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목회자의 이중직

행복한교회 행복바이러스-93

1997년 IMF 외환위기를 겪고 난 후 20년 이상 우리나라 경제는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취업문제와 주택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했지만 해결하지 못하고 점점 더 어려워지는 상황이다.


 필자는 IMF가 오기 전에 예배당에 화재가 발생해 갑자기 건축을 하게 됐는데 교회가 부흥되리라는 기대감을 가지고 빚을 내서 건축을 하는 중에 IMF가 와서 6개월 만에 완공하고 입당하기로 했던 계획이 틀어져 4년이나 걸리면서 마음고생도 많이 했다.


입당은 했지만 IMF로 실직을 한 사람, 폐업을 한 사람, 타지로 떠난 사람, 장기간의 건축으로 떠난 성도들도 있었고 IMF로 인한 경기침체와 함께 교회부흥도 침체되면서 건축 부채를 갚느라 힘겹게 목회를 했다.


IMF사태 이후로는 교회를 개척해도 자립이 어려워 몇 년을 버티지 못하고 문을 닫는 교회들이 늘어났다.


그래서 목회자들이 경제활동을 해서 가족의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상황에 몰리면서 일을 하게 됐고 목회자의 이중직에 대한 이야기가 대두됐다. 목회자는 강단에서 기도하다가 죽을 각오를 하면 하나님께서 까마귀를 보내 주신다면서 다른 일 하는 것을 소명의식이 결여된 목회자로 여기며 부정적으로 생각하기도 했다.


교회를 개척하다가 굶어죽은 목사는 없었겠지만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을 힘들게 했고 자녀들을 너무 힘들게 했다. 개척교회 목사 자녀로 태어나 고생하며 학자금 대출을 받아서 공부하고 성인이 됐는데도 교회는 여전히 미자립교회이고 자녀들이 월급을 받아 학자금 대출도 갚고 부모님의 생활비도 책임져야 하는 목회자 자녀들이 많이 있다. 10여 년 전에는 목사가 다른 일을 한다는 사실을 말하기도 부끄러웠고 바라보는 시선도 곱지 않았는데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이중직을 허용하는 결의를 하는 교단이 늘어 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를 비롯해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고신총회,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등이 미자립교회 목사에 한해 이중직을 허용하는 법을 제정했다. 코로나19 사태로 미자립교회들이 어려움을 겪게 되면서 이중직 목사가 늘어나고 있는 현실을 제도적으로 수용한 것이다.


목회자가 진출할 수 있는 다양한 직업을 소개하고 세미나를 열어 ‘지역공동체운동’ ‘농촌목회’ ‘정부지원사업과 직업’ ‘협동조합·사회적기업’ ‘플랫폼 목회’ ‘비영리단체 운영’ 등의 세부적인 정보를 공유하는 곳도 생겨나고 있다. 목회자가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는 것이 맞지만 생계비, 자녀교육비, 예배당 임대료 등으로 그럴 수 없는 상황에 처해 있고 노후대책은 생각지도 못하는 목회자들이 너무 많다. 30~40년 전만해도 열심히 기도하고 나가서 전도하고 심방하면 어느 정도 사람들이 모이고 은혜를 받도록 설교하면 자립교회가 됐지만 지금은 모든 상황이 변했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으면서 비대면 예배를 드려야 하고 온라인교회도 등장하는데 사람을 교회로 모으려는 목회에서 사람들이 있는 현장으로 찾아가는 목회로 목회 환경이 바뀌고 있다. 어떤 방법으로든지 복음을 전하는 것이 목회자의 사명이지만 목회자도 먹고 살아야 하고 가족이 있기 때문에 바울 사도처럼 자비량 목회를 생각하지 않을 수가 없는 세상이 됐다.


“형제들아 우리의 수고와 애쓴 것을 너희가 기억하리니 너희 아무에게도 폐를 끼치지 아니하려고 밤낮으로 일하면서 너희에게 하나님의 복음을 전하였노라”(살전2:9)


바울은 밤낮으로 천막을 만드는 일을 하면서 복음을 전했음을 알 수 있다.


“생업이 같으므로 함께 살며 일을 하니 그 생업은 천막을 만드는 것이더라.”(행18:3) 


바울은 고린도에서 아굴라와 브리스길라 부부를 만났는데 그들도 천막 만드는 일을 하는 사람들이라 함께 일하며 복음을 전했다.


“청춘야채가게”를 운영하는 목사는 좋은 품질의 제품을 정직한 가격에 판매하다 보니 ‘착한가게’로 인정을 받으면서 매출도 늘고 목사인줄 알게 된 사람들이 상담을 요청해 오는 경우도 있고 과일과 채소를 나누면서 선한 영향력을 끼치고 생활비도 해결돼 안정적인 목회를 하고 있다고 했다.


대리운전을 하면서 그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상담도 해주고 복음을 전하는 목사, 목수 일을 배워 건축 일을 하며 생계를 해결하는 목사, 학원차량 운전을 하면서 아이들에게 영향을 미치는 목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하면서 목회사역을 겸하는 분들이 있다.


목사의 권위를 내려놓고 사회 속으로 들어가면 할 일이 보이고 사람도 만나고 경제적인 문제도 해결되고 새로운 목회가 열린다. 이제는 목회자가 일하는 것을 부끄럽게 여기지도 말고 부정적으로 보지도 말아야 한다. 

유병곤 목사
새울산교회



총회

더보기
114차 총회, KT·금융결제원과 손잡고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
우리교단 114차 총회(총회장 이욥)는 지난 6월 19일 여의도총회빌딩에서 KT(대표 김영섭), 금융결제원(원장 박종석)과 함께 ‘스마트 목회 환경 구축을 위한 3자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디지털 기술과 신앙이 결합된 새로운 목회·선교 생태계 조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전국 3750개 침례교회와 산하 기관을 대상으로 △스마트헌금 키오스크 △침례교 전용 플랫폼 △스마트 카페 복합공간 등을 도입해 디지털 기반의 목회 환경을 구축하는 것이다. 이는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MZ세대와의 소통, 기부 문화의 신뢰성 제고, 친환경 사회 공헌 확대 등 다방면에서 변화를 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협약에 따라 각 기관은 다음과 같은 역할을 맡는다. 총회는 교회 및 기관의 스마트 인프라 도입을 위한 행정 지원과 참여 기반을 조성하고, KT는 통신 및 디지털 전환(DX) 기술을 바탕으로 플랫폼 개발과 키오스크 설치, 유지보수를 책임진다. 금융결제원은 결제서비스 및 기부 시스템 연동 등 금융 인프라를 제공해, 신도들이 손쉽게 스마트 환경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날 협약식에서 이욥 총회장은 “이번 협약은 복음 전파 방식의 혁신