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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하는 교회

 

‘함께’와 ‘공동체’라는 단어는 우리 한민족에게 있어 불가분의 관계이다. ‘두레’나 ‘품앗이’에 대해 들어보지 못한 사람은 드물 것이고 3·1운동, 국채보상운동, 가장 현대에 들어서는 IMF 당시 금모으기 운동과 태안기름유출 사건 때 수많은 자원봉사자들이 함께해 빠르게 사고 지역을 회복시켰던 일 등 많은 사례들이 있다.

 

이러한 우리 민족의 공동체에 대한 친밀감이 교회가 성장할 수있었던 밑거름 중 하나로 작용하지 않았을까 조심스레 추측한다.

교회 또한 예수 그리스도 안에 한 몸이며 한 형제임을 중시하면서 함께하는 문화가 깊게 자리했다.

 

아쉬운 점은 그러한 공동체가 개교회 내에서만 작용한다는 비판들이 있다는 것이다. 특히 타 교단에 비해 개교회주의를 더욱 강조하는 우리 교단의 경우 이러한 비판이 자주 도마 위에 오른다.

 

한국침신대 남병두 교수는 자신의 저서 “침례교회 특성 되돌 아보기”를 통해 침례교회의 특성인 개교회주의에 대해 “바깥에서 개교회 이기주의로 보여지는 때가 종종 있다”고 지적한다.

 

침례교회는 교회 간의 연합을 잘 할 줄 모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남 교수는 침례교회의 역사를 살펴보면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라며 오해임을 강조한다. 그 증거로 초기 침례교 공동체는 신앙고백서를 함께 발표하는 등 교회 간의 교제와 연대를 활발하게 했고, 20세기 들어 남침례교단이 창출한 협동사역프로그램(CP)은 침례교회 역사에서 교회 간의 협력이 얼마나 중요하고 요긴한지를 보여주는 사례라고 주장했다.

 

각 교회 간의 연합의 끈이 약하다는 지적과 함께 총회와 지방회, 교회 간의 연결고리 또한 아직 미비한 점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역사적으로 침례교회는 선교와 구제와 같은 공동의 협력 사역에 대해 연대하고 교회의 비전인 하나님 나라 확장을 위해 총회와 지방회가 설립된 것이다. 이는 제도와 규제에 얽매이기보다 성경의 본질을 추구하며 진리를 지켜나가고자 하는 침례교회의 의지라 할 수 있다.

 

지난해 열린 교단발전협의회에서 기관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에 주목할만한 순간이 있었다. 총회 측에서 기관에 대한 질문이 있는지에 대해 묻자 한 대의원이 “우리는 솔직히 기관에 관심없고 지방회 소속 문제가 더 중요하다”고 답하는 장면이다.

 

물론 해당 대의원의 발언 의도는 총회가 하려는 지방회 소속 정비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기 위한 것이지 기관에 대한 관심이 아예 없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그 발언은 우리 교단의 현재를 잘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 교단은 타 교단과 달리 각 위원회 중심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기관을 통해 일들이 이뤄진다.

 

한 가지 제안하고 싶은 바가 있다. 우리는 총회 임원회는 물론 지방회까지 각 임원들이 임명돼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각 직책을 보면 기관과 연계해 협력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 보인다. 예를 들어 해외선교부장은 해외선교회와, 공보부장의 경우 침례신문과 함께한다면 미처 총회의 사업에 도움의 손길이 필요했음에도 잘 알지 못하거나 방법을 모르고 있는 일선 교회들에 큰 힘이 될 것이다.

 

이 일에 총회가 장을 열어주고 지방회 또한 적극 협력한다면 귀한 복음의 통로로 작용할 것이다. 혼자 가면 빨리 갈 수 있지만 함께 가면 멀리 갈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 모두의 마음에 새기며 하나의 공동체로 나아가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