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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음화율 6%의 땅, 순종과 기도로 견뎌냅니다”

진도 보전교회 강희정 목사

 

세워진 지 36년이 지난 보전교회는 전라남도 진도에 위치한 작은 시골교회다. 이곳에서 목회를 하고 있는 강희정 목사는 보전교회의 세 번째 담임목사로 28년째 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신학교 시절, 가장 힘들고 고통스러운, 남들이 가지 못하는 곳으로 보내달라고 하나님께 서원 했던 강 목사는 목회가 자신만 힘들고 마는 것이 아닌 가족에게도 그 영향이 미칠 수 있다는 생각에 4학년 2학기를 2달 남겨놓은 시점에서 그만 도피를 하고 말았다.

 

당시 그는 “하나님 차라리 내가 돈을 벌어서 선교를 하겠습니다”라며 영농 후계자로 선정을 받아 50~60마리의 돼지를 키우며 양돈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매스컴에서 돼지고기에 대한 안 좋은 주장이 전파되자 돼지고기 값이 폭락해 60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이러한 시점에 강 목사는 현재의 이주희 사모와 중매로 결혼을 했다. 당시 이주희 사모는 다리에 골육종 암으로 시한부 판정을 받은 상태였다.

 

“그때는 십자가를 진다는 의미를 잘 몰랐어요. 그럼에도 주님이 나를 위해 십자가를 지셨듯 나 또한 십자가를 지겠다고 서원했죠. 그런데 십자가를 지는 것이 주님이 우리를 위해 죽으시고 우리를 살리셨던 것처럼 생명을 살리기 위해서는 내가 죽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됐어요.”

 

강 목사는 이 사실을 자각한 후 장장 7년동안 사모의 건강을 위해 하나님께 울며불며 매달렸 다. 그렇게 7년이란 시간이 흐른 후 사모는 서울 대병원에서 수술을 하게 됐고 주님의 은혜로 건강을 되찾게 됐다. 이 힘든 시간 속에서 지방간에 기관지도 심하게 손상돼 건강이 악화됐던 강 목사는 친구의 권유로 지금의 보전교회에 와서 3일간 회개 금식기도를 했다.

 

“내가 어디든 가겠다고 아버지께 고백을 했는데 이제와서 안가겠다고 다른 일을 했던 것을 회개합니다. 이제는 주님께 모든 것을 맡기고 주님이 걸으라하신 길을 따르겠습니다.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가겠습니다.”

 

이렇게 목놓아 기도를 한 지 3일째 밤 12시, 강목사는 하나님께서 자신을 깨끗하게 치유하시는 기적을 경험했다. 강 목사는 그때를 떠올리며 “하나님이 신학교 시절 내게 주셨던 치유의 은사를 그때 다시 주신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광야에서의 사역

보전교회에 부임하는 일을 놓고 많은 반대가 있었다. “사람은 나서 서울로 보내고 말은 낳으면 제주도로 보낸다는데 굳이 왜 거꾸로 가느냐”는 것이다. 하지만 강 목사는 이 길이 하나님 께서 자신에게 가라 말씀하신 길이라 확신했기에 많은 이들의 반대를 물리치고 진도로 발길을 옮겼다.

 

“진짜 말 그대로 아무나 못 오는 곳을 내가 아무 것도 모르고 온 거예요. 그런데 이곳이 귀신의 역사가 얼마나 강한지 모릅니다. 특히 여기가 바닷가잖아요. 진도 씻김굿(전라남도 진도군에서 전승되는 죽은 이가 이승에서 풀지 못한 원한을 풀고 극락왕생할 수 있도록 기원하는 굿)이 유명할 정도로 무속신앙도 강하고 제사를 8대조까지 드릴 정도로 목회하기에 쉽지 않은 그런 곳이에요.”

 

미신이 뿌리깊게 자리잡은 것도 문제지만 진도 사람들의 삶이 매우 고달프다는 것 또한 큰 걸림돌이었다. 과거 유배지로 유명했던 곳이었을만큼 낙후된 진도, 이곳에 사는 사람들은 생존을 위해 숱한 역경을 치를 수밖에 없었다. 이런 이들에게 넥타이를 매고 “예수님 믿고 구원받아 천국갑시다”라고 전도해봐야 “너나 많이 믿어라. 지금 우리는 땀 쭉쭉 흘리며 힘들게 일하는데 와서 예수믿으라고? 너나 많이 믿어”라며 문전박대 당하는 것이 당연지사였다. 단순히 말로만 전도해선 안된다는 것을 깨달은 강 목사는 수지침을 배워 전도에 활용하기로 했다.

 

“침 맞으라고 그러면 줄을 서요. 30분을 침을 놓으면서 30분은 듣던지 말던지 복음을 전했죠. 내 침술이 효과가 있어서 2~3년씩 병원에 다녀도 못고친 것을 고쳐줬다고 고마워합니다. 그러면 저는 당신의 병은 하나님이 고쳐주신 것이라고 알려드리죠.”

