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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침례교 조직신학자들의 중생교리-(6)

근광현 교수
침신대 신학과 조직신학

Ⅴ. 중생 교리의 실제적 적용
남침례교 조직신학자들이 중생 교리를 전개하면서 주로 사용한 성구는 요한복음 3장 3~8절과 디도서 3장 5~8절 말씀이다. 요한복음 3장 3~8절은 중생이 하나님의 나라와 연결된 말씀이다. 그리고 요한복음 3장 3~8절과 디도서 3장 5~8절 말씀은 침례중생설로 왜곡되거나 중생자 교회회원권을 지지하는 말씀으로 활용됐다.


1. 중생과 하나님의 나라(요 3:3~8)
대그와 보이스 그리고 무디는 요한복음 3장 3~8절에 나타나 있는 중생을 하나님의 나라와 연결해 설명하지 않았다. 그러나 멀린스는 중생과 하나님의 나라 관계를 아주 간략하게 묘사했고, 카너는 이를 좀 더 상세하게 설명했다. 멀린스는 요한복음 3장을 중생에 관한 고전적인 말씀으로 인식했다.


하지만 그는 공관복음서와 요한복음 3장 3~5절에 나타나 있는 하나님의 나라의 의미가 서로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는 사실을 간략하게 설명했다. 공관복음서는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사건을 다루지만, 요한복음은 그 사건을 인식하면서 하나님의 나라의 원리를 더 강조한다는 것이었다(요 5:24~29; 11:25~26).


멀린스는 이 하나님의 나라의 원리를 중생과 관련시켜 간략하게 설명했다. 그에 의하면, 중생에서 새로운 도덕적인 능력을 소유한 하나님의 아들들의 영혼 안에 하나님의 창조적인 능력으로 만들어 놓은 아들 됨이 하나님의 나라와 관련이 있다. 그는 이 아들 됨이 바로 하나님 아버지에게 있어서 그의 아들의 관계를 유지케 하는 자유적이고 영적인 존재자들의 나라 목적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멀린스가 제시한 중생과 관련된 하나님의 나라의 영적인 원리는 매우 추상적인 형태로 제시되고 있다.


카너는 하나님의 나라를 내적인 중생과 외적인 죄 용서로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의하면, 요한복음 3장 3~8절에 나오는 중생과 관련된 하나님의 나라는 내적이고 영적인 것이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하나님의 나라의 의는 마음의 문제이기 때문이다(눅 17:20~21). 그리고 이 마음 안에 있는 하나님의 나라의 의는 영혼의 겸손과 내적인 삶의 정결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이 영혼의 겸손과 내적인 삶의 정결은 “진실한 의”를 구성한다.


여기서 카너는 이 진실한 의를 의식적이거나 형식적인 의와 구분했다. 진실한 의는 하나님과의 관계나 친구와의 관계에서 마음을 올바르게 하는 것이었다. 왜냐하면 진실한 의인 겸손과 정결이 이웃을 향할 때 하나님의 나라의 외적인 면이 성취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다른 사람들의 허물과 죄를 용서해주라는 말씀을 하셨다고 카너는 말했다(마 7:14~15; 18:21~35).


그리하여 카너는 요한복음 3장 3~8절 말씀을 로마서 14장 17절과 연결해 중생과 하나님의 나라의 실천적인 적용을 모색했다. 먼저 그는 이 말씀이 국가적이고 정치적인 하나님의 나라를 의미하지 않는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심지어 교회조차도 하나님의 나라가 될 수 없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오직 성령 안에 있는 의와 평강과 희락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너는 하나님의 나라를 개인이 소유한 내적인 의의 문제로 제한하지 아니하고, 그것이 사회적인 관계도 포함한다고 주장했다. 왜냐하면 하나님의 나라는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이 중심원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카너는 하나님의 나라를 인간이 그의 이웃과의 관계에서 사랑의 원리에 의해 다스려지는 사회적 질서로 봤다.


2. 중생자 교회회원권(요 3:3~8; 딛 3:5~8)
제임스 가렛은 소논문 “중생자 교회회원권 추구”에서 남침례교의 현실을 “표류”라는 말로 진단했다. 가렛에 의하면, 침례교의 여러 영역 가운데 중생자 교회회원권은 독창적인 영역에 속했다. 침례교의 회중들은 성령에 의해 새롭게 나거나 위로부터 나는 중생 체험의 증거를 갖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된 교회를 지지했다(요 3:3~8; 롬 6:3~19; 고후 5:17; 엡 2:27; 벧전 1:3, 28; 약 1:18~21; 요일 3:9; 4:7; 5:1, 4, 18).


하지만 오늘날 남침례교에서 이 원칙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 과연 남침례교인들이 중생한 교회회원으로 간주될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다는 진단이다. 가장 최근에 빌 레오나르드(Bill J. Leonard)도 오늘날의 침례교는 중생과 중생의 체험의 과정을 재검토하도록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본래 침례교 신앙의 기초는 중생 교리에 입각한 중생자 교회회원권이었다(요 3:3, 7; 참조, 요일 3:9; 4:7; 5:18).


