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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난을 이기는 부활절

1347~1350년 유럽 전체 인구의 1/3이 죽음을 맞이했던 흑사병은 박테리아성 질병으로 중세 유럽의 주요 국가와 도시, 마을들을 강타하며 유럽을 공포로 몰아넣었다. 많은 도시에서 흑사병은 무수히 많은 사람들의 생명을 앗아갔을 뿐만 아니라 법과 질서를 파괴했다.


로마가톨릭교회는 유대인 때문에 전염병이 생긴 것이라고 흑사병 발병 지역에서는 유대인을 탄압하고 학살하는 사건도 벌어졌다. 이와 함께 로마가톨릭교회의 횡포에 반감을 가지며 중세의 여러 국가들과 도시 국가 사이에서 세워진 봉건 질서가 무너지고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하는 토대가 되기도 했다. 이처럼 전염병 하나로 정치·경제·사회·종교·문화 등 전 분야가 영향을 받으며 사회를 변화시켰다. 지금 우리의 현실도 코로나19로 심각한 시대를 살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확진자들과 사망자들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 반면에 우리는 진정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태 초기부터 사회적 거리두기, 주요 방역 체계 확립, 다중 이용 시설의 참석 금지, 교회 등 문화시설 행사 자율적 조정, 마스크와 손세정제의 생활화로 코로나19 확산을 예방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코로나19로 어렵고 힘든 상황에 직면해 있다.


사회적으로 거리 두기를 준수하며 재택근무나 무급휴가, 휴직 등 경제적 타격을 받고 있다. 경제적 타격은 당연히 가계 경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소한의 소비를 지양하면서 지역경제조차 얼어붙어버렸다. 정부에서도 코로나19로 불안한 사회와 경제를 위한 방안을 제시하고 있지만 제대로 실현되고 정착될지는 아직은 시기상조인 상태이다.


우리 교단 교회들도 예배당 모임을 자제하고 온라인 예배를 드린지 1개월이 넘었다. 교회를 가지 못하는 혼란스러움도 있었지만 교회와 성도들 모두가 자발적으로 정부의 지침에 따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한 불가피한 사정으로 예배당에서 예배를 드리는 교회는 정부가 제시한 지침(사회적 거리두기, 발열체크, 교회 구성원만 출입 가능, 마스크 필수, 손세정제 비치, 교회 방역 등)을 철저히 지키며 성도들이 출입하며 그 외의 인원은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릴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모든 교회가 코로나19에 능동적으로 대응하며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음에 진심으로 박수를 보낸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임에도 불구하고 교회가 이 사회에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자발적으로 노력하고 있는 사실을 우리는 기억해야 한다. 이로 인해 우리는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다. 교회가 제대로 사역하지 못하고 있기에 선교와 구제 등의 사역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 교회도 재정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도 무시할 수 없다. 무엇보다 부활절을 앞두고 교회가 이 땅을 향해, 불신자를 향해 다양한 사역을 준비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모든 것이 틀어졌다.


이번 부활절은 특별하게 보내게 될 것이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교회를 위한, 확진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노력하는 의료진을 위한, 무엇보다 함께 모이지 못하고 예배하고 교제하지 못하는 성도들을 위한 부활절 나눔이 되기를 바란다. 초대교회가 병자와 약자들을 위해 나눔을 실천했던 것처럼 우리도 초대교회 성도의 마음으로 세상을 돌보는 부활절이 됐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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