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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찬의 위로’

목회하며 책 읽으며-45

조성배 목사

행복한교회

 

쇠렌 오뷔에 키르케고르(덴마크어:Søren Aabye Kierkegaard, 1813년 5월 5일~1855년 11월 11일)는 19세기 덴마크 철학자이자, 신학자, 시인, 그리고 사회비 평가이다. 키르케고르의 ‘성찬의 위로’(카리스아카데미 2022년 3월 초 출간예정)는 기독교적 실존의 시작점이라고 말할 수 있다. 자신의 참 존재가 밝혀지는 곳이 성찬대라고 한다.

 

인간이 ‘실존’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참’ 존재를 알아야 하는 만큼, 성찬대처럼 자신의 존재가 낱낱이 밝혀지는 곳이 없기 때문이다.

 

전통신학의 관점에서, 그 동안 논의되어 왔던 기존 (조직신학적) 성찬의 주제들에는 나름 토론해야 할 부분이 오늘날의 시각에서는 많이 있었다. 대부분 화체설, 공재설, 기념 상징설과 같은 주제에만 얽매여 왔는데, 키르케고르 시각에서는 이런 주제로는 성찬의 참의미를 밝힐 수 없었다.

 

그렇다면, 기독교적 관점에서 인간의 존재는 어떻게 밝혀지는걸까? 소크라테스는 “너 자신을 알라!”고 말했다. 그러나 키르케고르에 의하면, 이 말도 ‘잠정적’일 뿐이다.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인간의 참 존재가 무엇인지 알고 싶다면, 창조주이신 하나님 앞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성찬의 위로’에서 키르케고르는 인간 존재가 밝혀지는 세 가지 방법이 있다고 한다. 바로 하나님 앞에, 말씀 앞에, 마지막으로 그리스도 앞에 서야 한다는 것이다. 한 번도 하나님 앞에 서 본 적이 없는 이방인은 ‘실존’할 수 없다고 봐야 한다.

 

이 중에서도 가장 명확하게 인간 존재가 드러나는 방법은, 인간이 그리스도 앞에 섰을 때이다. 그리스도 앞에 선다는 것은 성찬대 앞에 서는 것과 같다. 성찬을 제정하신 분이 주님이시고, 성찬대 앞에 주님이 서 계시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인간이 성찬대 앞에 섰을 때어떤 일이 벌어지는 걸까? 인간이 하나님에게서 얼마나 멀리 떨어져 있는지, 주님은 인간에게 한결같이 성실하셨건만 인간은 주님에게 얼마나 불성실한지, 주님은 끝까지 사랑하셨건만 인간은 얼마나 많이 배신했는지, 결국 인간이 얼마나큰 죄인인지 낱낱이 밝혀진다.

 

바로 이때, 인간이 느끼는 가장 심각한 감정 상태는 무엇일까?

결코 인간은 ‘아무 것도 아니다’ 결국 티끌(흙)이다. 인간의 죄와 관련해 스스로 할 수 있는 일은 아무 것도 없다. 인간은 이 문제에 대해 완전히 무기력한 존재임이 밝혀졌다. 인간에게 주님이 얼마나 필요한 존재인지 가장 명확하게 밝혀지는 곳이 바로 성찬대이다.

 

‘성찬의 위로’를 읽으며 영원자에 대한 갈증은 더욱 깊어진다. 갈증이 물이 있다는 증거이듯, 영원자에 대한 갈증은 하나님이 계시다는 증거이다. 바로 이때부터 하나님께서 영으로 일하신다. 이 세상에서 대단한 무엇이 되기 위해 노력해 왔던 인간이, 성찬대 앞에서 완전히 무 (nothing)가 되는 순간 하나님께서 (성령으로 감동을 주시어) 일하신다는 것이다.

 

그래서 주님은 성찬를 지키라고 했다. 영원히 주님 오실 그날까지 이 기념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 기념이 돼야 한다. 이렇게 인간이 근본적으로, 완전히 무(nothing)가 될 때, 인간은 하나님의 동역자가 될 수 있다. 하나님은 무로부터 창조(Creatio ex nihilo)하시는 분이시기에, 인간이 완전한 무(無)가 되지 않는다면 하나님께서 사람을 통해 일하실 수 없기 때문이다. 들의 백합과 공중의 새를 보라!

 

새와 백합을 포함해 자연 만물은 단 한 번도 하나님의 명령에 불순종한 적이 없다. 오직 인간만 하나님께 불순종한다. 그러나 역으로, 새와 백합이 아무리 하나님께 순종한다 해도 하나님의 동역자가 될 수는 없다. 이것이 역설(逆說)이다.

 

성찬대 앞에서 아무것도 아닌 존재로 드러난 인간이, 하나님의 창조의 동역자가 된다는 것, 얼마나 놀라운 신분 상승일까. 태초에 천지를 창조하실 때 홀로 일하셨던 하나님께서, 이제 인간 안에서 새로운 창조를 시작하시며 ‘인간을 동역자로 삼고’ 일하고 계신다. 이것이 바로 진정한 예수의 길을 따르는 제자도이다.

 

그래서 주님은 “성찬을 기념하라”고 명령하셨던 이유이다. 번역자 이창우 목사(카리스)는 침례교 목사로 이 책을 통해 대한민국 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성찬의 의미를 다시 새기게 되는 계기를 만나길 바라면서 번역했다고 한다.

 

지금까지 이창우 목사는 키르케고르의 ‘기독교 강화’(Christian Discourses) 시리즈 중 ‘이방인의 염려’ ‘고난의 기쁨’ ‘기독교의 공격’ 순으로 한국어로 번역 출간했다. 이 책이 마지막 4부이다. 국내 최초로 ‘기독교 강화’ 전체 시리즈를 완역했다. 한국교회에 대단한 기여를 한 것이다. 침례교 목회자들이 읽고 목회에 도움 되길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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