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군오 목사
유튜브 ‘목사의 서재’ 운영자 / 벨국제아카데미 교목
“오늘은 어느 채널에서 예배를 드릴까?” “뭐, 유튜브가 추천해 주는 데서 드리죠!”
이 대화는 미래의 이야기가 아니다. 주일 아침 어느 가정의 익숙한 온라인 예배의 풍경이다. 유튜브 속 AI 알고리즘이 추천해 준 예배를 클릭만 하면 된다.
예배의 준비를 내가 아니라 A.I가 해주고 있다. 이미 많은 성도가 본 교회의 예배뿐 아니라 타 교회의 온라인 예배를 드리고 있다는 것은 교인보다 접속자 수가 월등하게 많은 온라인 예배 채널을 통해 드러난 공공연한 비밀이 됐다.
코로나19는 교회에 다양한 예배의 형태를 등장시켰다. 온라인 예배에 대한 의견도 비대면 상황이 계속 이어지면서 필요와 의미를 인정하게 됐다. 교회의 대면 예배 중단의 위기 속에서 서둘러 준비된 온라인 예배가 대면 예배의 현장감을 녹여내기 어려웠다.
전통 예배라 불리는 대면 예배에 최적화된 예배를 하루아침에 온라인 최적화를 이룬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성도들도 온라인 예배로 전환이 어색하고 힘들었다. 제약이 많은 온라인 예배의 답답함이 있었지만, 어느 날부터 인가 비대면 예배, 온라인 예배가 익숙하고 괜찮아 보이기 시작했다.
온라인 헌금도 해보니까 어렵지 않았고, 예배시간에 주차하느라 고생했던 것도 잊게 했다. 다시 대면 예배로 부름이 기다려지기보다 아쉬워하는 마음도 한 곳에 생기기도 한다. AI 시대, 온라인 예배의 편리한 맛을 보았던 사람들이 예배를 통한 평안함을 잃어버리고 있다. 이제는 교회도 성도도 성숙한 온라인 오프라인 예배를 준비하고 드려야 할 시간이 됐다.
AI 시대, 인공지능의 시대는 우리에게 많은 편리함을 제공해주고 있다. 그런데 인공지능의 빛과 어두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삶을 편리하게 해주는 AI는 내 생각과 행동을 파악하여 생각을 읽고 선택을 위한 도움을 제시한다. 나아가 상황과 환경을 파악해서 결정도 대신하기도 한다. 이는 우리의 온라인 예배참여에도 적용된 것을 우리는 쉽게 발견할 수 있다.
AI는 알고리즘을 통해 우리가 유튜브에 접속하는 순간 추천 예배 채널과 목사님을 눈앞에 펼쳐준다. 우리는 그저 A.I가 이끄는 대로 클릭만 하면 예배를 드릴 수 있는 시대가 됐다. 내가 다니는 교회의 예배뿐 아니라 전 세계의 모든 교회의 예배를 드릴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원하는 아이스크림을 골라 먹듯이 내가 원하는 교회 예배 스타일과 목회자의 메시지를 골라서 들을 수 있는 A.I 시대의 한복 판에 서 있다.
AI 시대 속 우리는 온전한 예배자가 되기 위해서 잊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우리가 첫 번째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예배는 검색이 아니라 사색에서 시작돼야 한다는 것이다. 생각 없는 예배는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 온전한 예배의 본질을 추구하지 못한다. 예배는 개인의 편안함이 아니라 하나님 안에서의 평안함이 본질이기 때문이다.
생각 없이 자리만 차지하는 대면 예배와 AI가 이끄는 대로 클릭하고 시청하는 온라인 예배에 생명력이 있을 수 없다. 온전한 예배의 시작은 사색, 즉 내 생각에서 시작된 행동이다. 예배를 사모하는 생각에서 스스로 능동적인 예배자가 돼야 한다.
사색 없는 선택과 결정에 따른 예배는 진짜 예배가 아니라 예배인 척하는 것이다. 특별히 온라인 예배에 참여할 때는 능동적인 예배 참여를 위한 사색이 우선 돼야 할 것이다. 예배는 AI의 도움을 받아 검색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사색하는 것이다.
두 번째로 잊지 말아야 할 것은 AI가 성령을 대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달은 그 끝을 알수 없을 것 같이 나날이 계속되고 있다.
A.I는 정확하고 신속한 일 처리를 시작으로 스스로 학습하고 자료를 수집해 사람의 지적영역까지 대체하려 하고 있다.
인공지능 목회자의 출현도 시간문제라고 이야기하며, AI가 목회자의 영상과 데이터를 분석하면 설교도 직접 만들고 홀로 그램 형상화를 통해 실제 설교하는 목회자가 될 수 있다고 한다. AI가 스스로 학습하여 만든 돌아가신 목사님의 홀로그램 설교를 매주 듣는 시대도 곧 도래할 것이다.
과연 AI가 성령님의 인도하심도 자료화할 수 있을까?
결국 우리가 잊지 말아야 할 것은 그리스도인의 본질, 즉 예배는 우리의 마음과 태도에 달려있다. AI 시대 속 온전한 예배자가 되기 위한 당신의 바른 선택을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