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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성경에 담긴 신학 산책> 부활현현의 체험과 부활신앙 - 5

 

필자는 사도 바울이 부활의 예수를 만난 체험을 통해 부활현현의 체험과 부활신앙의 관계를 살펴보고 있다. 누가는 사도행전에서 사울의 체험을 세 번이나 제시했는데, 그 체험담은 부활의 예수라는 초월자의 존재를 보고 듣는 묵시적 체험의 형태로 제시됐다. 사도행전 9장에서 누가는 사울의 체험을 홀연히 하늘로부터 빛이 비취고 주님의 음성이 들려오는 시청각적 체험으로 제시했다

 

누가는 또 아나니아가 주님의 명령을 받고 사울을 찾아가 주님의 소명을 전달하는 과정에 관한 묘사에서 다시 보다라는 동사를 세 번이나 사용하여 사울의 체험이 부활하신 예수께서 그에게 보이신(나타나신) 부활현현 사건인 것을 제시한다.

 

사울은 이 체험을 통해 바리새파의 전통에 의해 그의 의식세계를 가리고 있었던 비늘 같은 것이 벗어지며 다시 보는극적인 내적인 변화를 갖게 됐다. 사울은 이제 부활의 예수를 인정하게 되었고(2:9~11), 나아가 그 예수를 그리스도와 주님으로 영접하게 됐으며(10:9), 그리고 그 예수를 중심으로 하나님과 세계와 존재를 다시 보게 됐다(고후 5:17).

 

누가는 사도행전 22장에서 사울의 체험에 대한 두 번째 묘사를 사도 바울이 자기 자신의 체험담을 말하는 간증의 형태로 제시한다. 사도 바울의 간증 내용은 사도행전 9장의 묘사와 유사하게 시청각적인 체험의 형태로 묘사된다.

 

처음에 그의 출생지와 교육배경 그리고 하나님을 향한 열심히 언급되고 기독교인들에 대한 박해의 내용과 그가 다메섹으로 가던 목적이 구체적으로 제시된다. 사도 바울은 그의 체험의 시각을 오정쯤 되어로 제시해 한 낮에 일어난 사건으로 말하며 홀연히 하늘로부터 큰 빛이 나를 둘러비취었다라고 말한다. 여기서 큰 빛은 하나님의 구원하시는 행동을 나타내는 계시의 성격을 더 선명하게 나타낸다(9:1~2; cf. 4:15~16).

 

그에게 들려온 음성은 9장의 묘사와 동일한 반면, “주여, 누구십니까?”라는 그의 질문에 대한 주님의 답변은 나사렛 예수라는 역사적 인물의 요소를 부각시켜 나사렛 예수부활의 예수사이의 연속성이 강조된다.

 

주여, 내가 무엇을 하리이까?”라는 사울의 또 다른 질문에 대하여 주님의 음성이 그에게 다시 들려왔다: “일어나 다멕섹으로 들어가라 정한바 네가 행해야 할 모든 것을 거기서 누가 이르리라”(22:10). 사도 바울은 그 체험으로 인한 깊은 충격과 혼란된 내면상태를 나는 그 빛의 광채를 인하여 볼 수 없게 되었다라고 묘사한다.

 

눈을 떴지만 아무 것도 보지 못했다”(9:8)라는 9장의 묘사가 눈앞이 캄캄해질 정도로 그가 받은 내면적인 충격과 혼란한 상태를 나타내는 반면, 22장에서는 그 빛의 광채를 인하여라는 표현을 통해 그러한 내적인 충격과 혼란의 원인을 부각시킨다. ‘광채로 번역된 단어는 일반적으로는 영광이란 말로 번역되는데, 그것은 그 빛의 계시적 성격을 나타낸다. 홀연히 하늘로부터 비췬 그 빛은 사울의 내면세계를 일시에 뒤집어 없는 큰 충격과 혼란을 일으켰다.

 

누가는 사울의 체험에 대한 둘째 묘사에서는 아나니아가 사울을 찾아오게 된 경위에 관해 9장에 설명된 부분을 다 생략하고 그가 사울을 찾아와서 행한 일을 더 상세히 열거한다. 아나니아가 사울에게 와서 곁에 서서 말했다: “형제 사울아 다시 보라 하거늘 즉시 그를 쳐다보았노라”(22:13). 아나니아의 말은 다시 보라라는 단순 명령형으로 되어 있다.

 

쳐다보았다라는 동사도 다시 보다와 동일한 동사다. 그래서 즉시 그를 쳐다보았다라는 말은 사울이 아나니아를 쳐다보았다는 말이 아니라, 신비한 빛으로 그에게 나타나셨던 부활의 예수를 다시 보게 된 것을 나타낸다.

 

사도행전 9장에서는 아나니아가 안수하여 말했을 때 사울의 눈에서 비늘 같은 것이 벗어지며 다시 보게 되었다라고 묘사된 반면, 여기서는 아나니아가 사울을 향해 다시 보라라고 명령했으며 그가 명령한 대로 즉시 사울이 부활의 주님을 다시 보게 된 것을 나타낸다.

 

다시 보다라는 동사는 누가복음에 나오는 예수의 소경치유 사건(18:35~43)에서 세 번이나 사용되었다. 예수님은 그 앞에 인도된 소경에게 내가 네게 무엇을 해주기를 원하느냐?”고 물으셨고 그 소경은 주님, 다시 보게 하소서라고 대답했다(18:41). 그러자 예수님이 그에게 말씀하셨다: “다시 보라.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18:42). “다시 보라는 예수님의 명령적 말씀에 즉시로 그가 다시 보게 됐고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며 예수를 따라갔다(18:43).

