 그들은 좋아서 어쩔 줄 몰랐고 나도 좋고 당황해서 어쩔 줄 몰랐다. 나는 그녀에게 “당신이 약속대로 이틀 아침을 더 새벽기도에 나온 믿음을 보시고 예수님께서 고쳐주셨으니, 평생 살면서 이 한 전도사가 기도해서 고쳤다고 절대로 말해서는 안됩니다!”라고 약속하고 헤어졌다.


그녀는 약속대로 그 후 원주교회에서나 부흥회에서 치유의 간증을 할 때 나를 거명하고 싶은 말을 울먹이면서 참았고 예수님께서 고쳐주셨다고 전했다고 한다. 또 급격한 축복이 일어났는데, 단구침례교회의 부흥회에 참석해 아름다운 꾀꼬리 소리같이 나오는 방언을 받았다고 했다. 남편은 내가 전해준 성경책을 선물로 받고 교회에 나와 신앙생활을 하다가 한 달 사이에 경북 왜관 미군부대에 시험 친 것이 합격해 가정이 그곳으로 이사를 할 무렵 나도 춘천 군인센터로 이사해서 그 후 소식은 끊겼다. 돌이켜 생각해 보면 철없는 군인 전도사가 자신의 치유로 신학교에 가게된 것을 간증하고 나아가 혈루증 여인의 치유에 대한 성경말씀의 확실한 증거로 그녀의 마음을 순종으로 움직이게 한 것은 오직 성령님의 역사가 기적을 일으켰고 나아가 가족 구원을 주신 주님께만 감사와 찬송과 영광을 늘 돌릴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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