 

침술전도가 조금은 효과를 봤는지 이후 30명 정도가 보전교회에 출석을 하게 됐다. 하지만 고난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여러 인간관계가 뒤섞인 시골마을의 특성상 사람들 간의 여러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 있었고 이것이 교회의 지속적인 성장에도 걸림돌로 작용했다.

 

게다가 아무리 주님의 놀라우신 치유의 기적을 목도해도 우상 숭배의 힘이 강한 지역적 특색을 이기지 못하고 다시 그길로 돌아가거나 교회에 쉽사리 발길을 옮기지 못하는 일이 부지기수였다.

 

“나는 옛날에 목회하면 잘 될 줄 알았는데 목회의 현실은 그게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건 뭐진짜 전쟁터에 나가서 싸우는 것만 같은 일이죠.”

 

답은 그저 순종뿐

생활고로 인한 어려움도 강 목사에게 크나큰 골칫거리였다. 강 목사는 보전교회에서 목회를 시작한 이래 사례비를 받아본 적이 없다며 힘든 속내를 밝혔다. 지역이 워낙 경제적으로 힘든 곳이기도 하고, 헌금에 대한 인식이 제대로 자리잡혀 있지 않은 지역이기에 강 목사를 비롯한 그의 가정은 삶의 여정이 고단할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주님의 인도하심으로 그때그때 주위에서 도와주는 손길들이 있어 지금까지 버틸 수 있었다.

 

그렇지만 강 목사는 성도들에게 “진심으로 주님께 감사한 마음이 없으면 헌금을 내지 마십시오”라며 소신을 굽히지 않았다. 진정으로 회심하는 마음이 근저에 자리잡지 않으면 그것은 그저 돌밭에 뿌려진 씨에 불과하기 때문이라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이다.

 

“사실 나라고 하나님께 때도 써보고, 좀 더 좋은 곳으로 가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않았겠어요.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절대 허락하지 않으셨죠. 이렇게 힘들고 어려운 곳에 간다고 기도했던 것도 있고, 내가 떠나면 이곳은 누가 지키겠어요.”

 

여러 풍파를 겪은 후 강 목사는 주님 앞에 이름 없이 빛도 없이 그저 주의 일을 감당한 것이 성경적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주님께서 가신 길을 따라가겠다고 다짐했다. 자신 앞에 놓여진 모든 어려움들을 주님께 맡기며 순종한다는 것이다.

 

기도만이 나의 힘

이제 60이 넘은 몸, 강 목사는 자신의 삶이 끝날 때까지 보전교회에서 자신의 사역을 감당하 겠노라고 말했다. 노령층이 많은 시골교회의 특성상 생을 마감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지고 좀 더

 

좋은 지역으로 이사 가는 등 아직은 희망을 찾아보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주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놓을 수 없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최근 강 목사는 기도제목을 바꾸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사람을 보내달라고 말이다. 귀촌자를 보내달라고 기도를 계속 이어가자 진도에 새로운 바람이 시작됐다. 그의 기도에 주님께서 응답하신 것인지 귀농하는 인구가 늘어나기 시작한 것이다.

 

교회에 오래 다녔지만 아직 우상숭배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했던 이들도 강 목사에게 특별히 부탁을 해 집에 붙어있는 부적을 때버리고 신주단지를 부숴버리는 등 조금씩 변화의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선교사라면 해외선교사도 있지만 나는 여기에 선교사로 있다고 생각해요. 정말 선교적 사명이 없으면 사역못합니다. 악한 영들이 이렇게 있는 지역은 목회자가 기도 안 하면 견디지를 못해요. 나도 조금만 안 하면 공격이 심합니다.”

 

“이런 시골의 목회 실정이 이러하니까 기도를 좀 기도해 주는 팀들이 있어서 좀 도와주시면 좋겠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누구라도 생각나면 참 저 교회 목사 힘들겠다. 하나님 좀 도와주세요. 이렇게 좀 기도 부탁드립니다.”

 

강 목사는 이렇게 고군분투하고 있는 진도 목회의 현실을 절실하게 풀어놓으며 전국의 침례교 공동체에 관심과 기도를 부탁한다고 요청했다. 해외선교 만큼 중요한 것이 진도와 같은 농어촌 선교임을 재차 강조하며 6%에 불과한 진도의 복음화율이 상승할 수 있도록 많은 이들의 도움을 요청했다.

 

또 하나 지금 강희정 목사의 기도제목은 사모의 건강이다. 과거 암 수술을 했던 다리에 이식한 금속 보철물이 시간이 오래돼 마모된 상황으로 다시 수술을 통해 교체해야 하는 것이다. 수술은 3월 중으로 예정돼 있다.

 

보전교회 강희정 목사의 인터뷰는 이번 전라도 순회취재에 있어서 가장 안타까운 곳으로 기자에게 다가왔다. 강 목사 이외에도 많은 어려움을 겪으면서 심지어 생명까지 내놓고 사역하고 있는 농어촌 목회자들에게 힘이 될 수 있도록 지혜와 기도가 모아졌으면 한다.

진도=범영수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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