남침례교 조직신학자들은 침례중생설에 대한 거절을 통해 중생자 교회회원권을 뒷받침해 주었다. 침례중생설은 침례행위 자체가 중생을 일으킨다는 로마가톨릭의 잘못된 견해이다. 그들은 세례성사가 원죄를 사하기 위해 세워진 성례로서 이를 통해 사람들이 영적으로 다시 태어난다고 가르쳤다. 보이스에 의하면, 의식으로서 침례의 진리는 영적인 효과를 표현하지만 그것이 중생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특히 디도서 3장 5절은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인 갱신을 보여준다(요 3:5; 행 22:16). 그런데 이 갱신은 성령에 의해 깨끗해진 중생과 그 영향에 의한 것이다.


그러기에 갱신은 결코 침례와 연결되지 않았다. 본래 침례는 내적인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상징으로서 외적인 침례였다. 결코 침례는 중생케 하는 능력을 소유하고 있지 않았다. 오직 침례는 중생한 자들에게 시행하도록 되어 있었기 때문이라고 보이스는 말했다.


멀린스는 중생의 세 측면을 통해 침례중생설을 거부했다. 즉 중생은 즉각적인 행위이고, 성령께서는 중생을 위해 진리를 수단으로 사용하시며, 중생에 있어서 하나님의 능력은 도덕적이고 영적인 기능의 활동을 통해 우리 안에서 구현되기 때문에, 중생은 침례에 의해 발생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침례는 중생의 상징일 뿐 중생을 생산하지 않는다.


카너도 중생한 사람이 교회 회원이 된다는 점을 들어 침례중생설을 거부했다. 그에 의하면, 바울은 침례를 믿음으로 획득된 구원의 상징으로 증언했다(롬 6:1~4). 그리고 요한복음 3장 5절에 나오는 “물과 성령으로 거듭나면”이라는 말씀에서 물은 침례를 지칭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침례는 중생 시에 죄로부터 깨끗케 한 것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카너는 중생에 관한 디도서 3장 5절 말씀에서도 침례에 대한 언급이 없다고 말했다. 

 
무디는 요한복음 3장 6절의 “육으로 난 것은 육이요 영으로 난 것은 영이니”라는 말씀은 영적인 잉태로부터 태어나 성숙에 이르는 성장으로서 점진적인 중생의 형태를 띠지만, 칼빈주의가 ‘언약의 자녀’라는 ‘유아중생’을 제시하며 유아들에게 세례를 베푸는 것은 심각한 오류라고 비판했다.


칼빈주의는 회개와 믿음 이전에 중생을 요구하는 오류에 빠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디도서 3장 5절의 “중생의 씻음과 성령의 새롭게 하심”은 성령 안에서 일어나는 “외부의 씻음과 내적인 갱신”의 역동적인 일치를 보여준다고 무디는 말했다. 즉 이 본문은 그리스도를 통해 성령이 부어지고 그의 은혜로 의롭게 되어, 우리가 영원한 소망의 상속자가 되게 하려는 목적을 보여준다는 것이다(딛 3:6~7).


그러기에 침례중생설과 단순한 상징설은 그리스도인의 교회회원 입회에서 역동적인 일치를 저해한다고 무디는 말했다. 아울러 무디는 디도서 3장 4~7절 말씀은 이미 하나님을 믿는 자들에게 주신 말씀이라는 사실에 근거해(딛 1:6; 3:8), 중생의 씻음은 하나님을 믿은 자들을 위한 것일 뿐, 침례중생설을 위한 것이 아니라고 단호하게 말했다.


리차드 패튼(Richard D. Patton)에 의하면, 열거한 조직신학자들 가운데 카너가 중생이 그리스도인의 특성에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사실과, 특히 어린 아이들이 교회에서 양육되기 위해서는 중생한 아이들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그 이유는 중생한 어린 아이가 침례를 받고 교회 회원이 되어야 한다는 중생자 교회회원권의 원리 때문이었다.


패튼은 이 같은 카너의 견해를 수용하여 어린 아이들에 대한 침례와 교회 회원의 증강 그리고 중생자 교회회원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했다. 그것은 교회규율, 교회 불출석자 회원관리, 침례를 베풀기 전후 과정에서 중생에 대한 강조와 충분한 훈련을 제공하는 것이었다.


가렛도 교회회원 가입의 문제점과 교회회원 유지를 위한 관심 목록을 제안했다.

첫째는 새로운 회심자에 대한 기독교 양육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

둘째는 사회적이고 도덕적인 수준의 적합성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셋째는 교회 규율에 대한 강화가 중생자 교회회원권 유지에 도움이 된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조직신학자들은 중생과 하나님의 나라와의 실제적 적용에는 미흡한 면을 보였지만, 중생자 교회회원권에 대한 필요성에 대해서는 명확한 입장을 보여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