 

이 소경치유 사건은 표면적으로는 육신의 소경을 치유하시는 사건이지만, “다시 보다라는 동사가 부활현현의 체험을 통해 부활의 예수를 인정하고 부활신앙을 갖게 되는 의식세계의 변화를 나타내는 점에서 예수 그리스도의 참된 존재를 인정하게 되고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을 받는 것을 나타내는 영적인 치유 사건이기도 하다. 그러한 영적 치유의 의미가 네 믿음이 너를 구원하였느니라는 예수님의 말씀에서 표현되었다.

 

다시 본다는 것은 전에 알지 못했던 세계와 존재에 대한 인식을 갖게 되는 내면의 변화를 가리키는 시각의 동사다.

 

다시 보다라는 동사의 명사형이 누가복음에서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의 요약적인 진술에서 사용되었다. 누가는 이사야서에 기초한 인용문을 통해 예수님의 공생애 사역의 본질은 성령의 기름부음을 받아 포로된 자들에게 해방을, 눈 먼 자들에게 다시 보게함을 전파하며 눌린 자들을 자유하게 하고 주님의 은혜의 해를 전파하는자유와 해방의 사역인 것을 제시했다(4:18~19).

 

여기서 눈 먼 자들에게 다시 보게함을 주신다는 말이 바로 전에는 알지 못했던 세계와 존재에 대한 인식이 주어지면서 자기 자신의 존재를 다시 보게 되어 삶이 변화되는 것을 가리킨다. 다시 본다는 것은 어두움의 삶에서 빛의 삶으로 변화하는 것을 가리킨다(26:18).

 

누가는 예수님의 공생애 사건에서 다시 보게 되는 것으로서의 구원의 의미를 여러 가지로 제시한다. 누가복음 5장에서 시몬 베드로가 예수님을 만나 기적적으로 고기를 잡는 사건이 나온다.

 

그는 예수님의 권능을 깊이 체험한 후에 자기가 죄인이라고 고백한다(5:8). 그는 전에는 자기가 죄인이라는 것을 모르고 살아왔는데,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 자기도 한 사람의 죄인이라는 것을 다시 보게 됐고 예수님의 제자가 되는 놀라운 삶의 변화가 일어났다.

 

누가복음 15장에 나오는 탕자의 비유에서 탕자는 처음에는 자기가 죄인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아버지의 재산을 탕진하고 굶주리는 상황에서 자기가 하늘과 아버지께 범죄한 자라는 것을 다시 보게 됐고 아버지께로 돌아와 자기의 죄를 고백하고 아버지의 아들로 회복되는 극적인 삶의 변화를 체험한다. 누가복음 19장에 나오는 삭개오는 자기가 죄인이라는 것을 모른 채 살면서 세리장이 되고 부자가 됐는데, 예수님을 만나고 나서는 자기의 삶이 잘못됐다는 것을 다시 보게 됐고 자기 재산의 절반을 가난한 자들에게 나눠주려는 희생적 사랑의 실천자로 놀랍게 변화됐다.

 

예수 그리스도는 이와 같이 눈먼 자들에게 다시 보게 함으로써 어두움에서 빛으로 또 사탄의 권세에서 하나님께로 돌아오게 만들어 삶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구원자이다. 아나니아가 사울에게 한 말이 계속된다: “그가 또 가로되 우리 조상들의 하나님이 너를 택하여 너로 하여금 자기 뜻을 알게 하시며 저 의인을 보게 하시고 그 입에서 나오는 음성을 듣게 하셨으니 네가 그를 위하여 모든 사람 앞에서 너의 보고 들은 것에 증인이 되리라”(22:14~15).

 

아나니아는 사울이 체험한 부활현현 사건에 담긴 하나님의 주권적인 은혜를 부각시킨다. 사울의 체험은 하나님의 선택의 결과인 것이 강조된다. 이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가 나를 내 어머니의 태로부터 선택하시고 그의 은혜로 부르신 하나님이 주권적으로 이루신 은혜의 역사라는 바울 자신의 말(1:15)과 동일한 사상을 전달한다.

 

아나니아는 사울의 체험이 하나님께서 그로 하여금 그 의인을 보게 하시고 그의 입에서 나오는 음성을 듣게 하신계시의 시청각적인 체험으로 규정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예수 그리스도의 계시가 하나님께서 보게 하시고 듣게 하시는 주권적인 계시 행동을 통해 나타난 것이다.

 

계시의 주도권이 하나님께 있으며 그래서 하나님의 뜻을 따라 계시를 주신다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그렇게 계시를 주신 목적은 사울로 하여금 예수 그리스도를 위하여 그가 보고 들은 것들에 대한 증인을 삼기 위함이었다.

 

사울은 이 체험을 통해 부활의 예수를 다시 보게 됐다. 그는 부활의 예수를 직접 보고 듣는 계시의 체험을 통해 부활의 예수를 분명하게 인식하고 인정하며 마음에 믿는 부활신앙을 가진 그리스도인으로 변화됐다.

 

그는 이렇게 변화되자마자 유대인의 회당에서 예수는 하나님의 아들이시며 그리스도라고 담대히 전파하여 유대인들을 당혹하게 만들었다(9:20~22). 부활현현의 체험은 부활의 예수를 다시 보는내면의 변화를 가져왔으며 극적인 삶의 변화를 일으켰다.

 

김광수 교수 / 침신대 신학과(신약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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