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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사지으며 자립하고 선교하는 상도교회

 

농어촌 목회에서 가장 힘든 일은 무엇일까? 고령화와 인구감소로 인한 불안한 미래, 인프라 부족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자립이 가장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한다. 이러한 이유로 인해 많은 농어촌 목회자들이 자립을 위해 이중직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이번 탐방의 주인공인 상도교회 박용윤 목사 또한 농사를 통해 생활비를 충당하고 있다. 과거 약초인 홍화씨를 비롯해 땅콩, 오미자, 감나무 등 여러 농사일을 경험한 박 목사는 현재 복숭아와 양봉을 통해 목회 자립을 꿈꾸고 선교하는 교회를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사명 하나로 험지를 택하다

전라남도 장성군에 위치한 상도교회는 그야말로 전형적인 농촌 시골마을에 자리잡고 있다. 논과 밭이 드넓게 펼쳐져 있고, 시골마을 특유의 대문이 활짝 열린 집 마당에는 고추를 말리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28세 전도사 시절이었던 박용윤 목사가 처음 이곳에 둥지를 틀었을 때 깜짝 놀랐던 것은 연로한 노인분들이 대부분이었다. 지금은 많이 좋아졌지만 박 목사가 처음 상도교회에 부임했을 당시 포장된 도로를 찾기 힘들었다고 한다. 초가집에 지금은 보기 힘든 아궁이가 있는 그러한 마을이었다.

 

“가깝게 지냈던 목사님이 이사하면서 같이 도와주시려고 왔다가 성도 분들이 지팡이를 짚고 오시는 모습을 보고서 이거 좀 잘못한 것 아니냐고 그러실 정도로 연세가 많으신 분들이 많았어요.”

 

상도교회는 박 목사가 부임하기 이전에 몇몇 목회자들이 짧은 기간 머물렀다 떠나기를 반복했다. 11년 동안 상도교회를 담임하던 목회자가 떠난 후 다른 목회자가 왔지만 3개월 만에 떠나고 그 후에 또 다른 목회자가 왔다가 떠나고 또 한 명이 새로 왔지만 그 목회자도 2개월만에 자리를 옮겼다. 박 목사는 그 한해 4번째로 부임한 목회자였다. 이에 당시 상도 교회 성도들도 “저 젊은 전도사는 언제 떠나나”하며 그 다지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박용윤 목사는 그 이전 상도교회를 거쳐 간 목회자들과는 달랐다.

“근데 저는 그렇게 어렵다고 생각을 안 했어요. 너무 젊어서 그런지 몰라도요. 또 지금도 마찬가지겠지만 그런 사명감도 있잖아요.”

 

“자립하고 선교하자”

신학교 1학년 시절부터 농어촌 목회를 꿈꿔왔던 박 목사는 상도교회에 부임한 후 “자립해서 선교하자”란 2가지 목표를 설정하고 농사일에 뛰어들었다. 장성의 옆 동네인 담양 출신인 박 목사이지만 농사를 경험한 것은 그때가 처음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정말 무모하게 뛰어들었어요. 안해본 것이 거의 없었죠. 약초 재료인 홍화씨도 해보고 땅콩도 3000평 재배해 보고 그다 음에 오미자랑 고추농사도 해봤고, 작두콩도 해보고 감나무도 했죠. 지금은 복숭아와 양봉을 하고 있어요.”

 

박 목사가 이렇게 농사로 자립을 위해 노력하자 주위에서도 그를 위해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다. 특히 엘림교회 변의석 목사는 박용윤 목사의 사정을 알게 된 후 교회에 광고를 통해 성도들에게 도움을 요청했고, 여기에 감동을 받은 한 성도가 자기 아들의 대학 등록금을 헌금해 복숭아밭 800평을 구입해줬다.

 

엘림교회 뿐만 아니라 많은 교회들이 박용윤 목사가 정성 들여 키운 농산물을 구매해주고 있다. 복숭아와 함께 하고 있는 양봉은 한때 벌침 전도가 유행일 적에 박 목사 또한 벌침전도를 하기 위해 벌을 키우기 시작한 것이 그 출발점이었다.

 

이렇듯 여러모로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박 목사이 지만 시간이 지나고 나이가 들면서 사역의 붙힘을 토로했다.

농사를 지으면서 새벽예배는 물론이고 주일예배, 밤예배, 구역예배에 심방까지 모든 사역을 지치지 않고 감당했던 그였지만 50대가 넘어가면서 힘들어지기 시작해 이제는 일을 줄이고 있다.

 

봉사에서 영혼 구원으로

박 목사가 상도교회에 부임한 후 그는 마을의 대소사를 관장하는 만능 심부름꾼으로 변모했다. 장례식장도 없는 곳이라 박 목사가 직접 장례를 치러주며 염을 하기도 하고 전등을 갈아주거나 심지어 막힌 화장실 변기를 뚫어주기도 했다.

 

수원형제침례교회(당시 조경호 목사) 등 상도교회를 후원하는 교회들이 직접 찾아와 이미용 봉사나 의료봉사를 하기도 했다. 1년에 2~3개 집을 선정해 도배 봉사도 많은 사람들의 호응을 받기도 했다.

 

최근에는 장성군에서 이미용 쿠폰이나 무료 목욕 쿠폰 등 상도교회가 했던 많은 봉사들을 대신하고 있는 상황이다. 박 목사는 “군에서 이런 일들을 잘 하고 있어서 이제 다른 방법을 선택하려 합니다. 이제 사역의 틀 자체를 나눔과 성경을 통한 영혼 구원에 더욱 초점을 맞추려고 해요”라고 말했다.

 

 

“영혼 사랑” 채우는 농촌목회

박 목사는 목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첫째도 영혼 사랑이고 둘째도 영혼 사랑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그렇기에 상도교회 인근 마을 주민들이 예수님을 믿고 구원받는 것, 그 성도들이 믿음 안에서 성장하는 것이 자신에게 주어지는 가장 커다란 기쁨이라고 고백했다.

 

그는 “농산물 구입으로 우리를 도와주시는 교회가 20곳 정도 됩니다. 제자교회(이병훈 목사)와 큰빛교회(김선주 목사)가 20년 넘도록 도와주시고 있어요. 특히 엘림교회(변의석 목사)는 땅도 사 주시고 해년마다 관심을 갖고 농산물을 판매해 주셔서 교회 재정에 매우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이렇듯 우리는 그나마 나은 상황이지만 대부분의 시골교회들이 농사만으로 자립한다는 것이 사실 어렵죠. 농어촌교회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많은 교회들이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어요” 라고 부탁하며 인터뷰를 마무리했다.

장성=범영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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